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만우절인가?
이미 내 기억에 음슴으로 음슴체.
그날 저녁 몇몇 친구들과 술을 먹었음.
한놈이 로또를 사옴.
그 친구 로또를 우리에게 한장썩 나눠주면서 연신 입을 내두르는데,
콩 한쪽도 나눠먹자며 이게 당첨 되면 석봉어머니가 자른 가래떡마냥 똑같이 나누자는둥,
이게 당첨 되면 석봉어머니가 자른 가래떡마냥 똑같이 나누자는둥, 약속안지키면 피를 토해서든,똥을 싸서든 자기이름을 쓰기로 한 후,
술 몇잔 걸쳤음.
술먹다가 한 녀석이 더 조인했는데,
우리가 로또나눠가진걸 알고는 자기몫은 어디다가 묻어놨냐며,
어차피 이번 회차이니 본인이 인터넷에서 찾아 불러 주겠다며,
번호를 하나씩 하나씩 부르기 시작함.
은근 쫄깃하게 번호를 부르는 친구녀석을 칭찬하며
우리는 번호 하나하나가 귀에 박힐때마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음.
반복된 탄성과 아쉬운 하염이 교차하다가,
6명의 친구중 1명만 빼고 모두 ...완전꽝.
한명이 신기하게도 4개맟춰서
그 친구가 바로 쏜다!를 외치며 기분좋게 술값냄.
6만원이었나.
그러나......
우리는 그때까지 몇시간 후에 벌어질
엄청난 어색함을 생각지도 못했다는.
우리는 아직도 그날의 사건을 거론하는것을 금기시하고 있고,
그것은 만우절 희대의 사기극으로
친구 한명의 마음을 크리스털로 만들어버린 사건이 일어남.
로또를 사온 A
인터넷으로 로또번호 검색하던 B
술값낸 C
이들은 모두 짜고 설계하나 해온것임.
만우절을 위해. 단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인 웃음,
그 이유만으로....그러나
유쥬얼 서스펙트 발동.....
6명의 친구중 당첨된 아니 당첨될 사람은 하나가 아니었음.
6개가 다 맞는 로또종이를 가진 친구가 있었던것임.....
그런데 그 친구....
그 1등 로또종이를 받았던 그친구.
..
..
"에이씨!" 하면서
로또종이를 구겨
바지포켓에 집어넣어버린것.
..
그랬던 것.
...
2차로 간 치킨집에서 솔직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행동으로 옮겼던
그 친구에게 설계에 참여한 사람들은 싹싹 빌고,
나도 엉겁결에 빌고.
무안함과 미안함 그리고
너무 심한 장난을 설계한 친구들의 증오들이 얽힌지 1시간,
어색함을 깨고 그가 일어나 걸어나감.
우리는 그를 잡을 수없었고,
투명유리처럼 맑디맑은 속내를 비춰버린
그는 초연한 표정으로
2차를 계산하고
홀연히 떠나버림.
그친구의 마지막 신음..
"이제,난 친구 같은건 없어"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만우절에 너무 심한 장난은 당신의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