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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이퀘스트리아로 온 인간핑키 -10-
게시물ID : pony_76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4
조회수 : 9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24 23:25:42
Trixie_Huma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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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키 파이의 이퀘스트리아 여행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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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릭시에게서 찢어질듯한 비명이 튀어나왔다. 처음 그녀가 이곳에 오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았을 때 비명보다 다급함과 당혹감이 묻어있었다. 마법폭주는 그리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다행히 이번에는 마법폭주는 일어나지 않았다. 어쨌건 트릭시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비명이 잦아든 트릭시는 말을 잇지 못하고 실어증에 걸린 뻐끔거렸다. 커진 눈으로 포니들과 거울을 번갈아 보았다. 누군가 상황설명을 해달라고 하는 것처럼.

 “거울이 깨졌어!”

 핑키가 상황설명을 대신했다. 모두가 명백히 아는 사실이었지만 달리 더 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거... 거울이... 포탈이...”

 트릭시는 이제야 더듬더듬 말을 하기 시작했다. 트릭시는 떨리는 발굽으로 난장판이 된 잡동사니 더미로 다가갔다.

 “거기... 반짝이, 너...”

 트릭시가 토파즈를 향해 말했다.

 “넌 대체 뭐가 즐거워서 웃는거야.”

 토파즈는 화들짝 놀라 입가의 웃음을 감추려 했다. 하지만 감추려 해도 저절로 피어나오는 웃음은 멈출 수 없었다. 토파즈는 급기야 발굽으로 입가를 가렸다.

 “아뇨, 전 아무것도.”

 간신히 목소리를 낸 토파즈의 음색은 한없이 밝은 톤이었다. 토파즈는 민망한지 헛기침을 했다.

 “핑키, 말해봐. 설마 여기가 유일한 문은 아니겠지? 아니지?”

 트릭시는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트릭시와는 다르게 핑키는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글세, 나도 잘 모르겠어. 토파즈, 넌 알아?”

 토파즈는 대답대신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는거야, 없다는거야? 잠깐! 말하지마. 내가 맞춰볼게... 음... 모르겠다, 맞지?”

 토파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핑키는 정답을 맞았단 사실에 소리내어 기뻐했다.

 “넌 지금 웃음이 나와?! 우린 지금 갇힌거라고! 산속에 조난당하거나 한 수준이 아니야. 이런 이상한 포니 나라에 영원히 갇히게 된거라고!”

 트릭시는 자신만 심각해 있는 이 상황이 답답했다. 저 번쩍 거리는 포니 나라 주민은 뭐가 그렇게 좋아 웃고있는지, 핑키 파이는 자신과 똑같이 돌아갈 길을 잃었는데 뭐가 좋아 시시덕거리는지, 트릭시는 폭발 직전이었다.

 핑키는 깡총 뛰더니 트릭시에게 다가갔다.

 “걱정마, 트릭시! 여긴 마법의 땅 이퀘스트리아 잖아! 분명 방법이 있을거야!”

 “만약 없으면...?”

 “없으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있다라고 생각해. 네가 믿는 만큼 실현되게 되있잖아.”

 핑키는 윙크를 하며 말했다. 핑키가 하던 말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마지막 말은 트릭시가 마술 공연을 할 때 관객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다. 트릭시는 피식 웃었다. 핑키는 어떤 심각한 상황도 가볍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마술사 경진 대회를 앞두고 떨고있는 그녀를 진정시킨 것도 핑키였다. 핑키에게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라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선셋이 내일까지 못 돌아오면 오랫동안 갇혀있어야 한다 했는데.”

 “우린 여기 갇힌게 아냐! 놀러온 거라고! 트릭시 넌 아직 밖에 안나가봤지? 여긴 정말 신기한 곳이야. 우리가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인데 어쩐지 익숙한 느낌도 들거든. 내가 구경시켜줄게.”

 트릭시는 그제서야 미소를 보였다.

 “좋아. 이제부터 넌 내 가이드야.”

 “알겠어. 손님, 하시고 싶은 것 있으신가요?”

 “트릭시는 모두에게 트릭시의 마법 실력을 뽐내고 싶어. 아까 전처럼 강력한 진짜 마법을!”

 “좋아요! 절 따라오세요!”

 핑키는 폴짝 뛰며 소리 질렀다. 트릭시는 이제 기분은 풀린 듯 했지만 부숴진 거울을 넋 놓고 쳐다봤다. 처참히 박살난 거울을 보자면 그녀 마음도 박살이 나는 듯 했다.

 “근데 돌아갈 방법은 어떻게 찾아야 하지? 이거 본드로 붙이면 붙으려나?”

 “걱정마! 여기 토파즈가 때 마침 여기 살고 있고 엄청 똑똑한 포니거든! 이곳에 대해 아주 잘 알아.”

