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제법 공부를 잘했던 나는 부자집 친구의 초대를 받고 그 집에 놀러간적이있다. 가게 달린 단칸방에 공동화장실이 있던 동네에 살던 나는 50평이넘는 아파트에 아주머니가 언제든 맛 있는 간식을 주시고 튀는 물방울이 항문을 간질간질 하게 하는 좌변기가 있는 그의 집에 쉽게 매혹될수 밖에 없었다. 그집 사모님 의 이런 저런 질문에 성실히 답했던 나지만 간혹 나오는 억센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에 순간 인상을 찌푸리시던 모습은 지금도 인생의 강한 필름조각으로 남아있다. 그 후 그친구의 초대를 받는 일은 없었고 마음 한켠 그때의 말실수?로 내가 친구를 잃었구나 하는 조그만 상처 를 안은체 또다른 부자집 친구들과 삶과 놀이를 이어 나갔다. 몇년이 지나 아버지께서 꽤 큰 교통사고가 나 병원에 오랬동안 누워 계셨는데 그친구 사모님께서 당시로는 구경하기 힘든 과일바구니를 들고 오셨다. 가신 후엄마는 부자집 사모님이 참 겸손하시고 참하시다며 칭찬을 아끼시지 안으셨다. 이 영화는 달고 쓰다. 오감과 오장육부를 자극한다. 그렇기에 다시 보고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