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이트 커뮤니티가 명멸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야후,라이코스... 개중엔 디시처럼 특이(?)한 생존방식으로 번영을 누린 케이스도 있었고 루리웹처럼 차세대 IT 커뮤니티란 대접을 받다 운영진의 개삽질로 폭삭 한번 망한 경우도 있었다(루리웹은 운이 좋게도 다시 살아났지만, 수많은 다른 사이트들은 그러질 못했다)
나는 말하자면 디시가 내가접한 첫 커뮤니티였다. 이미 수많은 사이트의 명멸을 지켜보면서 유일하게 인구수가 많은 디시는 아마 나에게 다음 세대의 정보 공동체 모델을 제시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서였다.
그러나 디시 특유의 막장성과 성향,타 커뮤니티(디시 외뿐만이 아닌, 디시 내 갤러리조차)에 대한 공격성, 치우친 성비는 나로 하여금 이것이 진정 건전한 정보를 생성하는 커뮤니티의 다음 단계인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후에 들렀던 일베란 곳도 나에게 실망을 느끼게 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오유를 만났다. 디시에선 그곳을 선비질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익명이라는 그림자를 이용하지 않고 오히려 그곳에서 더욱 예의를 갖추려는 모습과 성비가 균형화되어 다양한 의견이 발생될 수 있었고 장애,동성애자,혼혈,외국인 등 사회적 소수자를 따듯이 안아주는 똘레란스 나와 다른 의견일지라도 이해하려 하고 보다 나은 결과를 창출하려는 토론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과정으로 오유에 입문한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리라
그런데 최근들어 이곳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사실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특정 외국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 여혐, 꼴마초로 상대의 성을 헐뜯는 모습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면 무조건 일베인 취급 그 외 이와 같은 이유들로 건전한 의미로서의 '지적 스포츠'가 아닌 피튀기고 물어뜯는 문자 그대로의 '콜로세움'.
물론 이와 같은 '미미한' 변화의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일베의 이상하리만치 집요한 오유 물어뜯기라던지 일베의 공격으로 생겨난 제도들의 삐걱거림이라던지 아니면 그냥 일베던지, 오유 그 자체이던지
하지만 내 생각에 지금의 사람들이 이렇게 분노한 이유는 운영팀장은 트리거일뿐, 지금 오유의 변질에 조금씩 무의식적으로 가져온 불만들이 지금에야 터진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예의를 갖춰 있어온 사람들의 분노가 단순히 항의가 아닌 우리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디시스럽게' 노는 형태로 승화되었다는게 그 이유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운영자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내 이 망상이 비약적이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이러한 생각을 한 번만 해보자. 과연 내가 이것 하나 때문에 이곳에 그렇게 실망을 하였을까?
그렇다면 오유는 어떻게 해야할까? 대답은 내가 해줄 순 없다 그동안 오유는 내게 모범적인 커뮤니티의 기준을 보여줬다. 그리고 오유의 가장 큰 장점은 자체정화와 자체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내가 봤을때 오유는 지금 가장 큰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냐에 따라 오유는 한단계 더 나이질 수 있거 그냥 폭삭 주저앉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해도 딱히 답이 안보이는 것 같다고? 그럼 간단하게 그때 가면 '배를 버리자'. 그리고 우리는 조류에 우리 몸이 밀려나가는 걸 느끼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전진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