 “제... 제가요?”

 토파즈가 놀라 물었다. 사실 그도 벼락치기로 관광지에 대해 공부했을 뿐 가드일을 제외하곤 관광객보다 더 이곳에 무지했었다.

 “도와줄거지? 그렇지?”

 핑키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웃었다. 도와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었다. 토파즈는 그녀의 미소를 차마 똑바로 볼 수 없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그의 마음속엔 핑키를 이곳에 두기 위해 묵인하자는 쪽으로 이미 기울어 있었다. 평소엔 달달한 솜사탕같던 핑키의 미소가 씁쓸하게 그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 토파즈는 진심으로 기뻐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어떻게든 찾아볼게요. 죄송해요.”

 “죄송하긴, 뭐가?”

 토파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지금 방법을 찾아야겠다며 방을 나섰다. 핑키도 트릭시를 데리고 방을 나섰다. 트릭시가 지하를 나가고 나서야 이곳이 성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는 눈앞의 광경에 놀라 입이 벌어지려 했지만 호들갑스럽게 놀라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도 트릭시는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

 성을 나서자 트릭시는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해냈다.

 “저기봐! 길에 전부 포니밖에 없어!”

 “그야 당연히 여긴 포니들의 나라니까!”

 트릭시는 자기가 똑같은 포니가 됐다는 사실도 잊은 채 길거리의 포니들을 관찰했다. 방금 전 핑키와 같이 있던 포니를 보아 포니들은 말을 할 줄 아는 듯 했다. 말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아예 이 세계의 주민으로 살고 있는 듯 했다. 지나가는 포니는 사람과 똑같이 가게에 줄을 서고, 사람과 똑같이 먹을걸 돈 주고 사고, 사람과 똑같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수다를 떨었다. 핑키가 말한 익숙한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신기하지, 그치?”

 핑키는 트릭시 눈 앞에 튀어나오더니 소리쳤다. 트릭시는 흠칫 놀라더니 관심없는 척 고개를 돌렸다.

 “뭐, 그냥 말하는 포니들이잖아. 트릭시는 딱히 놀라지 않았어.”

 “말하는 포니여도 우리랑 똑같아. 그러니 지나가는 포니들 함부로 만지면 안돼, 알겠지?”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 설마 넌 그랬어?”

 “응. 그러다 토파즈한테 혼났어. 히히.”

 핑키는 그 때 일이 떠올랐는지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바보같긴.”

 트릭시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둘은 이내 광장으로 향했다. 사실 핑키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케이덴스 공주님의 부탁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이퀘스트리아 게임을 준비해야 하는 업무가 있었다. 그녀가 준비해야 할 것은 왕국에서 조금 떨어진 공원 광장에서 파티 준비였다. 게임이 개최되기 전에 전국 각지에서 선수단이 모여들기 때문에 그들을 환영할 성대한 파티를 열어 달라는 것이었다. 케이덴스는 마력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파티는 바로 오늘 밤까지 준비를 해야 했다. 그녀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핑키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만약 오늘 밤까지 완성하지 못해 선수단을 환영하지 못한다면 이퀘스트리아 게임은 망할것이라고 울먹였다. 핑키는 걱정할 거 없다고 했지만 케이덴스는 여전히 불안해했다. 재료와 필요한 것은 모두 준비가 돼 있으니 어떻게든 완성을 해달라는 것이 케이덴스의 부탁이었다. 

핑키는 비록 어제 이곳에 처음 도착하긴 했지만 능숙하게 길을 찾아갔다. 어제, 오늘 아침 토파즈와 함께 크리스탈 왕국을 돌아다니며 왠만한 곳은 전부 머릿속으로 외우고 있었다. 트릭시는 그저 핑키의 뒤를 쫓아갔다. 

 트릭시가 이곳에 먼저 와서 대체 뭘 했냐고 물어보니 핑키는 신이나며 설명을 시작했다. 감옥에 간 얘기부터 공주를 만나고 식사를 하고 밤에 토파즈와 둘이 나와 와인을 마시고 아침에 산책 겸 관광을 한 얘기까지.

 “그리고 트릭시 네가 여기 와서 날 보면서 울었었지!”

 “그 얘긴 됐어!”

 트릭시는 볼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 토파즈란 포니는 뭐야, 대체? 너랑 나랑 다르게 겉모습도 좀 다르던데.”

 “토파즈? 여기 와서 사귄 친구야. 토파즈는 크리스탈 포니라고 크리스탈 하트의 보호를 받는 포니래. 그 중에 공주님을 지키는 크리스탈 가드야. 멋있지 않아?”

 “믿을 만한 녀석이야?”

 “당연하지! 어제 나랑 같이 하루 종일 있어주면서 놀았는걸.”

