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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맨 특집이 한국정치 현실을 잘 반영한 거 같네요.(스압)
게시물ID : muhan_772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메테르
추천 : 13
조회수 : 1107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6/10/17 04:41:17
식스맨 특집은 참 말이 많았죠.
황광희의 부진과 더불어(항상 말하지만, 누가 들어와도 힘들었을 겁니다)
여러논란 때문에 최악의 에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재미도 없었죠.
무도의 실험정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선 가치가 있지만,
에피소드는 큰 빅재미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굉장히 한국의 정치현실이 잘 반영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그 때는 여러논란이 많아서 말을 아꼈는데,
이제는 시간이 꽤 지났고, 여러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
모든 건 다 제 주관입니다. 비판하셔도 당연히 받아들이겠습니다.

1. 인터넷 여론 만으로는 판세를 바꿀 수 없다. - 유병재.

초기에 가장 인터넷에서 핫했던 후보는 유병재였습니다. 
최대어인 장동민이 호불호가 갈렸다면, 유병재는 거의 모두가 좋아했죠.
인터넷에서는 말입니다.
유병재의 장점은 사실 재치있는 말솜씨보다는 억울한 표정이죠.
괜시리 억울해보이는 표정에서 극적재미는 더해지고, 의외의 한 방으로 강자를 거꾸러뜨립니다.
예를들면 마리텔의 모르모트pd와도 비슷하겠네요. 
유병재가 빛났던 것도 나이가 많은 조영남을 까거나, 강자인 장동민에게 한 방을 먹일 때였죠.
그래서 들어왔다면, 노홍철의 빈자리를 메꾸는 역할보다는 정준하의 롤을 많이 차지했을 겁니다.
노홍철이 있었으면 더 활약했을텐데, 당시는 노홍철도 나가고 박명수도 힘이 없어서,
유병재의 진가가 많이 들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 당시 유병재의 인기는 최고조였죠.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에서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결국 유병잰느 최종 후보도 되지 못합니다.
후보들이 뽑지 않아서였죠.
무도 후보들이 유병재를 견제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첫째로 그들은 유병재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느꼈을 거고,
유병재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불안했겠죠. 유병재는 아직 pd가 아닌 희극인으로써 예능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을 때였으니까요.

가끔 한국 정치를 오유에서 다룬 글을 보면 현실과의 온도차가 굉장히 많이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번 총선만 해도 이준석이 안철수와 대등할 것이다는 의견,
그리고 필리버스터의 스타 김광진이 노관규를 이길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죠.
결과는 이준석은 안철수에게 압살 당했고, 김광진씨도 후보 대결에서 졌습니다.
인터넷 여론에서는 그 노관규가 이정현은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틀렸죠.
정치인들이 인터넷 여론을 믿지 않는 건 이런 이유일 겁니다.
지금 전화조사가 전화기를 가진 나이드신 어른들만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불완전하듯이,
인터넷 여론도 젊은 세대의 특정집단을 통해 형성되기에 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거죠.

2. 거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 강균성

그 당시 강균성은 굉장히 핫했습니다. 
라디오스타와 마녀사냥에서 보여준 포텐셜은 후덜덜했죠.
일순간 그렇게 웃긴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게다가 돌아이끼를 가지고 있어서, 노홍철의 빈자리를 그냥 메꿀 수 있다고 생각했죠.
단언컨데 만약 시청자 투표 당시에만 뽑았다면 아마도 강균성이 장동민과 경쟁했을 겁니다.
만약 복수투표허용이 가능한 투표였다면 강균성이 이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강균성은 폼이 좋았습니다.
문제는 검증기간이 세 차례에 걸친 검증 시스템에 있었죠.
팬투표에서 뽑힌 그들은 인터뷰를 합니다. 거기서 강균성의 활약은 적당했죠.
그리고 후보들을 모아논 자리에서 강균성은 전혀 빛나지 못했습니다.
최시원이 가장 압도적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멤버와 짝을 이룬 프로그램에서 최악의 활약을 보여줍니다.
당시 활약이 좋지 못했던 건 최시원, 홍진경도 마찬가지였지만,
유느님과 김숙, 송은이 자매를 데리고도 분량을 뽑지 못한 건 타격이 컸죠.
어차피 마지막은 멤버들이 투표하는 것이라서 상관이 없었겠지만,
무도팬들은 많이 실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담으로 광희와 장동민은 나름 선방했습니다. 
장동민은 재밌었지만 호불호가 갈릴 아이템에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남성향 프로그램이었죠.
반면 광희는 소소한 여성향 프로그램에 유병재의 도움이 컸죠.
프로그램에서도 후보들의 장단점이 참 잘 드러나네요. 

