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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먼저 온 손님
게시물ID : panic_77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5
조회수 : 332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2/14 18:13:15
출처 - http://occugaku.com/

먼저 온 손님

M는 신주쿠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살고 있다.
며칠 간 이어진 야근에, 휴일 출근까지 한 참이라
야근이 끝난 기념으로 막차를 타기로 하고 동료와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M이 타는 역 앞은 원래 택시가 잘은 안 다니지만
밤늦은 시각이 되면 택시 행렬이 생기는 곳이다.
평소에 타는 버스는 막차 시각이 빠른데다, 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해서 계속 택시를 타곤 했다.
오늘도 택시를 탈 요령으로 갔더니 웬일로 택시 행렬이 없었다.
중년 여성 한 명만이 서 있었다.

'아.. 오늘 토요일이었지'

택시 승강장에 줄을 서러 가는데
계단을 뛰어내리는 소리가 나더니 영업사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M을 가로질러 중년 여성 뒤에 줄을 섰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살짝 화도 났지만
앞에 선 게 두 사람 뿐이니까 택시도 금방 탈 수 있겠지 싶었다.
M은 남자 뒤에 섰다.
곧 택시 한 대가 와서는 중년 여성을 태우고 갔다.

'이제 두 대만 더 오면 되겠다'

아까 그 택시가 가고 나서 15분 정도 기다리고 있었더니
뒤에서 역 계단의 셔터가 큰 소리를 내며 내려갔다.
뒤돌아보니 지하철 역무원이 점검하며 사무소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내가 기다리는 동안 역 불이 다 꺼지면 어쩌지?
 역무원까지 돌아가버리면 어쩌지?'

휴대전화로 집에 연락을 한 M이 그런 걱정을 하고 있으려니 택시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택시에는 영업 사원이 탔다.
역 앞에서 멀어지는 택시를 보며 M은 문득 생각했다.

'아까 택시가 가고 다시 올 때까지 20분이나 걸렸네.. 평소보다 너무 오래 걸리는데'

평소에는 택시가 좀 더 빨리 왔던 것 같은데 이상하다.
첫 택시가 검은 색이었고, 이번 택시도 검은 색이었다.
평소에는 흰 택시가 주로 오지 않았던가?
휴일이라서 택시가 한 대만 여기서 달리고 있나?

20분 정도 기다렸더니 택시가 왔다. 또 검은 색 택시였다.
역시 한 대가 혼자 도는 건가..
M은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말했다.
"○○ 마을까지 가요"

"××중기로 가주세요"
M의 집 부근까지 왔기 때문에 랜드마크로 사용되는
어느 브랜드 건설 기계 설치장을 운전수에게 말했다.
M의 집은 건설 기계 설치장 옆의 작은 용수로만 건너면 있는 시골 길에 있어서
차가 진입할 수 없었다.

"일 많이 힘드시죠? 야근인가요?"
운전수 아저씨가 말을 걸었지만 M은 피곤하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예, 뭐 그렇죠"라고 대충 대답했다.

건설 기계 설치장에 다 와 가길래 지갑을 꺼내 택시비를 챙기고 있는데 운전수 아저씨가 말했다.
"손님 혹시 ××중기에서 일하시는 분인가요?"

참견쟁이이신가.. 무슨 소리를 하려고 하시는 거지?

"아니오"

하고 말하자, 택시는 건설 기계 설치장을 지나쳐 갔다.
깜짝 놀란 M은

"앗, 여기예요, 다 왔어요..."

"아저씨, 여기 내려주세요!"
짜증이 난 M이 말하자, 운전수는 달리면서
"손님, 화요일에도 택시탔었죠?"라고 했다.

그런 소릴 하는 동안 쭉 지나쳐갔다.
분명 이번 주 내내 택시를 탔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M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2~3분 정도 지났나, 국도를 계속 달리다 보니 편의점 불빛이 보였고 택시가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택시를 멈추더니 뒤를 돌아보며 운전수 아저씨가 말했다.

"손님, 죄송합니다. 암만 그래도 그게 좀..."

운전수는 명함을 내밀며 회사 전화번호는 여기 있으니
불만이 있으면 자기 이름을 말하고 전화하라고 하였다.

그 택시는 화요일에 M을 태운 택시였다.
처음에는 아저씨도 몰랐지만 ××중기라는 소릴 듣고 알았다고 한다.

"실은 손님보다 앞서서 남자 분을 태웠는데요"

M을 가로질러갔던 영업 사원이다.

"그 남자 분이 ××중기 앞에서 내렸거든요"

택시 안에서 남자는 휴대 전화로 통화를 했다고 한다.
'곧 도착해' '몇 분 뒤야'라는 식으로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아까 운전수 아저씨가 야근하냐는 둥 ××중기에서 일하냐는 둥 했던 게 기억났지만
왜 여기까지 지나쳐서 와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M이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손님은 ××중기에 다니는 것 같지도 않고,
화요일에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괜찮겠지 싶긴 했는데요.."

××중기 사무소는 불도 안 켜져 있었으니 그 남자도 거기 사원이 아닐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길 건너편에 봉고차량이 한 대 서 있는 게 보였다고 한다.

"네 명 정도 타고 있는 것 같던데..
 불빛이 보이니까 숨더라고요. 이상하잖아요.
 게다가 운전석에 있던 게 아까 전에 그 남자더라고요.
 무슨 일 생기면 저도 무서우니까.."

M은 아까 통화 내용이 생각나 소름이 돋았다.

'응 엄마. 나 지금 역이야. ××중기까지 택시 타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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