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학기에는 장학금을 놓쳐서 생돈을 전부 내게 생겼는데 아빠한테 너무 죄송해서 말을 못 하겠어요 돈 때메 너무 서럽네요 ㅠㅠ 가계 소득 분위상으로는 아주 못사는 것도 아니라 외부 장학금 받을 일도 없구.. 새엄마하고 척을 지는 바람에 아빠 혼자서 제 학비 다 대주시거든여 새엄마는 일이 잘돼서 차도 사고 이사도 가고 하는데 괜히 나 때문에 울 아빠만 고생하는 거 같아서 눈물 나요 아빠도 공무원이셔서 얼른 제가 안정적인 직장으로 자리 잡길 바라시는 맘에 항상 공무원 얘길 하시는데 정말 비전 없는 얘기지만 이렇게 학교 다니느니 다 때려치고 남들 다 하는 공무원 공부나 하고 싶네요
알아요 저보다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요 근데 너무너무 속상해요 그냥 너무 서러워요 내가 잘 못했기 때문인데 내 잘못이라서 어디다 말도 못 하구 혼자서만 삭혀야 한다는 게 아빠한테 부담되지 않게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잘 다니겠다 결심해놓구선 겨우 네 학기만에 장학금 놓친 제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 같아요 나도 친구들처럼 그냥 별다른 이유 없이 골프도 배우고 싶고 댄스 학원도 다니고 어학원도 다니고 유럽 여행도 가고 싶어요 공부 때문에 진로 때문에 의도적으로 하는 활동이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근데요 친구들이랑 똑같이 용돈 걱정을 얘기하면서도 이렇게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건 나뿐인 거 같아요 난 항상 금전적인 문제가 앞서요 나도 그냥 속 편하게 꿈이니 낭만이니 하는 얘기가 하고 싶은데 항상 뒤돌아서면 이미 돈 계산이 앞선 내가 미워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멋있게 성공한 어느 사람들처럼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데 난 왜 항상 현실적인 문제에 가로막혀서 바로 포기하는지 답답해요 막막한 상황에 힘들어하면서도 막상 직접 부딪혀볼 용기는 나지 않는 제가 무지무지 한심하네요 찌질한 내가 너무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