어쨌든 여기서 느낀 건,
검증 절차가 길어서 나쁠 건 없다는 겁니다.
강균성은 매력적인 가수고, 재밌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무도에 돌아왔다면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황광희보다 활약이 적었을 겁니다.
그리고 정치인을 뽑을 때,
일순간의 폼을 봐서는 안되는 거 같습니다.
충분히 신중하게 판단해야죠.
제갈공명이 자갈처럼 널려 있는 게 아닙니다. 인재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일은 거의 없죠.
대부분 삼국지의 이름난 책사들은 오랜 기간 검증받으면서 그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신데렐라 같은 정치인을 바라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 위험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한국 정치에서 실언은 치명적이다. - 장동민

이 이야기는 시작에 앞서서 두 가지를 전제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일단 장동민이 팟캐스트에서 피해자에게 한 발언은 잘못입니다.
장동민도 잘못을 인정했고, 그 전에 피해자가 불쾌해 했습니다.
그러면 잘못이 맞겠죠.
그 팟캐스트가 지극히 개인적인, 소수를 위한 팟캐스트라서 상관없다는 쉴드가 있습니다.
그럼 명문대에서 여학우들을 성희롱하는 카톡방도 정당한 건가요?
그 카톡방도 여학우들이 볼 수 없었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소수를 위한 카톡방입니다.
그러나 잘못은 잘못입니다. 마찬가지로 소수가 듣는 팟캐스트라도 해서는 안 될 발언입니다.
물론 굳이 그 내용을 꺼내서, 듣지 않을수도 있었을 피해자에게 알리는 것이 옳냐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죠.
어쨌든 저는 장동민이 잘못한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전제는 우리나라 예능은 정치보다 더 엄정하다는 겁니다.
이윤석이 예전 썰전에서 강용석을 까면서 그랬죠.
정치인이 예능인보다 윗등급인 거 같다.
정치인은 잘못하면 예능을 하면 되지만, 예능인은 잘못해도 정치를 할 수 없다.
하물며 무도는 더 심하죠.

정리하자면, 장동민의 발언은 잘못이긴 했지만 무도를 사퇴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장동민은 그 발언으로 사퇴했어야 했죠.
장동민이 무도에 들어가서 어땠을지는 모르게습니다.
캐릭터가 겹쳤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웃겼을 수도 있죠.
하지만 다른 후보보다는 나았을 겁니다.
대신 무도에서 오래 버티진 못했을 겁니다.
장동민씨 스타일상 항상 논란을 달고 다닙니다.
같이 비난을 하는 이경규, 박명수, 김구라와 비교하자면,
이경규와 박명수는 절대 논란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이미지를 지키죠.
반면 김구라와 장동민은 항상 논란을 달고 살고, 스스로도 즐깁니다.
김구라는 원래가 그런 성격이지만, 최대한 그것을 피하려고 하는 반면에
장동민은 항상 그것을 피하지 않죠.
아마 장동민이 무도에 뽑혔다면, 변했거나 그만 뒀을 겁니다.

