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기.......우리는 한 울타리에 무려 4개의 부대가 있었다. 해체된 사단 자리를 연대가 차지했기 때문에 상당히 넓었다.
4개의 부대가 있음에도 2개 부대는 사단 직할 부대로 독립적이었고 연대본부 및 기동중대 그리고 우리 1대대는 연대의 소속이었다.
그런데 이 넓은 울타리에서 5대기 전담은 오로지 대대가 맡아서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후방 부대의 인원이 얼마나 되겠는가.......
화기와 본부를 제외한 1~3중대가 1주씩 돌아가면서 5대기를 전담했다. 상당히 싸이클 자주 돌아왔다는 것이 짜증났다. 5대기가 울리면
다들 알다시피 5분안에 적과의 접촉유지 견제고착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사이렌이 울리자 마자 신속히 준비를 해서 차량에 탑승해야한다.
5대기를 워낙 많이해서 여기에 한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은데 일단 하나를 소개하자면 옆 중대의 삐리한 선임이 있었다. 그 사람은 이병때 상당한 역할을
하여 대대의 전설로 남은 분이다. 오죽하면 그 분이 별명이 '0스타'였을까? 먼저 장구류를 차고 총을 휴대해서 내려가야하는데 그때 그분의 상태를
보니 방탄을 거꾸로 썼다한다.(비표 있는 쪽이 앞으로 오게) 그러고는 그걸 모르고 한참 해맸다고 한다.
그 중대의 선임이 똑바로 쓰라고 가르쳐주고 빨리 오라고 하고 먼저 내려갔다. 그리고 얼마후 느릿느릿 나타난 그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방탄은 정상이었지만 전투화가 아닌 활동화를 신고 왔더란다........
결국 그날 5대기는똥망.........아마 5대기 담당 간부가 엄청 욕먹었다는 후문과 함께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