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교와 사이비의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불교의 중들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정신질환 카페에서 어떤 환자가 빙의(귀신들림)치료를 받고 싶은데 350만원정도가 들어서 고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태산스님이라는 중이 빙의치료를 통해 고칠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치료를 하길래 보통 사람들 한 달 월급이 넘는 돈을 중이 요구하는 걸까.
댓글 중에는 이 중인지 다른 중한테 아는 사람이 빙의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없어서 따졌더니 믿음과 정성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글이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라졌다.
보통 신들렸다고 하는 다중인격을 보이는 병을 의학에서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라고 부르며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도 빙의로 오인된다. 정신분열증이나 양극성장애(조울증) 등의 질병도 망상이나 환각, 환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신내림 혹은 빙의 라고 여길 수 있다.
물론 이런 낡은 개념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전혀 없으며 정신과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하는 두뇌에 생긴 질병일 뿐이다. 이들 질병을 비롯한 정신질환들에 대해 유전적, 신경과학적인 연구들이 급진전 되고 있는 상황에서 빙의라는 개념은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환자의 제대로 된 치료를 방해할 뿐이다.
안타깝게도 포털사이트에서 내림굿, 빙의 등을 검색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광고성 사이트들이 등장한다. 이 중에는 불교의 승려들도 포함되어 있다.
일부 환자들은 이런 치료를 받고 우연히 낫거나, 위약효과와 자기암시 등에 의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질병을 값비싼 돈을 주고 엉뚱한 선택을 하면 환자들에게 손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인터넷상에는 효과를 못 본 사람의 후기는 지우도록 협박을 하고 거짓 치료후기들을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속아넘어가기 쉽다.
무당이야 원래 그런 업종이라고 해도 불교계에서 승인을 받은 중들이 이런 돈벌이를 하게 놔두는 것일까? 이런 건 불법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