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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랄까. 암튼 어제의 일을 돌이켜 보며..
게시물ID : sisa_7747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명닭박쥐혜이
추천 : 2
조회수 : 7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30 14:53:00
어제 청계광장부터 광화문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집회에 참여했던 수많은 이중의 1명입니다.
어제 일을 한번 돌이켜보니 뭔가 뿌듯합니다. 
감기에 걸려 목이 쉰거와 손목과 종아리에 알베긴것, 발등에 멍든것 빼고는요.
처음 5시즈음에 을지로4가에 도로주차를 한후 청계광장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이런 시위는 처음인지라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더군요
도착해보니 그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집회준비와 이미 퇴진을 요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나름 일찍 왔다고 으쓱하려 했는데..
청계광장 가운데쪽으로 사람들 모이더군요
일단 그쪽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점점 사람들이 모이곤 정확히 6시가 되니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더군요
전 그나마 앞쪽에 있는지라 진행자들을 볼수 있었지만...
제 뒤에 앉아있는 이들과 양옆으로 쫙 서있는 시민들은 볼수 있었을런지 모르겠네요
진행은 연설과 공연.
학생들의 시국선언과 자체적으로 준비한 짧은 연극, 그리고 노래..
그리고 가장 뇌리에 박혔던 이재명시장의 연설, 두분의 세월호 학부모님들, 그리고 민주노총, 철도연합
"박근혜는 하야하라"
라고 서로 박자도 틀리고 말하는 단어도 틀렸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과 한가지를 요구하며
소리쳐대니 속이 쉬원하더군요.  2만명은 왔다죠? 
한 3시간쯤 앉아 있으려니 허리도 아프고 슬슬 손도 시렵더군요. 슬슬 신호도 오고..
빨리 어디를 좀 갔으면 하는 마음에 "청화대로 빨리가자" 라고 외치기도...
목도 타고, 오줌은 마렵고, 날씨는 왜그리추운지.
중간에 일어나서 나가면 올일이 걱정이고 나갈수 있을런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8시 즈음. 
완전한 밤이 왔을때 진행자가 이제 가자는 멘트가 얼마나 방가웠던지..
근데 직진하는줄 알았더니 후진해서 우회하라고 하더군요.
사실 저 서울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길을 몰라요. 이날 광화문 거리를 걸어본적도 처음입니다.
전 일단 사람들을 헤치며 커피숍을 찾았습니다.
가는과정이 엄청 힘들더군요. 무슨 사람들이 이리 많이 왔는지.
빨리 가야했습니다. 우선적으로 바지에 쌀것같았거든요.
한가지 웃긴얘기 하나 있어요 커피숍에 들어가서 "화장실 한잔이요!"라고 말함.
가는도중 진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차벽얘기도 나오더군요.
가는도중 또한가지 감동받은건
이재명 시장이 그 시위대에 참가했었던 겁니다.
연설하고 끝낸것이 아니라 광화문까지 시민들과 같이 행진했던거죠

와 멋있다. 

셀카를 찍으려고 해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실패했어요
그리고 그 등치좋은 보디가드가 너무 무섭....
그렇게 계속 천천히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나아갔습니다.
시위자와 구경자 구분이 애메한 행진. 드디어 시작이라는 생각에 설레기 시작합니다.
앞사람 가는 길 따라 계속 가니 어느덧 광화문 광장.
전 우선 세종대왕님과 이순신장군님께 죄송하다고 기도한후 비장한 각오를 했습니다.
겁내지 말자라고 계속 되세겼습니다.
그래도 겁은 나더군요.
전 처음부터 맨 앞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려 다짐했던 차라 서둘러 나아갔습니다.
우선 저는 무조건 앞으로 사람들을 헤집고 나아갔습니다.
점점 격해지는 몸부림이 느껴지더군요. 
찰칵거리는 카메라 후레시가 거슬렸지만 떳떳하게 마스크도 안끼고 고개도 숙이지 않았습니다.
계속 사람들사이를 이리저리 삐집고 전진했죠
그러다 경찰과 맞닥뜨렸을때 그 느낌은 상당히 묘하더군요
투명아크릴 헬멧을 쓴 경찰이 방패로 저를 막고 "밀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경찰을 보니

