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간데다가 집회가 처음이라;;뭣도 모르고 빨리 가야지 하고 가는데 제가 있는 곳이 선두쪽이더군요ㄷㄷㄷ 그래서 가는 족족 경찰들과 마주섰는데 총 네 번 마주쳤어요 청계광장에서 나와서 대로변 걸어갈 때 한 번, 광화문광장 들어가기 전 사거리 길목에서 한 번, 광장 들어가서 한 번 마지막으로 광화문 광장 완전히 들어서서 한 번이요
첫번째 차벽을 만나기 전에 스피커가 달린 차에서 앞쪽에 차벽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빨리 가셔서 차벽을 막아주십시오해서 갔더니 진짜 차벽이 있더라구요 당황해서 아니 진짜 있네;;하고 있는데 다행히 인도쪽은 뚫려있어서 인도를 통해서 차벽 앞쪽에서 줄지어 있는 경찰들 뒤에 섰어요 사방에서 박근혜 퇴진하라 경찰 너희들은 고립됐다가 외쳐지고 한 10분 안되서 첫번째 차벽은 뚫렸어요
두번째 차벽은 인도도 막혀 있어서 뒤쪽으로 우회해서 옆길로 빠지다가 상황보려고 나와있는데 옆길로 빠지는 인원들은 점점 줄고 차벽에 대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가 뚫렸어요 이땐 선두에 있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세번째엔 광장 들어서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는데 오래 걸릴 거 같아서 옆에 인도로 빠졌어요 인도에서 행진하는 쪽으로 가려는데 그 길목을 차벽이 완전 막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찾다보니까 차와 차 사이에 진짜 사람 하나 간신히 지나갈만큼 틈이 있는데 차 한 대는 시동이 틀어져 있고 매연 뿜뿜;; 갑자기 뒤로 움직일 까봐 무서웠네요ㄷㄷ
숨참고 지나오고 광장 들어서서 걷고 있는데 경찰버스들이 곳곳에 서있었어요 버스들 사이에서 경찰들이 막고 있어서 어쩌지 뒤쪽으로 가야하나하는데 제 앞쪽 분들이 경찰들이 막아선 걸 뚫으시는 거에요 그래서 막 밀고 당기고 난리가 났는데 공교롭게도 그 사이에 껴서ㅠㅠㅠ 아 진짜 무섭더라구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걸 처음봐서;;;; 발 밟히고 부딪치고 하다가 그 사이로 뛰쳐나왔어요 나가면서도 지나갈게요ㅜㅜㅜㅜ잠깐만요ㅜㅜㅜㅜ 계속 말했는데 눈물날 거 같고ㄷㄷㄷㄷ
그담엔 겁이 나서 마지막 차벽 근처에 있다가 종로경찰서장이 인도로 가라길래 소방서 쪽으로 나왔는데 인도에 경찰들이 겁나 많이 있는 거에요 채증하고 헬멧 쓰고 인도 막고 그러면서 인도로 올라가라고 하는데 인도를 막고 어떻게 인도로 가라는 건지;;
종로경찰서장이 한 말도 기억에 남네요 더이상 진행하시면 캡사이신을 뿌려버리겠습니다!하는데 미쳤나 협박하네 가관이구나 했어요 토씨 하나 안틀리고 뿌려버리겠습니다!하는데 참나..
이후엔 경찰벽 뚫으려던 분들 몇 분 연행되서 가고 계속 서서 대치했어요 연행되어 가는 사람들 뒤쪽으로 카메라 몇 대가 따라붙더군요 사람들 정말 많았어요 다 지켜보고 연호하고 와...시위라는 건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근혜 퇴진에 공감해서 참여한 시위였지만 첫번째 참여한 시위인만큼 신기한 점도 많았고 새로운 일도 많이 겪었네요 11월 12일 시위에도 참여하려구요
참여하고싶지만 무언가 겁이 나시는 분들 겁 많은 저도 잘 참여했고 집에 잘 들어가는 길이에요!! 한번쯤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같아요 저에게 오늘의 광화문 광장은 시민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소였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