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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히키코모리가 하루종일 롤하면서 현실도피하는 썰.ssul
게시물ID : lovestory_65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부멘탈
추천 : 4
조회수 : 20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31 13: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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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새벽에서 해질녘까지 바라보고 싶지 않은 현실에서 도망친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다.
내가 20년 이상 애인이 없는 모태 솔로라는 것. 키는 170센티미터 단신에, 체형은 만성적인 비만 덕에 수직으로 자라지 못한 영양분이 마치 공평하게 제자리를 찾은 듯이 수평하게 퍼져 있고, 얼굴은 울긋불긋한 여드름으로 덮여 있는 데다가, 이목구비는 서로에게서 조화라는 것을 찾을 수 없게 제각각 따로 논다는 것. 그리고 벌써 3년째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떨어진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차를 몰고 할인 마트에 가는 것뿐이라는 것. 그런데도 아무도 연락을 하거나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나같은 사람에게 이런 시련이 닥친다는 것은 분명히 말해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 나는 꿈을 꾸고 있다. 꿈에서 깨어나면 나는 틀림없이 내가 바라고, 마땅히 그래야 하는 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 지만 나는 이 끔찍할 정도로 우울한 꿈에서 깨어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잠자리에 파고들어서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계속 잠을 자 봐도 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원하지 않을 때조차도 지겨울 정도로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이 심장이 멈춘다면, 지긋지긋한 환상에서 벗어나서 원하는 모든 혜택을 누리는 것이 당연한 본래의 나의 자리를 찾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건 전부 거짓말이야."
남자가 키보드를 치는 것을 멈추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어두운 방 안에서 주기적으로 명멸하는 화면이 보였다. 그 방에는 그럴 듯한 집기 같은 것은 없고 있는 것이라곤 오직 PC 한 대만 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방 안의 모습은 누구라도 그 안에 1시간만 있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살고 싶은 욕구가 사라질 것 같을 정도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앗아갈 듯했고, 마치 그 공간의 공기를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회색빛으로 도색돼 있다는 착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살풍경했다. 그것은 그가 일어나서부터 잠들 때까지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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