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알면 무서운 이야기]
지하철 투신 사고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지하철 투신 사고를 목격했다.
나랑 초등학교 4학년 올라가는 딸이랑 둘이서
집에서 두 정거장 정도 떨어진 쇼핑몰에서 쇼핑하다가 돌아오던 길이었다.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쇼핑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플랫폼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 사람은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저 사람 어딘가 좀 무섭다 그치? 하고 딸이랑 이야기 나누고 있었는데, 그때 이 역은 그냥 지나가는 급행이 왔다.
그러자 그 남자가 붕 뜨는 듯 싶더니 그 지하철의 선두에서부터 빨려 들어갔다.
"쾅!" 소리와 함께 문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소리가 플랫폼에 울려퍼졌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지하철에 치였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급작스러운 일이라 이해하는데에 시간이 걸렸다.
이런 장면을 보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딸 눈을 가렸다.
만약 지하철 진행 방향에 서있었더라면 딸도 뚜렷하게 보았을 것이다.
딸은 "무슨 일 있어?"라고 말했지만
"보지 마"라며 그대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가, 개찰구 근처 벤치에 앉혔다.
역 안은 구경꾼과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붐볐다.
여차저차하고 있노라니, 남자를 들 것에 실어 옮기고 있었다.
머리에는 흰 천이 씌워져 있었고 다리는 제각각 뒤틀려 있었다.
"아... 역시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고가 나고 시간이 흘러 조금 방심한 것도 있고 사람이 죽은 걸 처음으로 본 터라
그 때는 딸의 눈을 미처 가리지 못 하였다.
그리고 그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서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었고,
그간 기다리던 사람들로 너무 붐벼서 다음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그 지하철 안에서 딸에게 "되게 무서웠어, 그치?"라고 했더니
"사람은 죽으면 얼굴이.. 그렇게 되는구나"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이 집까지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께름칙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