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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y의 자전거 세계여행_몽골13
게시물ID : bicycle2_18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by
추천 : 17
조회수 : 77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3/30 00:02:12

ㅁ 몽골 19일째(7월 12일),  흡스골 호수에 두손을 담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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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이틀 더 쉬었다 가기로 한 우리는 아침부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강형은 계속 자고 나는 게스트하우스 뒤에 있는 동산을 산책했다.
풀 뜯는 소 몇마리 외에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에 와 스스로가 신기하고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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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할미꽃인가?  풀 뜯어 먹은 가축들은 똥을 싸고 그 똥을 영양분으로 풀들은 다시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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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올라가는데도 금방 오르고 동산은 그렇게 높지 않았는데 오를수록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네모나게 네모나게 나무 울타리를 친 집들이 모여서 이쁜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것이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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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가 우리나라 웬만한 시골 초등학교 크기 정도 되는 것 같다.  중간에 파란색 지붕의 건물이 메인 건물이고 우측의 회색지붕 건물은 창고이다.  
조용하고 위치도 좋고 지낼수록 마음에 드는 게스트하우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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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아담하고 이쁜 오두막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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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온 길 좌측으로 흡스골 호수가 있고 우측으로 집들이 모여있다.  동산 아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게르 숙소들이 있었는데
사람도 별로 안보이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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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흡스골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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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건너에도 어떻게 건너간건지 차들이 모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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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조용한 호숫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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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밭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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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하타골이 호수의 맨 아래 구석에 있는 지역이라 산에 가려 호수가 시원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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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호수의 짙은 푸른색은 전혀 아쉽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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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있었다.  고기잡는 밴가?  저 큰 배를 어디서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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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에서 내려와서 아침겸 점심을 먹었는데 밥 해먹지 않고 여기서 파는 피자를 시켜 먹었다.  10,000투그릭(8천원 정도)
기대와는 달리 피자는 보통 한국에서 먹는 피자맛하고 달라서 그냥 짭짤하고 제일 중요한 치즈의 풍미도 너무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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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피자 말고도 여러가지 음식을 팔고 있었는데 관광지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을 주로 상대해서 그런지 약간 비싼편이었다.
왼쪽으로 캠핑, 말타기, 배타는거, 텐트나 침낭 빌려주는거 등 주변 관광상품도 안내가 되어 있었는데 말타기는 1인 $15, 짐 싣는 말 $15, 
가이드 $22였다.  여러명이서 같이 오면 해볼만 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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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비오니까 내 빨래 걷어다 줬던 아이 모희.  모희는 난로에 쓸 장작을 외발수레에 실어 각 방마다 나르고 있었다.  어제 우리방에 
난로를 미리 피워 놓았던 것도 얘가 한 것이었다.

우리는 밥먹고 좀 쉬다가 자전거 타고 이곳에서 25km정도 떨어진 장하이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장하이는 이곳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
호숫가에 있는 마을인데 이곳보다 호수가 더 시원하게 잘 보이고 경치도 좋아 사람들이 말 투어로 신청해서 가는 곳이다.
모희한테 창고 열어 달라고 해서 보관해 놓았던 자전거 꺼내 타고 출발했다.


장하이까지는 비포장길이었는데 짐을 다 두고 빈 자전거로 가는데도 강형이 쎄게 달려가니 쫓아가느라 힘들었다.  
호숫가를 따라 길이 나있으면 좋으련만 길은 산을 빙 둘러가야만 했다.
한참 가다보니 멀리 한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 나는 처음에 어디서 단체로 소풍이라도 왔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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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몽골의 차탕족이라는 순록을 키우는 사람들이 순록을 관광상품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었다.  나무 그늘아래 10마리 정도의 순록이 있었다.
원래는 순록은 더위를 피해 북쪽으로 더 올라가야 하는데 이들은 몇마리의 순록을 데리고 이곳에 머물며 돈을 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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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3,000투그릭(2,500원 정도) 주고 순록들과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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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들은 더위에 지친건지 잘 움직이지 않고 사람들이 만져도 얌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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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쪽에는 갖가지 기념품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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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 보이는 관광지의 목걸이, 팔찌 같은 걸이 대부분이었고 소뿔로 만든 컵, 약간 특이한 빤짝이는 돌 같은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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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는 작은 차탕족 텐트도 있었는데 살림살이가 있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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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순록은 처음 봤는데 온순하고 큰 뿔에 매력이 있는 동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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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넘어가야 해서 빡세게 정상부근에 오르니 거기에도 장사하는 곳이 있었다.  순록도 더 많고 장사하는 사람들, 파는 물건도 더 많았다.
우리는 잠깐 둘러보고 나왔는데 아까보다 더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분위기라 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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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지나가면 풀풀나는 먼지를 두집어 쓰며 길을 내려가니 이쁜 풍경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놀러온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많지는 않았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도 아니여서 너무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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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살아 남았을 이곳의 나무들은 더 질기고 단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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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게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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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야크들이 많이 보였는데 고산지대 많이 사는 동물이라 그런지 호수에 들어가 반신욕을 하며 몸을 식히고 있었다.
호수를 따라 위쪽으로 게르와 집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더 올라 가지는 않고 이 주변에서만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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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스골에 오면서 호수에 풍덩하고 한번 빠져볼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강형이 멀리서 한참 사진찍고 있길래 혼자 들어가 봤다.
호숫가에 옷과 카메라를 두고 반바지만 입고 들어 갔는데 생각보다 물이 너무 차가워 심장마비 걸릴것 같았다.
한 20미터 정도 헤엄쳐 나가서 잠수도 해보고 하다가 추워서 더 못버티고 금방 나왔는데  꼬추가 쪼그라들다 못해 안으로 파고들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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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 오늘의 저녁 메뉴는 무엇인가요?  아, 주는대로 먹으라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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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관광을 마치고 돌아왔는지 서양인 애들은 맥주도 마시고 책도 읽고 기타도 치며 저녁시간을 보냈는데 그 여유와 자연스러움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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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당에서 모희하고 몽골 여자애가 장작패고 있길래 같이 놀았다.  모희는 15살인데 게스트하우스의 궂은 일을 맡아 하고 있었다.
저 장작도 다 모희가 해서 쌓아 놓았다고 한다.  여자애는 여기 놀러온거 같았는데 재미로 하는 건지 도와주려고 하는 건지 열심히 장작을 팼다.  
우리도 돌쇠식 장작패기도 시전하고 손가락 하나 접어서 도끼질 하다 절단난것 처럼 장난하니 재미있어한다.




