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자네 혹시 그 페트병 쓰던 거 아닌가?” “아, 이 거요? 생수를 사 마시고 정수한 물을 넣은 건데요.” “빈 페트병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 “왜요? 돈도 아끼고 페트병도 재활용해서 좋은데?” “빈 병은 박테리아가 우글거리기 딱 좋은 곳이야.” “왜 그렇죠?” “빈 병은 물기가 남아 있는 데다 밀폐돼 있으니까 그렇지.”
생수나 음료수 페트병은 참 깨끗해 보인다. 그래서 물이나 음료수를 다 마신 뒤 빈 병에 그대로 물을 넣어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그 안에 온갖 세균이 득실거리는 지도 모르고.... 미국의 최대의 방송국인 NBC-TV 취재진이 뉴욕의 한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이던 네 사람이 재사용중인 페트병을 모아 실험실에서 세균검사를 해봤다. 네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사용한 빈 병은 식기세척기에 넣어 세척한 것이었다.
검사결과를 보고 모두들 깜짝 놀랐다. 빈 페트병에 담아 마시는 물은 보통 호수 물과 수질이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식기세척기로 닦아낸 병만 안전한 것으로 판정됐다. 나머지 페트병 3개에서는 위험수준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한 개에서는 500마리의 박테리아가 나왔고, 또 다른 병에서는 무려 4,600마리가 발견됐다-14009. 가게에서 사 마시는 새 물병 한 개에서 검출되는 박테리아는 평균 1마리 미만-. 박테리아가 단 한 마리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또, 공공수영장에서 보통 200마리의 박테리아가 검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사용되는 페트병에는 얼마나 엄청난 양의 박테리아가 들어있는 지 실감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영장 물보다 최고 23배나 많은 박테리아가 들어 있다는 얘기 아닌가!
세균검사를 맡았던 디트로이트의 맥조지 박사는 페트병 속에서 발견된 박테리아 가운데는 대장균도 있었다고 밝혔다. 즉, 그 페트 병으로 물을 마셨던 사람은 대장균도 함께 먹은 셈이다. 페트병을 식기세척제로 씻어낸 사람만이 깨끗한 물을 마셨던 것이다. 맥조지 박사는 만일 빈 페트병을 다시 쓰고자 한다면, 세제를 사용해 깨끗이 씻어낸 뒤 완전히 건조시켜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만 세균이 기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빈 페트병은 한 두 번만 재사용하고 버리는 게 안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