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자체평점은 9.8/10 주고 싶습니다.
보는 내내 찝찝했고
괴기했고
불편했고
아름답고
처절하고
힘든 영화였어요.
히어로 또는 빌런 영화가 아닌 인간의 영화였습니다.
기생충은 보는 내내 몸을 비틀어대며 토할 거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내 마음의 더럽고 아프고 감추고 싶던 부분을 드러나게 한 영화였는데,
조커는 그냥 조금 마음이 불편한 정도였습니다.
아마 아서의 힘든 상황은 처절하고 아프고 보는 내 마음도 불편하게 했지만
거기에서 뻗어나가는 아서의 행동에는 공감할 수 없어서 그런가봐요.
제 추측이지만 아마 아서는
어머니의 전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인하여 뇌손상이 생겨서 원치 않을 때도 웃는 병이 생겼죠.
인생의 대부분을 그 병이 발목을 잡고 괴롭혔을 겁니다.
게다가 어머니의 '남을 웃겨라/행복하게 해줘라'라는 말에 코메디언이 되기를 희망하고
힘들게 살고
원치도 않았지만 친구가 떠남긴 총을 그냥 받고
본인의 우발적 살인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그로 인한 사회 붕괴와 시위의 시발탄이 되었고
...
여기의 조커는 본인 안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거의 처음부터 조커의 완성까지는 거의 주변에 떠밀려서 된 모습이죠.
어떻게보면 불행하지만 자기 일에 충실하고자 하는 불우한 사람을 사회가 조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
어떻게보면 정신병자가 혼자 죽을 것이지 남을 죽이는 미친 연쇄살인마가 되어 가는 과정이었다고 봐요.
조커 추종자가 왜 있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 영화는 그 부분은 확실히 보여준 거 같아요.
부자와 권력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사회적 약자들이
분노하고 표출할 출구를 찾은 거죠.
조커라는 이름 아래에.
사실 영화를 본 관객들이야 처음 지하철 금융업계 3인이
성희롱하고 못되게 굴고 멀쩡한 승객을 폭행하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신문이나 뉴스로 내용을 접하는 사람들은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엘리트 3인의 사망' 으로만 알고 있었을텐데
부자와 엘리트에 대한 사회적 약자/취약 계층의 분노가 논리와 이성없이 날뛰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본인의 의지가 있었고, 목표가 있었고, 철학이 있었어요.
배트맨을 무너뜨리기 위해 본인 목숨도 걸고 계획을 세우고 움직였어요.
이번 조커는 그런 것 없어서 저에게는 나약한 한 인간이 사회에 떠밀려 잘못된 선택을 하며 타락하며 미쳐가는 내용으로 느껴졌어요.
같이 본 친구는 조커가 '인간'이었고 그 인간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여서 조커 중에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확실히 호불호 갈리는 영화였어요.
저는 영화 자체에는 호 지만,
조커로는 불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