 트릭시는 처음 만날 때부터 토파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첫인상으로 그녀의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 아직 존재 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그 토파즈란 놈이 계속 너한테 접근한다는 거잖아. 게다가 미성년자한테 술까지 먹이면서 말이지.”

 “아냐! 토파즈는 좋은 포니야!”

 핑키는 당연한 대답을 했다. 첫인상으로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그녀의 문제였다.

 “우리가 집에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완전 그 녀석한테 달린거잖아. 아까 웃는 거 보니까 네가 여기 있는걸 기뻐하는 눈치던데. 일부러 방법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고!”

 “글세, 토파즈가 왜 그러겠어?”
 
 트릭시는 정말 모르냐는 얼굴로 핑키를 봤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방법을 찾지 못하면 가만 안둘거야.”

 둘은 이내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은 명소가 아닌 탓에 관광객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주민들이 벤치에서 쉬고 있거나 산책을 하고 있었다. 핑키가 모습을 보이자 세 포니들이 다가오며 인사를 건냈다. 케이덴스가 미리 얘기를 해 핑키를 도와주려고 보낸 포니들이었다. 핑키는 서로에게 인사를 한 뒤 커다란 분수를 중심으로 광장을 한 바퀴 돌았다.

 “좋아. 떠올랐어. 최고의 파티를 위한 구상이 전부 끝났어!”

 핑키는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더니 포니들에게 업무를 지시했다. 핑키는 파티에 관한 일이라면 굉장히 까다롭다. 색종이의 색깔에서부터 풍선의 개수, 부푼 정도, 배치, 과자와 음식과 음료의 맛과 종류까지 모두 한꺼번에 자세하게 설명했다. 워낙 빠른 속도로 말한 탓에 포니들은 중간까지 듣다가 이해를 포기한 채 서로를 쳐다봤다.

 “모두 알았죠? 그럼 출발!”

 그렇게 말한 핑키는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광장을 휩쓸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 포니들은 제자리에서 가만히 있었다. 무엇을 할지 몰라 망설이는 포니를 부른 것은 트릭시였다.

 “거기 포니들, 그냥 이리로 와서 구경이나 해.”

 트릭시는 길가에서 산 스무디를 홀짝이며 포니들을 발굽으로 까딱이며 불렀다.

 “파티 준비 하나는 저 녀석이 기가 막히게 잘하거든. 괜히 도와준다고 해도 자기가 알아서 다 해. 그러니까 그냥 구경이나 하자고.”

 트릭시는 문득 자기가 먹고있는 스무디를 음미하는 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음. 이거 꽤 맛있는데? 뭐로 만든거지?”

 트릭시는 컵을 둘러보았지만 건초 그림만 있을 뿐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 다시 음료를 마시려고 할 때 포니들 중 한 마리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거 건초 스무디에요.”

 건초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트릭시의 입에서 파편들이 뿜어져나왔다. 파편들은 고스란히 옆자리의 세 포니들의 얼굴에 골고루 묻어버렸다. 트릭시는 곧바로 컵 통째로 스무디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지금 이 위대하고 강력한 트릭시한테 소나 말이나 먹는 건초를 줬단 말이야? 어이가 없군!”

 트릭시는 역정을 내며 입가에 남아있는 스무디를 뱉어냈다. 포니들은 얼굴에 묻은 스무디를 닦아 내며 핑키의 작업상태를 확인했다. 드넓은 광장에 어느샌가 풍선과 색종이 장식들이 채워져나갔다. 세 포니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눈 앞의 광경을 믿지 못했다.

 “대체 케이덴스 공주님은 이런 포니를 어디서 구해오신거지.”

 포니들 중 한 마리가 소곤거렸다. 트릭시는 어느덧 장식이 완성된 광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핑크색 잔상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느샌가 장식이 달려있었다. 많이 보아온 광경이지만 볼 때마다 익숙해질수가 없었다. 핑키의 솜씨를 처음보는 포니들이 어떤 생각이 들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트릭시는 광장을 돌아다니다 익숙한 조형물을 발견하자 걸음을 멈췄다. 조그마한 야외 무대장이었다. 지루함이 담겨있던 트릭시의 눈에선 무언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그녀가 여기 온 이유를 다시 생각해냈다. 트릭시는 서둘러 핑키를 찾아갔다.

 “핑키! 트릭시가 저 무대에서 이따가 마법 공연을 해도 될까?”

 핑키는 준비에 정신 팔리다 트릭시를 돌아보았다.

 “응?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트릭시 넌 마법을 할 줄 아니까 포니들이 좋아할거야.”

 핑키의 허락이 떨어지자 트릭시는 야외 무대를 보며 잠시 후의 일들을 상상해보았다. 조촐한 야외무대지만 핑키가 꾸민 화려한 조명과 장식들 중심에 자신이 서있고 수많은 포니들이 무대를 둘러쌓아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자신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심장이 뛰고 미소가 절로 나왔다.

