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주차 공간에 세워 놓은 제 자전거,
공부하고 나와보면 어김없이 바구니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요.
어떤 날은 커피가 남은 종이컵,
어떤 날은 아이스크림이 남은 쭈쭈바,
휴지, 우산 비닐, 음식물 포장지.
오늘은 담배 꽁초였어요.
처음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는데,
오히려 이제는 짜증과 함께 흥미로움이 생깁니다.
담배를 비벼 끄긴 한걸까 궁금하고요.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들은
자기가 바구니에 쓰레기를 버리면
자전거 주인이 머지않아 그 쓰레기를 보고 기분이 나쁠 것이며
그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모를까?
아니면 자전거가 한 사람의 소유물이라는 것을 잊고
그 정사각형의 아름다움에 빠져
쓰레기통으로 착각한 것일까?
자전거 주차장이 인도로부터 거리가 좀 있고,
자전거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중간에 끼어있는 내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를 버리기가 쉽지 않은데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여기까지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가 뭘까 싶어요.
제가 그렇게 도덕성이 약한 사람이라면, 불편하게 남의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쉽게 길바닥에 휙휙 버리면서 제 양심도 버릴 것 같거든요.
저는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려본 적이 없지만, 이런 상상을 하는 저는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보다 못한 걸까요?
자전거 바구니에도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니! 제가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저만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네이버에 '자전거 바구니 쓰레기'라고 치니 검색결과가 많이 나오네요.
제 바구니는 공부할 때 가방과 노트북 같은 것을 넣고 다니는 용도로 달아 놓은 것이었는데
나올 때마다 쓰레기가 있어서 제가 그것들을 대신 버려줘야 해요.
간혹 쓰레기가 없이 깨끗한 바구니를 보는 날에는, 운 좋은 날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
혹시 저 사람들의 심리를 알고 계신다면 알려주셔요.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