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게 하는 신사

아는 사람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 집 옆에는 작은 산이 있고, 그 산 속에는 작은 신사가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숲에 파묻힐 것처럼 고즈넉한 곳에 있는 신사인데도

방문객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일전에 고향에 갔을 때도 생각이 나길래 그냥 가 보았다고 합니다.

경내에 한 발 딛으며 흠찟 했습니다.

경내의 나무란 나무에는 모두 신발이 못 박혀 있었던 겁니다.

정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구두, 샌들 같은 것이.

눈 앞에 펼쳐진 너무나 이상한 광경에 도망치듯 돌아왔다고 합니다.

후에 그런 것에 빠삭한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그 신사는 속칭 발길을 멈추게 하는 신사인데, 그 바닥에서는 꽤나 유명한 신사라고 합니다.

거기서 신발을 이용해 저주를 걸면

그 신발 주인은 여행이나 이사처럼 어딘가를 갈 수가 없다는-- 말 그대로 발길을 멈추게 한답니다.

그가 본 것 중에는 어린이 신발도 꽤 많았다고 한다.

대체 무슨 사정으로 그런 걸까하고 생각하는 동안 우울해졌습니다.

그는 마지막에 중얼거렸습니다.

"지금도 그런 걸 믿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이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