 트릭시는 우선 리허설을 할 계획이었다. 광장에 있는 몇몇 포니들을 상대로 무대를 익히고 반응도 체크할 겸이었다. 사실 더 중요한건 아직 그녀가 어떻게 마법을 쓰는지도 잘 몰랐다. 지하 창고에선 얼떨결에 쓰긴 했지만 자기 의지가 아니었다. 공연을 하기 위해선 능숙하게 마법을 쓸 필요가 있었다.

 트릭시는 야외 무대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광장 벤치에 앉은 포니들이 호기심에 트릭시를 돌아보았지만 관심을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트릭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소리쳤다.

 “왔노라! 보았노라! 모두들 와서 이 위대하고 놀라운 마법사를 찬양하거라! 그 이름도 위대한 트릭시!”

 트릭시는 앞발을 높이 올려 자세를 취했다. 원래 이쯤에서 준비된 폭죽이 터지며 연기가 나야 했지만 리허설 이었기에 생략했다. 그녀의 예상대로 지나가던 관광객들이나 벤치에서 쉬고있던 포니들이 관심을 보이며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호객 행위 쯤이야 그녀에겐 기본적인 동전 마술처럼 간단했다. 

 막상 포니들이 모이자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긴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건 익숙했지만 포니들 앞에서 하는건 그녀에게 처음이었다. 바싹 마른 입안을 꿀꺽 침을 삼키며 트릭시는 긴장과 흥분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럼 지금부터 이 트릭시가 놀라운 마법을 선보이겠노라. 바로 이 돌멩이를 아무 장치도 없이 공중에 띄우겠도다!”

 트릭시는 바닥에 놓인 돌멩이를 노려보더니 발굽을 흔들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는 공중에 떠오른다는 상상을 하면서 필사적으로 발굽을 휘저었다. 하지만 돌멩이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트릭시는 서서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은 아직까지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다간 공연을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트릭시를 옥죄였다. 트릭시는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제발 움직이라고. 그녀가 눈을 질끈 감고 힘을 주자 뿔이 희미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트릭시는 덜컹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분명 돌멩이가 움직인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눈을 감아 정신을 집중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머리 끝을 한점으로 의식을 모으니 무언가가 느껴졌다. 집중이 흐뜨러질때도 있었지만 여러번 시도해보니 서서히 익숙해졌다. 트릭시가 눈을 뜨자 자기 눈앞에 떠 있는 돌멩이를 볼 수 있었다.

 “하! 성공했어! 진짜 마법이라고!”

 트릭시는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아무런 장치도 기술도 없이 오직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진짜 마법을 부린 것이다. 그녀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트릭시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공연중이기에 입술을 질끈 물어 참아냈다. 대신 터질듯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드리웠다. 트릭시는 프로답게 관객들을 향해 자신있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웃음소리 뿐이었다. 트릭시는 뭔가 잘못됐다는걸 느꼈다. 위화감이 폭풍처럼 몰려왔다. 환호성이 들려오는 웃음이 아니었다. 트릭시가 잘 아는 종류의 웃음이었다. 조롱이 담긴 비웃음이었다. 그녀의 눈은 관객들에게 마주치지 못하고 불안하게 흔들렸다. 대체 왜일까. 분명 돌멩이는 자기 앞에 떠 있었다. 마법은 발동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틀림없는 성공이었다.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 난 또 뭔가 했네. 저런걸 뭐 대단한 마법이라고. 내 조카도 저런건 하겠다!”

 관객들 중 유니콘 한 마리가 소리치자 또 다시 광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포니는 자기 뿔을 빛내더니 보란 듯이 자기 가방을 트릭시 앞에 띄워 흔들었다.

 트릭시는 어쩔 줄 몰랐다. 관객들의 비웃음은 그녀의 귀에서 맴돌아 머리에서 더 크게 울려퍼졌다. 입가의 미소는 점점 사라져 울상이 되었다. 이 상황을 만회할 진행 멘트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뿔에서 나오는 빛이 점점 바래지더니 돌멩이는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굴러갔다. 트릭시는 무대에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대를 뛰쳐나와 포니들을 뒤로 한 채 뛰기 시작했다. 웃음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최대한 빨리, 포니들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땅바닥을 보며 뛰어나갔다.

 “트릭시?”

 광장을 꾸미고 있던 핑키가 지나가던 트릭시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뛰어갔다. 핑키의 표정이 굳더니 장식을 내려놓고 트릭시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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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설정 오류가 또 생겼습니다! 크리스탈 가드들은 하얀색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보라색이더군요... 왜 이제까지 몰랐지... 토파즈도 다른 크리스탈가드와 마찬가지로 하얀색이 아닌 보라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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