"너나 나나 이게 뭔짓이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찰 뒷쪽은 경찰 몇이 지시하고 있고 몇 경찰들은 캠코더로 촬영하고
중간 중간 기자들의 찰칵되는 하얀 빛들
그와중에 뒤에선 계속 밀고, 앞에 막아선 경찰들.
위험한 순간이 몇번 있었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면 어린 여학생이 중간에 그러니까 제 등과 그 뒷사람에 끼여서 어디가 눌렸나보더군요
갑자기 그 여학생의 괴성이 들리곤 뭔가 심각하단 느낌에
고개를 돌려서 보니 울고 있있더군요
일단 길을 터줘서 내 보내야겠단 생각에 잠시 경찰압박을 그만두고.
"이 애좀 밖으로 보내고 합시다"라고 소리쳤습니다.
어디가 아픈건지, 아님 어떤부위에 터치가 수치스러웠는지는 모를 우는소리가 너무 안쓰러웠거든요
그여자를 나갈수 있게 도와줬답니다.
주위 사람들이 길이 틀수 있게 서로 거리를 넓히는 도중
경찰도 우리와 같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기다려 주더군요. 예전에 봤던 전쟁영화가 갑지가 생각남..........
그러다 몇번의 아찔한 상황도 연출되었습니다.
시위자고 경찰이고 서로 밀고 있지만 서로 밀지 말라고 하는...
그리고 그런 경찰들에게 고함과 욕설을 하는 시위자들도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듣고 묵묵히 참고 버티는 걔들도 참 불쌍하더군요
물론 시위자쪽에서도 경찰들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그와중에 우리쪽에서 어찌된건지 모를 경찰방패가 넘어왔다가 다시 넘겨줍니다.
시위자중 잃어버린 신발도 찾아주기도 하고. 
그 긴박한 상황에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중계하려 노력합니다.
한 1시간쯤 그렇게 경찰 바로앞에서 밀고 막고 또 밀고, 밀리고...
경찰벽이 그리 강력한지 몰랐습니다. 한번쯤은 뚫어보려 안간힘을 써봤지만 너무 두텁더군요
너무 안뚫리니까 답답해서 어느 경찰의 방패를 주먹으로 때려버렸습니다.
그 뒤에 좀 높은 위치의 경찰로 보이는 사람이 폭력쓰지 말라더군요.
내 손만 아프고 꾸사리나 들었습니다.
괜히 미안해지더군요. 이럴땐그냥 못들은척......
힘들더군요.
그 추운 날씨에도 온몸이 땀으로 젖고..
우리쪽이 먼저 지쳤나 보더군요.
뒤에서 밀어주는 지원도 점점 느슨해지고.
그때 누군가 옆으로 삐집고 들어오더니 저한테 한소리 해줍니다.
"좀 쉬었다 오세요 이자리 맡아줄께요"
헐..
맡아준다는 말은 쉬었다가 다시 오란말인데..
그래도 너무 고마웠어서 그학생.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아님 최전방에 있는 내가 못믿어웠는지는 몰라도
편의점으로 달려가 생수 한병 원샷하고 담배하나 피웠습니다.
그때가 10쯤 됬나..
그때서야 경찰들이 확성기로 하는소리 몇마디가 들리더군요
나라를 생각하는 시민들은 마음을 알지만... 라고 한것 같습니다.
그말을 들으니 다시 빡치기 시작합니다.
족까고 있네 시발롬들
다시 시위대쪽으로 사람들 삐집고 들어갑니다.
아까 내자리 맡아준 학생을 다시 보니 방가 방가..
그러다 저는 부상을 당합니다.
시위대중 깃발을 담당했던 누군가가 힘이 빠쪘던지 
깃발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밀려 넘어지려 합니다.
그렇게 휘청하는 순간 깃발로 자기 몸을 지탱하려고 바닥에 찍으려 했나봅니다.
순십간의 일이라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죠.
근데 그 바닥에 제 발이 있었나 봅니다.
아프더군요. 
그때 그는 뭔가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물컹하는 느낌이 들었던지 주위를 둘러보곤 저와 눈이 마주칩니다.
알았던거죠 자기가 찍었다는것을
순간 저는 깃발을 잡고있는 그의 손을 높이 올려줍니다.
미안해 할까봐 안아픈척 "깃발 놓지지 마세요" 라고 소리친후 시위대해서 잠시 빠집니다.
그친구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데 못들었습니다. 분명 그 눈빛은 "헉 좆됐다"였는데
그렇게 또 잠시 저는 쉽니다.