어쨌든 한국정치와 대입해보자면,
한국정치는 실언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미국은 트럼프처럼 일부러 실언을 해서 관심을 끄는 정치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실수에 대한 여유도, 이해도, 그리고 용서도 없죠.
가끔은 그럼 점이 문창극이나 김문수 같은 사람을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문창극이 낙마한 이유는 일제강점기를 옹호해서고,
김문수가 대구에서 대패한 이유는 도지사발언 때문입니다.
그 전에 그 사람이 잘못되었다는 걸 주구장창 이야기 했을 떄는 아무도 듣지 않았지만,
실언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바로 그들을 비난했죠.
거꾸로 정동영의 노인들은 투표권을 빼앗아야 한다는 발언을 보자면,
분명 실언이지만 그 이유가 있는 말입니다.
미국에서 했다면 아무 논란이 없었겠죠.
문제는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은 여유와 이해가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거물급 정치인들은 다 벙어리들입니다.
후보가 되면 더욱 입을 닫죠.
이유는 위에서 보듯 속시원히 이야기했을 때, 득보다는 항상 실이 많기 때문입니다.
거물급 정치인들이 조용하다는 건 문제가 많습니다.
미국의 버니 샌더스를 보시면, 경선 내내 떠들었습니다.
그는 결국 대선 후보도 되지 못했지만, 그가 많은 걸 바꾸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의 발언 때문에 힐러리는 많은 공약을 진보쪽으로 선회해야 했습니다.
반면에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안철수는 입을 다물죠.
위에서 말했듯이 실언은 나쁜 놈들을 쳐내는데 도움도 줍니다.
그러나 발언 하나하나를 왜곡해서 듣고, 실언에게 아무런 이해와 용서를 못 준다면,
우리에게 버니 샌더스는 평생 오지 않을 겁니다. 제 2의 안철수만 오겠죠.

4. 준비되지 못한 승자는 항상 괴롭다 - 황광희

개인적으로 저는 황광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합니다.
제국의 아이들 소속인 것도 몰랐고, 처음 본 것도 오유에서 그 현영과 누나들에게 몰카 당해서 우는 거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황광희에게 우호적이 되었는데,
일단은 그가 왜 어려운지 이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롤은 이미 전임자들이 다 가지고 있고, 사람들은 적대적이고,
노홍철같은 뛰어난 전임자와의 비교, 거기에다가 사퇴를 해버린 장동민의 환상과도 비교되죠.
장동민이라면 이랬을 것인데라는 환상과의 비교입니다.
실제 장동민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장동민의 리즈를 상정해 놓고 황광희와 비교하는 겁니다.
당연히 장기부진이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광희 자체로도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논란에 휩싸여야 했죠.
다만 광희를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버텼다는 겁니다.
욕을 먹으면서도 버티고, 조금씩 자기 컨텐츠를 늘렸습니다.
사실 황광희는 매우 정당한 방법으로 당선된 사람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 중 황광희보다 더 정당한 방법으로 당선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매번 여러 논란에 시달려야 했죠.
준비가 되지 않은 승자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광희가 가지고 있던 재능인 아이돌의 능력은 무도에 필요가 없었고,
개그소재였던 성형으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무도는 애초에 비난을 굉장히 조심해서 해요. 그러니 성형을 웃음 소재로 비난할 멤버가 없는 거죠.
재치있게 받아치는 것도 멤버로써 요구되는 능력은 아닙니다.
황광희가 무도에 들어갔을 때, 주어진 능력은 오로지 작은 코너 보조 진행자로써의 능력이었죠.
여러 프로그램에서 그런 롤을 많이 수행했으니까요.
실제로 방어pd와의 조합에서 그 능력을 잘 보여줬구요.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예능인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자신을 만들어갔습니다.
박명수와 잘 어울리지 않고, 잘 쓰지도 않았던 약골 이미지를 제대로 흡수했고,
그럼에도 추격전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에이스긴 한데 도망자에이스로요.
오히려 맨 처음 하하에게 물려받은 바보이미지는 잘 못 살리는 눈치입니다만,
그래도 컨텐츠가 늘어가고 있다는 건 좋은 겁니다.

황광희를 보면서 느끼는 건, 딱 지난 대선이더군요.
일단 문재인의 경우 충분히 뽑힐 수 있었는데, 안철수의 사퇴로 폼이 망가져 버립니다.
이건 사퇴한 장동민을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한 사람이 사퇴를 하게 되면, 남은 자들은 참 괴롭다는 거죠.
문재인씨도 황광희도 그랬으니까요.
또한, 사람들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알 거 같더군요.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황광희처럼 참고 견디면서 실력을 키우지도 않고,
심지어 불법적으로 당선되었다면 당연히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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