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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야 깨닫게 된 사실..
게시물ID : wedlock_7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보드힐러
추천 : 7
조회수 : 12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4/04 23:56:37
안녕하세요. 키보드 힐러입니다.

참 부단히도 쓰잘데기 없는 글을 쓰고 있네요 ㅋㅋ


 
오늘 운동하고 와서 샤워를 하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저 중학생 때 부터 였을 것 같아요.

일기를 쓰게 된 것이..

그렇다고 누구랑 어디서 뭘 했다 참 재미있었다 하는 하루의 기록은 아니고,
 
 
누가 나한테 어찌어찌하게 해서 매우 기분이 나빴다 따위는 더더욱 아니고 ㅋㅋ

순간 순간 드는 생각들을 기억해 뒀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길게 풀어 나가는 거죠.

달력을 보니 어느덧 4월이더라, 라는 식으로 시작해서 생각을 그대로 적었어요.

이게 저에겐 마치 우주정거장의 우주인이 우주 유영을 하러 나왔을 때,

태양과 지구와 우주정거장의 위치를 먼저 확인한 후에 방향을 잡는 것과 완전히 같은 거였거든요.

내가 지금 인생의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지난 며칠 간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 왔는지..

글을 쓰다 보면 그런 것들이 구체화 되면서 저는 제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었습니다.


군 입대해서도 못 쓰는 글씨로 종이에 뭔가를 많이 끄적였었고,

지금 회사에 입사할 때까지 그렇게 지내왔는데,

지금 와이프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글을 쓸 시간이 없어졌어요.

회사도 저희 팀이 분리되어 별도 사업자 번호를 가진 중소업체가 되었고,

머지않아 동종 업계 다른 회사에 매각 되었죠.. 급여는 바뀌지 않았지만

복리후생이 기존보다 제한되면서 퇴사하는 사람도 늘었고.. 아주 정신없었죠..

그 와중에 결혼 준비도 하고 근무지도 옮기고 해외 출장도 많아지고...


그렇게 글을 쓰지 않게 된 시점과 제 인생이 떠내려가고 있다고 느끼게 된 시점과

일치한 다는 것을, 4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휴......ㅋㅋㅋㅋ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주말에 침대에 드러누워 창 밖 하늘을 바라보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못했고,

남들 다 하는 게임도 저는 제대로 해본 적이 거의 없어요.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온통 그 생각 뿐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와이프에게 '사회인으로서의 1인분'을 제대로 다 하지 못할 때마다

연애하던 시절 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으로 지난 4년간의 길을 돌이켜 보고,

이곳이 어디인지를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메모장에라도 꾸준히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그러면 저는 '앞으로'나아갈 수 있겠죠.

와이프와 4살 된 뚱땡보는 평생 제가 이끌고 가려고 다짐했으니,

이젠 두 명 분의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죄책감도 가지지 않아도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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