ㅁ 몽골 20일째(7월 13일),   가슴에 물드는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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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골에서의 휴식 마지막날.  이날은 어디 가지도 않고 그냥 푹 쉬기로 했다.  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앞쪽으로 보이는 백탑이 있는 동산을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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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뒷동산이 워낙 경치가 좋아 그곳에 비하면 덜했지만 이곳도 멋진 풍경을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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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산 뒷쪽으로 적당한 나무들과 초원이 어우려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사진의 왼쪽 위로 하얀 비석들이 있는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밤에 가도 무서울 것 같지 않은 이쁜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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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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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발 소독..  의자에 앉아 쉬고 있으니 힐링이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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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피톤치드를 흘린다.  가끔은 피톤치드를 참을 수 없는 내가 별루다..   피톤치드가 흘러 내리는듯한 나무.  
나무가 있는대로 구멍을 뚫고 테라스를 만들어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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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공기를 한껏 들이키고 있으니 몸의 독소가 빠지는지 소식이 와서 한똥 때리러 갔다.  

화장실은 게스트하우스 메인건물 앞쪽에 따로 있었는데 떵을 싸고 톱밥을 세 스쿱 뿌려달라고 써 있었다.  냄새도 안나고 괜찮았다.
나 어렸을 때도 떠세식 화장실이어서 일을 보고 앞에 가져다 모아 놓은 재를 삽으로 뿌린 후 샥 떠서 뒤로 넘겨서 모아 놓았었다.
나무재 때문에 냄새도 별로 안나고 파리 구더기 없어서 푸세식 화장실 보다 위생적이었고 봄이 되면 밭에 가져다 뿌려 좋은 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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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투박하지만 저런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물건들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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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서양애들은 짐까지 싹 싸가지고 말타고 투어가서 게스트하우스에 손님은 우리 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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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횡한 거실에서 앉아 있다가 책도 뒤적거려 보고 붙어 있는 사진들을 봐도 지루하고 갑갑하게 느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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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강형은 또 자는데 나는 피곤하지도 않고 무얼 할까 하다가 뒷산에 올라가 대금 연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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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한국에서 대나무 대금과 플라스틱 대금 두개를 가지고 왔는데 독학으로 아리랑, 동요 몇곡 하는 정도였다.
누가 들을까 창피하기도 해서 사람도 없고 조용한 뒷산 큰 나무 아래에 앉아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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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잘 안불어 지다 입이 좀 풀리니 소리가 잘 나온다.  소들은 전혀 신경 안쓰고 풀만 열심히 뜯으며 내 앞으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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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네는 이크 에크 이크 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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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연습도 하고 경치도 구경하며 두시간 정도 있다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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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떠나는데 이곳 호수 주변도 둘러보지 못한게 아쉬워서 좀더 돌아다녀 보기로 한 것이다.  바람이 불어서 좀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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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따라 위로 올라 가는데 전날 봤던 큰 배들이 정박하고 있던 곳에서 놀랍게도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었다. 
3시배는 사람들을 잔뜩 싣고 떠나고 5시에 출발하는 배가 있어서 잽싸게 강형에게 가서 배 타러 가자고 했다.  1인당 15,000투그릭(12,000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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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사람들이 북적 북적했다. 기념품 파는 곳, 식당, 가게, 배타는 사람들..  전형적인 유명 관광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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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탈때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막 밀고 완전 북새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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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맘 먹고 제주도 여행 가듯이 여기 온 몽골 사람들도 그런 느낌이었다.  몽골 사람들은 흡스골을 엄마의 바다라고 부르고
평생 한번 꼭 가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이중에는 차라리 바다 같은 초원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이렇게 넓은 호수를 처음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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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잡은 건지 훈제한 물고기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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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구석에 아주머니가 기념품도 열심히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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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배를 타고 나오니 넓은 흡스골 호수가 눈에 가득 들어 왔다.  호숫가에서만 보던 아쉬움은 한꺼번에 사라지고 푸른 기억이 대신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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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은 흡스골 중심을 향해 한시간 정도 나아가다가 배를 돌려 다시 출발한 선착장으로 되돌아 갔다.  흡스골, 이젠 진짜 안녕.. 바이 짜이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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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벽난로 앞에서 이곳을 다녀간 여행자들이 글을 남겨 놓은 게스트북을 읽어 봤다.  한국에서 몽골을 운행하는 비행기가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한국인들의 흔적이 많이 있었다.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장하이까지 말 라이딩 했는데 다음날 허리 아파서 고생했다는 이야기,
고비 투어가서 좋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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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 보니 고비사막 투어 가서 좋았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럭셔리하게 차타고 투어한번 가볼까하고 
참고하기 위해서 괜찮은 내용들을 사진찍어 놓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잠들고 나무 타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거실에서 늦은 시간까지 혼자 게스트북을 뒤적이고 있으니
괜히 센치해져서 나도 몽골 여행하면서 느꼇던 감정들을 정리해서 게스트북에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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