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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최전방 GOP.. 그곳은 한국전쟁 당시..
게시물ID : panic_77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향기로운바람
추천 : 25
조회수 : 4312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2/01 19:09:42
최후의 격전지였습니다. 영화 고지전을 보면 잘 아시겠죠.
아무튼. 제 군생활 중 그곳 지오피에서 겪은 일화를 얘기해드리죠.

예전 김일병 사건 기억나시나요? 
제가 담당한 섹터는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대원과는 달리 상황병 직책으로 지오피 투입 전에 일주일 정도 먼저 가서 그곳 지형지물을 익히고 근무시스템 등을 배워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뭐 다른 부대 군인은 모두 "아저씨"라 부르기에 당시 이등병이었던 저는 꽤나 편한 생활을 기대했습니다.

사전 투입 첫날 밤. 저는 기존부대 소대장과 함께  우리 소대장과 동반근무를 들어갔을 때입니다.

가운데 통문(DMZ내부로 들어가는 문) 기준. 왼쪽은 경사가 그나마 낮은 A통.

오른쪽은 급경사로 한눈에 봐도 힘들어 보이는 B통. 그 비통 정상에는 사단에서 제일 높은 고가 초소가 있을만큼 경사가 심했는데, 정상을 찍고 내려가면 "사슴골"이라는 늪지대가 있습니다.
그곳은 이등병인 제가봐도 침투하려면 저곳으로 오겠다할 만큼 시야가 제한적인 늪지 혹은 계곡이었습니다.

첫 동반순찰로 정상을 찍고 땀 범벅이었던 저는 사슴골이 뭔지 생각조차 안났습니다. 그렇게 너털걸음으로 내리막을 따라 걷고 있다가

갑작스런 오한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어 뭐지?" 하며 시원하기보단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그 직후 "펑!" 소리와 함께 휴전선을 따라 그곳을 비추는 경계등(가로등)들이 일제히 모두 꺼지는 것이었습니다.

최전방으로 군생활 하신분들은 알겠지만 그곳은 인간의 발길이 전무해서 불 꺼지면 쏟아지는 별빛들에 황홀하거나 숲 속의 동물들 눈빛에 두렵습니다.

우리가 있던 지역 일대가 암전이 되자. 당황한 기존 소대장은 다른 일은 많아도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서둘러 복구했습니다.

무사히 순찰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기존 소대장과 대원들은 왠지 모르게 표정들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낮. 저는 지형도를 그리기 위해 낮에 펜과 종이를 들고 그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밤에는 잘 안보였기에 낮동안 한참을 그리면서 그 사슴골까지 왔던터라 온 몸은 더욱 땀에 쩔었습니다.
그때 그 사슴골에 있는 초소 바로 뒤에 돌로 만든 의자형상이 눈에 보여 저기서 쉬었다 가자고 앉으려던 찰나에!
이전 부대원 아저씨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렸습니다.
"아저씨! 거기 앉는데 아녜요!"
저는 의아해하며 일어났습니다.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전 부대 아저씨에게 뭐냐고. 뭘 말 안하냐고 보챘습니다.
그걸 본 전 소대장은 제게 우리 소대장을 모셔오라고 하곤 자기 방에서 이야길 들려줬습니다.

"오늘 자네가 앉으려고 한 곳은 쉬는 곳이 아니라 제단이네"

 ??? 

"제사 지내는 제단 말씀입니까?"

전 소대장의 이야기인 즉슨, 그 사슴골은 예전에 유명한 격전지였고 많은 사상자들이 즐비한 곳이며 음침한 기운 탓인지 그곳에 괴이란 소문도 많고 헛것을 본 병사도 많았다.

 그리고 사슴골 초소를 피해 바로 양 옆 초소만 운영했지만 병사들이 기피해서 그곳에 무당을 불러 제단을 만들었다.

였습니다.

무당? 제단? 이곳은 민간인 통제구역..
무당과 건설업자가 휴전선에 들어와 공사를 하려면.. 적어도 이 사안은 꽤 높은 곳까지 보고되어 승인받았다는 겁니다.

그런 곳에 앉으려고 했으니..  

암튼.. 보통은 귀신이나 괴담은 그 부대의 명물 쯤으로 여겨 자랑하듯 얘기하는 반면, 그곳은 쉬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사병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론, 예전 그곳에서 죽은 혼이 많아 그곳에 군인 귀신이 많이 보인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고..
또다른건 거기 근무서던 병사 중. 애인의 편지를 사수가 잠든 틈에 읽으려다. 편지가 바람에 날려 철조망에 걸렸고 그걸 잡으려던 모습을 잠에서 깬 사수가 월북으로 착각하여 사살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안 사수도 죄책감에 결국 자살했다 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우스갯소리겠지 하며 무시 했지만
제단.. 그 제단도 처음에 처녀무당이 굿을 할 땐 도저히 못이겨 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다음 할머니 무당도 마찬가지..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무당이 그 제단을 만들어 원혼을 달래는 방편으로 끝이 났다는....
너무 디테일한 이야기에 의심을 안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봤습니다.

사슴골 바로 옆 초소 근무 들어갔을 때.
초소 뒷편 경사가 급한 곳으로 소변을 보는데
바로 옆에서 얼굴은 검은데 눈동자만 하얀..
방탄모는 훈련소에나 쓰는 검은색...
저는 제 부사수가 장난치는 줄 알고..

거니야. 형 꼬추 보니 조아??

라고 농담을 던지니 초소 안에서
"잘 못들었슴다?"
하는 대답이...
그리고 다시 그 자릴 바라보니 낭떨어지 방향으로 그 물체가 스윽.. 점점 옅어지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그 이외에도 우리 부대에 수많은 경험담. 목격담이 속출했습니다..

 
무섭다기보단.. 실화라서 올려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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