그러다 점점 사람들이 사라지고...
우리는 점점 밀렸습니다. 한두번 발악을 더 해봤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광화문을 바라보자면 오른쪽 도로가 먼저 뺐기고.
왼쪽도 차차 밀렸습니다.
순십간에 도로에 차가 다니고 인도까지 밀려난 시위참가자들..
한쪽도로라도 점거해서 시위를 계속 할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시위자들도 많은수가 빠졌고
그래도 약 500명은 되보이더군요 
11시즈음..
도로를 결국 완전히 뺏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더군요
인도에서 시위를 계속합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계속 외칩니다.
경찰은 더이상 물리적 행사는 안하더군요
저희도 더이상 도로쪽으로 행진 하지 않고요
확성기에서 불법시위니 집에 가라고 합니다.
근데 집에 갈수가 없더군요.
가면 배신한것 같은..
그런 상황이 새벽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그때까지 계속 우리를 감시하는 경찰들. 
늬들도 참 춥겠다.라는 생각이 잠깐 듭니다.
이쯤 되서 사람들은 사람들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그래봐야 따뜻하다고도 할수 없는 미직지근한 캔커피지만
그시간 저는 어제 하루중 가장 행복했었던것 같습니다.
몇몇 장면들이 생각납니다.
하얀 한복을 입으신 그 어르신
행사전부터 머리에 해바라기 꽃을 박근혜 탄핵이 써진 부채를 흔드는 그녀
장난감닭 목에 줄을 묶어 바닥에 끌고 다니는 아저씨
오마이티비
팩트티비
그리고 이르모를 몇 정치인들.
광화문 한복판에서 불러본 애국가.
고려대, 서울대, 전남대 그외 각지에서 몰려온 대학생들.
시간이 지나 소강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한명씩 발언을 합니다. 
학생, 농민, 주부, 직장인...
정말 다양합니다. 
저는 나가봐야 더듬을께 뻔하니 못나가고..

폰을 보니 새벽2시가 넘습니다. 
세종 센터인가? 그 앞에서 앉아 잠시 쉽니다.
그제서야 제가 얼마나 피곤한지 알겠더군요
계산해보니 벌써 10시간째 시위를 하니 몸이 녹초가 된듯..
남은 인원은 한 200명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 지더군요.
최소한 국민이 대통령한테 하야하라는... 이런 시위는 없어야 했을진데, 왜 일어날까..
라는 생각에 슬퍼집니다.

이제는 시위자들보다 경찰들이 배의 배는 많습니다.
배도 고프고, 신발을 벗어 아까 찍힌 발을 보니 시퍼렇습니다.
그렇게 저는 몇몇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귀가를 합니다.
을지로까지 걸어가는 도중이 왜그리 힘들던지..
시위땐 몰랐는데 제가 다리를 절고 있더군요
점점 조용해지는 시위자들의 소리가 더운 미안합니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지 차를 돌려 광화문대로를 경유해서 시위자들은 슬쩍 보고 지나갑니다.
경찰들에게 가려 안보였지만 아쉬운데로 그들을 뒤로 귀가를 했습니다.
집에가는 도중 이해되지 않는 이 먹먹함을 술로 달래보려
편의점에서 소주와 닭다리를 사서 오늘일 되세겨보려 했지만.
결국 소주 4잔째를 못먹고 잠이 들었네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 몸이 아프네요

어제일을 잊지 않으려 써봤습니다.
뉴스검색을 해보니 시위자중 1명이 구속됬다 풀려났다 합니다.
다행이 제가 간 뒤로 큰일은 없었나 보군요

써보니 긴글이군.
전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발에 금이 간듯 합니다. 오늘 문연 병원이 없으니 응급실을 가야되나..
오늘도 시위는 계속 되겠죠
전 다음주 토요일도 또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11월 12일역시 참석할겁니다.

시위중 찍은 몇장사진 인증을 끝으로...

몸조리좀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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