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센터(이하 지령실)랑 경찰서 상황실이 붙어 있거든요(아닌곳도 있겠지만 대부분 붙어 있음)
근데 사실 112 신고센터...말만 근사하지 보면 딱 3평남짓??컴터 몇대 있고 무전기(휴대용 말고 좀 큰거 있어요..)달랑 3대...
사회있을때 생각했던거랑 참 너무 다르더라구요...ㅎㅎ
어쨌든 거기 직원분 두분 있는데 전화 많이 들어오면 상황실에서 받기도 합니다...
그날도 지령실 전화를 땡겨 받았습니다...
술취한 목소리로 주유소에 태극기가 거꾸로 달려 있는데 경찰이 이런거 가만 두면 되냐고 빨리 와서 처벌하라는 신고가 들어왔죠...
그래서 그걸 어떻게 처벌 하냐면서 그러니까 막 난리 치는거에요...제가 알기론 태극기 회손 한게 아니면 처벌 못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니까 전화도 안끊고 계속 욕하고 난리치길래 무전기를 잡았습니다...
어디어디 주유소에 태극기가 거꾸로 달렸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출동해주세요 라고 하니까 경찰분이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좀 있다 가야 된다고 하시더라구요(진짜 신고 많이 들어왔었습니다...그래서 태극기 거꾸로 달렸다고 연락 하냐는 둥의 말도 할 겨를이 없었던거 같음)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제 할일을 하고 있는데 또 전화가 온거에요...이번엔 다짜고짜 욕부터 나오더라구요...신고가 많아서 좀 기다리라고 하고..그러기를 몇차례...그리고 지령실로 무전이 왔는데...신고한 사람은 술취해서 길바닥에 누워있고 태극기도 정상적으로 달려 있다고 하더라구요... 뭐 그 신고자가 집에까지 태워 달라는 둥의 사소한 애피소드도 있었다면서..
그리고 다음 애피소드는 주말이었습니다...
한참 차막히고 해서 그런 전화가 수도없이 걸려 올 때였죠...
그중 하나였는데..다짜고짜 욕부터 합니다...길이 너무 막히는데 빨리 경찰 보내라면서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경찰분에게 연락 했더니 그 지역이 상습 정체구간이라 이미 근처에 가 있다고 하길래 그 다음에 전화올때 그렇게 말했습니다...
근데 또 욕 하면서...자기 약속시간 늦으면 책임 질꺼냐고 막 그러는 겁니다...
어르고 달래고 죄송합니다 기다려 주세요 이러니까 서장 바꾸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때 서장님도 안계시고 계시더라도 직원분에게 넘겨 드려야 될것 같아서 일단 안계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청와대 연결 하라고 하더라구요...청와대는 여기서 연결이 안되거든요..그렇게 말하니까 대뜸 하는말이..
(그때가 노무현 전 대통령님 때입니다)노무현이 시켰냐면서 막 욕을 하는거에요...내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계속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기다려 주세요 반복하다가 제가 쩔쩔 매니까 직원분이 바꿔 달라고 해서 바꿔 드리고 대충 뭐 끝났습니다...
이런 전화가 엄청납니다...한 상경(상병)쯤 되니까 이젠 욕이나 좀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반말은 기본입니다...욕은 옵션이죠...
그 외에도 황당한 신고들이 많습니다...
경찰서에서는 전화 왔을때 휴대폰을 제외 한 일반전화 위치가 바로바로 뜨거든요...
매일 아침 7시쯤에 전화와서 "안녕하십니까 브이 땡큐"로 시작해서 클린턴이 어쩌구 부시가 어쩌구 하시는 아줌마는 그래도 성의는 있습니다... 그 지역 공중전화를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여기 번쩍 저기 번쩍 하면서 계속 위치가 바뀝니다 그것도 몇분 사이로요...
시험 못쳐서 자살한다고 문자남기고 잠수탄 아들 찾아달란 신고도 있었죠...119에서 위치추적 한 다음 저희쪽으로 넘어와서 수색하러 갔습니다...그땐 저도 출동 했었죠... 몇시간 동안 눈쌓인 탄천 주위를 수색하다가 일단 돌아 올려고 하는데 무전이 오더라구요...아들이 맥도날드 앞인데 아빠 추워요 데리러 와 주세요..이렇게 문자가 왔다더라구요...
저 뿐만 아니라 사람들 상대하는 직업은 어딜 가나 다 까다롭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도 서비스업 종사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이렇게 편하게 생활 할 수 있는거구요...
물론 자기가 돈 내는 만큼의 서비스는 받아야 겠지만...최소한 서비스하는 사람이 회의감을 느끼게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