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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드는 힙합의 비호감
게시물ID : tvent_77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엑스페리아Z3
추천 : 4
조회수 : 6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5 05:52:59

이 글은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드는 제 생각입니다.


지금 사람들이 힙합을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내에 듀스가 등장하면서 유행했던 힙합문화의 본질은 자유였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가사에 욕설을 쓰는건 생각지도 못했지만 그 당시에 힙합음악을 표방하며 랩을 쏘아댔던 많은 가수들은 욕을 하지 않고도 그 자유로움을 잘 표현했습니다. 예전 연예가중계에선 국내에 언더와 오버의 랩퍼들을 모아놓고 랩배틀을 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랩가사에 욕설을 쓰는게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한 주제로 말이죠. 그 당시 5~6명 정도의 랩퍼들이 모여서 랩을 했었죠. 그때 등장했던 한 랩퍼의 랩구절을 인용하자면 "나는 방금전에도 모르는 사람한테 욕을 먹고 왔다,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욕을 한다, 사람들이 나한테도 욕을 한다, 근데 노래가사에는 욕을 못하게한다..."


힙합음악에 있어서의 욕설과 그 당시의 랩퍼들은 가사의 욕설을 단순히 가사를 자극적으로 작성해서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 아닌 말 그대로 힙합문화의 표방인 자유처럼 자신의 표현범위를 넓히고 두리뭉실한 것이 아닌 직설적인 표현의 방법으로 욕설을 사용해 왔습니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서죠.


과거 YG엔터테인먼트가 킵식스를 시원하게 말아드시고 지누션을 런칭시키면서 지누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들이 하려는건 힙합문화를 한국에 정착시키는것인데 그냥 힙합문화를 정착시키는게 아니라 한국적 힙합, 다시 말해 한국힙합을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시간은 이제 많이 흘렀고 지금의 힙합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 많은 아이콘들이 등장했고, 지금 방송을 통해 들어나는 저 힙합문화가 과연 진짜 힙합문화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첫째로는 주제의식이 없는 자유를 표방한 몰상식의 대명사로 변해버린 힙합 때문입니다. 과거 힙합이 우리나라에 등장했을 때는 그 당시 기성세대들에게 많은 반감을 샀습니다. 왜냐하면 예의와 범절을 가장 중요시 생각했던 당시의 교육에 있어서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게 튀어나왔으니까요. 그러나 그 당시 힙합음악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나 10대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합니다. 사춘기로 인해 정서의 혼란을 겪는 시기, 기성세대의 압박과 시대의 불합리함, 학업을 가장한 억압, 일탈을 범죄시했던 시대적 배경 등을 향해서 시원하게 거침없이 일침을 쏘아댔던 그 랩가사들은 그 당시 젊은이들의 해방구가 되기도 했고 버팀목이 되기도 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에 대한 나침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전 서태지와 아이들이 컴백홈을 발표했을 당시 실제로 가출청소년이 줄어들기도 했고 그 노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온 가출청소년도 적지 않았음)


적어도 이 당시의 힙합은 자유를 대변하는 시원한 일침이었지만 지금의 힙합은 자유를 표방한 자극적인 관심끌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디스전을 보면서 참 씁쓸한게 과연 상대의 치부를 들어내어 조롱하고 욕설을 퍼붓는게 과연 자유라는 이름으로 커버를 쳐서 인정받을만한 힙합의 문화인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과거 많은 힙합뮤지션들이 디스를 했던건 불합리함, 부조리함, 거짓과 잘못에 대한 것이었는데 지금의 힙합이 디스하는건 정말 디스할만한 것들을 디스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듭니다.


두번째로는 갈수록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표현의 범위입니다. 비단 블랙넛과 송민호 뿐이겠습니까? 과거 힙합뮤지션들이 가사에 욕설과 더불어 입에 담지못할 자극적 표현들을 썼을 때는 정말 그런 소리를 들어도 되는, 정말 그런 소리를 하고 싶지만 누구하나 대중에게 나와 시원하게 해주지 못해서 답답해 하는 그런 표현을 하는건 분명 잘못되었지만 내심 우리내 맘속으론 그런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대상을 향해 그런 표현을 해 왔습니다.


힙합문화는 자유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힙합을 하는 사람들은 자유라는 탈을 쓰고 해서는 안될 말을 입에 담고 있습니다. 힙합문화가 지양했던 자유는 그런게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잘못된 표현도 인정하는게 자유인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1베충1베충 하면서 욕을 할 때 우리가 왜 그들을 잘못되었다고 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은 보수도 아니고, 논리적인 사고를 가진 정상인도 아니며, 그저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로 관심을 끌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정신병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힙합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딱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더 시원하게 욕 잘해, 내가 더 자극적인 가사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쏠리게 해, 내가 더 쎄 라고 하는 것 밖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스웩입니다. 저는 처음에 스웩이란 단어가 등장했을 때 딱 드는 느낌은 껄렁거림 이었습니다. 왜 양아치들이 강해보이는 척 하려고 폼잡고 껄렁거리는 그 껄렁거림 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힙합은 양아치문화였기 때문이죠. 제가 양아치음악이라고 하는게 아니라 과거 힙합이 국내에 막 소개되었을 때 기성세대들이 힙합문화를 정의했던 표현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껄렁거리는 사람들이 힙합문화를 많이 즐기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 스웩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과는 달리 스웩은 상당히 좋은 표현이더군요. 그럼에도 지금 그 스웩을 표방하고 지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스웩은 그저 껄렁거림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힙합문화는 그저 양아치문화에서 단 일보도 발전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중고생 시절, 힙합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힙합문화를 정답이라 믿으며 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힙합음악보다는 팝이나 째즈, 걸그룹 음악을 더 좋아하는 아재입니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나이가 어린 친구일수록 더 눈살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 나이때 우리가 느꼈던 힙합을 저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과연 힙합이 왜 저렇게 되었는가? 라고 참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힙합을 즐겨들었을 때의 힙합이 욕먹는 이유는 기성세대의 반감을 샀기 때문이었고 기성세대는 힙합문화로부터 욕을 먹으면서도 그들이 왜 욕을 먹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힙합이 욕먹는 이유는 대중의 반감을 샀기 때문이고 힙합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욕을 먹으면서도 자신들이 왜 욕을 먹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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