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를 사로잡았던 걸작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으로 스타가 된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2004년 작 [사무라이 참프루]는 그 특유의 세계관과 연출력뿐만 아니라 힙합 요소를 군데군데 삽입하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사무라이 참프루]를 이야기할 땐 OST를 맡았던 일본의 대표 힙합 프로듀서 고(故) 누자베스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선사한 감흥과 여운은 상당했다. 특히, 누자베스의 음악은 세계 각지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지금 소개하는 워싱턴 DC 출신의 비트메이커 시니투스 템포도 그 영향을 받은 이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시니투스 템포는 지난 2011년 4월에 발표한 [Born Legends EP]를 통해 [사무라이 참프루]와 누자베스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표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Born Legends] 속편에서 두 대상에 대한 헌정을 이어간다. 건반과 관악으로 연출한 선율을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매우 정갈한 사운드로 마무리하는 시니투스의 비트는 누자베스를 추억하게 하는 한편으로 멜로디컬한 인스트루멘탈 힙합만이 지닌 루핑과 음의 감흥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특히, 'Broken Blade', 'Cutting Edge', 'Travelers' 등은 시니투스의 충만한 멜로디 감각을 엿볼 수 있는 트랙들. 물론, 그가 진짜 재목인지 아닌지는 정식 정규 앨범을 통해서 판가름나겠지만, 어쨌든 본 작에서 그가 보여준 음악을 통한 헌정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