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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작은 돌다리
게시물ID : panic_77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9
조회수 : 253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2/15 16:13:02
출처 - http://occugaku.com/

작은 돌다리

쿄토 히가시산에 있는 영업소로 이동하게 된 것은 봄 무렵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때였습니다.
작은 영업소였지만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묵묵히 참고 일을 할 수 었었던 것은 오로지 동료들의 인품 덕분이었습니다.

그 날도 잔업이 좀체 끝나질 않았는데, 그러다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보다 세 살 정도 위의 K씨가 아파트까지 바래다 주게 되었습니다.
K씨는 성실하고 과묵하긴 했지만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타입이었고,
저도 좀 느긋한 성격이라서 둘이서 별 생각 없이 조용히 밤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벚꽃이 피는 계절이라 길에는 복숭아색의 꽃잎으로 가득 찬 데다가
저희 둘의 눈 앞에 뽀얀 꽃잎이 팔랑팔랑 떨어졌습니다.
늦은 시간이다보니 떠들썩하게 꽃구경하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아서
조용하고 아름다운 그 풍경에 저는 푹 빠져있었습니다.

도중에 작은 돌다리를 건널 때
왠지 이상한 기척이랄까 형언하기 힘든 느낌이 등 뒤에서 느껴져서
괜시리 돌아보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커다란 여자 얼굴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봄의 희미한 구름이 달에 비춰지고 있고 벚꽃색으로 뒤덮힌 산맥이 거대한 여자의 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무표정을 한 그것은  작년에 돌아간 우리 엄마의 얼굴이었습니다.
"엄마..."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더니 조금 앞서 가던 K씨가 깜짝 놀랐는지 어깨를 떨었습니다.
"봤구나?"
"네"
"...여기서 뒤돌아보면 마음 속에 생각하는 여자 얼굴이 보인다고 하더라"
"선배님도 돌아보신 적 있어요?"
"응, 딱 한 번"
저는 K씨의 부인이 자살했단 것이 생각났습니다.
K씨의 부인은 노이로제로 집에서 목을 메달아 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K씨였다고 합니다..

문득 보니 다리 끝자락에는 "추억의 얼굴 다리"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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