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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은 민주화 투사가 아닙니다.
게시물ID : sisa_742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맨큐의경제학
추천 : 3
조회수 : 7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08/24 22:57:57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식도 다 끝난 오늘, 그를 절대 지지하던 사람들도, 그를 절대 반대하던 사람들도, 한결같이 허전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으리라고 짐작합니다. 워낙 비중이 큰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부터는 차분하게 그의 잘한 일들과 잘못한 일들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믿습니다.

일간지에 실린 기사들을 보면, 그는 첫째 민주화의 투사로, 둘째 남북화해의 기수로 역사에 남을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말씀입니다. 투사가 될려면 투쟁의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군사정권하에 “민주화 투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경력은 아무것도 없고, 다만 군사정권·유신체제하에서, “유신헌법은 민주적 헌법은 아니고, 유신체제는 민주적 체제가 아닙니다.”라고 소신을 피력했을 뿐인데 그것이 어디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언도 받을 만한 중죄가 될 수 있습니까. 그러니, 아무 힘도 없는 일개 대학교수가 무슨 힘으로 철통같은 그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생각 끝에 항소를 포기하면서, “15년을 살고 나가겠습니다.”라고 당돌하다 못해 무모한 결심을 표명했던 것인데, 그걸 투쟁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죠. 나는 목숨을 걸고 투쟁한 건 없고 그저 힘이 없어서 당하기만 했는데 그걸 투쟁이라고 부른다면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사실과는 거리가 먼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군사정권 때 기절 초풍할만한 “음모”를 꾸며 본적이 단 한번인들 있었겠습니까. 박정희 대통령의 부하들이 와서 잡아가니 할 수 없이 끌려가서 재판도 받고 징역도 살았습니다. 그런 연유로 하여 유명한 한국인이 된 것 뿐입니다. 

좀 외람된 말씀이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것도 투쟁의 경력 때문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무조건 때리기만 하는 놈이 있어서, 억울하게 매를 맞으면 “불쌍하다”여기며 동정이 가기 마련이고, 맞으면서 죽는 소리라도 지르면 그 울음소리가 국내외에 까지 들리게 되는 겁니다. 군사정권하에서 단 한 번도 협력한 적은 없고 계속 반대 또 반대 또 반대 - 그것을 민주화 투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내 경우에도, 반대의 규모가 작았을 뿐이지, 반대 또 반대 또 반대 - 내가 무슨 민주화 투사가 됩니까. 역사학도의 눈으로 내가 볼 때, 진정한 민주화 투사들은 군사정권하의 학생들이였습니다. 4.19도 그렇고, 6.3사태도 그렇습니다. 박정희 정권을 타도한 것은 김대중도 아니고 김영삼도 아니고, 성이 김 씨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이름은 김재규였습니다. 얼렁뚱땅 넘어가는 일만은 제발 하지 맙시다. 나도 김대중 대통령도 다만 남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자리로 오르게 된 것 뿐이니, “투사”란 말만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과연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화해의 기수라는 존칭을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2000면 6월 13일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가서 김정일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목숨을 걸고 떠난 비장한 북행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박정희가 보낸 이후락, 노태우가 보낸 박철언이, 목숨을 걸고 밀사처럼 “철의장막”을 뚫고 들어가 , 김일성을 만나고, 김정일에게 접근했던 것 아닙니까. 

김정일이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한 것은 약속한 돈 때문이지, 그에게 “화해”의 의사가 전혀 없었는데, 어떻게“화해의 기수”가 있을 수 있습니까. 지난 10년에 “화해”를 위해 돈으로 물자로, 3조 2700억이 북으로 갔고, 김정일에게 뒷돈을 건네준 걸 다 합치면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이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볕”은 김정일의 외투를 벗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속마음의 틈도 내지 못했는데, 아직도 “햇볕정책”을 고무 찬양할 참입니까. “

허”와“실”을 분간할 수라도 있어야 앞으로라도 겨레의 나아갈 길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앞으로는 억지를 쓰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머지않아, “님 가신 강 언덕에 단풍이 물들고” “눈물진 두만강의 밤새”가 울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이양반은 왜 이렇게 인정하는 모습이라곤 찾아볼수 없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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