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서두를 좀 길게 썼습니다. 영화에 대한 후기만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쪽 점선 밑부터 보시면 됩니다.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서 쇼핑도 하고, 시내 구경도 하고, 간만에 pc방에 들러서 게임도 하고 놀다가 오랫만에 나왔으니까 영화나 보자고 했습니다.
40대 초반 남자 둘이서 볼만한 영화가 뭐가 있겠습니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액션이나 활극, 그것도 아니면 코미디죠.
그래서 일단 현재 가까운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지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일단 1순위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었고, 2순위는 [알라딘]이었습니다. 그리고 둘다 시간이 안 맞으면 3순위로 코미디 영화인 [마이펫의 이중생활2]로 놓고 영화관을 돌아다녀봤는데, 시간이 맞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저녁엔 식사와 음주가 계획되어 있었기에 오후 시간밖에 없는데 오후엔 상영관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있다는 [엑시트]를 보기로 했습니다. 딱 맞게 상영관이 20분후에 있더군요.
여기서부터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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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조정석이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무슨 체조 선수 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 뒤에 바로 개그씬들이 연달아서 터져나와서 관객들 웃음이 계속 피식피식 터져나왔구요.
본 시나리오 들어가고 나서 액션이 시작되니 손에 땀을 쥐게 만들게 해서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개그씬이 액션씬 다음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계속 중간에 섞여 나오니까 액션이랑 감동에만 매몰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영화 전체를 100으로 놨을 때 액션이 70 , 감동이 15, 코미디가 15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 한국영화다 보니까 멜로가 나오긴 하는데, 코미디씬이랑 합쳐진 상태로 나와서 멜로씬에 거부반응 있으신 분들도 부담없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튼 아주 만족했습니다. 영화비가 전혀 아깝지 않더군요. 한국산 재난영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엑시트 덕분에 이제는 좀 기대를 해도 되려나 싶을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이랑 보거나 연인이랑 보거나 친구랑 보거나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이 영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