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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의 폐지 줍는 할머니와 차 이야기를 보고..
게시물ID : freeboard_755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은아빠♠
추천 : 0
조회수 : 2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03 18:52:20
베오베에서 본 폐지줍는 할머니로 인해 차가 손상되고, 그냥 돌려보냈다는 글을 보고
20 중반의 어릴적 일이 생각이 나네요.

일 자체는 진짜 별일이 아니었는데..

추석 명절을 지내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가족들과 잘 지내고 다시 공부를 하는 학교(자취방)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당시엔... 참 과분하게도 저에겐 차가 한대 있었는데(똥 차긴 하지만...) 차를 몰고, 그냥 저냥 아무생각없이 골목을 지나려다,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 한 분과 좁은 골목길에서 대면을 하게 됬어요.

철이 없던 건지, 제가 천성이 나쁜놈인지... 저도 모르게 클락션을 빵~울리면서 빨리 비키라는 제스쳐를 취했죠.
근데, 뭐... 보통 이런 길에서 차와 다른 이동수단이나, 사람이 마주치고 이런 상황이 오면 급히 치운다거나, 비키신다거나 할텐데..
반대로 느릿느릿 신경도 안쓰시고 리어커를 살짝 돌리시더군요.

기다려봤자 화만날꺼 같고 해서 내가 밀어서 치워드리자 싶어 차에서 내려서 보니

이분... 신발 조차 신고 계시지 않았고, 그런 발은 최근에 신을 신지 않은 발이 아닌, 두껍게 굳은살이 박혀있고,
발등은 마치 검은 스타킹을 신으신거 마냥 까맣더군요.

순간 울컥했죠. 내가 좀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불쌍하시기도 하고..
마침 트렁크에있던.. 노가다 아르바이트 할때 신던 안전화가 생각나서 그걸 찾아서 드렸는데...
거참.... 그 작은 덩치에 발은 이미 부을때로 부으신건지, 원래 크신지... 265의 신발이 들어가지도 않더군요.

연신 안받으신다 하시길래 겨우 쥐어 드리고, 리어커 밀어두고, 차를 잠시 빼고 지나가서 그분을 보니..
한참 신발 쳐다보시다가, 조심히 리어카의 한구석에 신발을 넣으시더라구요.

그렇게 그분이 가는걸 보고 한참을 운전해 오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저 분도 그래도 한때는 나처럼 젊은 시절이 있으셨을 꺼고, 어느 정도 돈도 모으셨을 텐데...
그리고 가족도 있었을 텐데... 왜 저렇게 됐을까.
부도? 도박? 피치 못할 사고? 뭐 사정이 있었을텐데

과연 저렇게 사시는건 개인이 잘 하지 못해, 노후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 이니, 불쌍하게 여기지 말아야 하는걸까?
아님. 저렇게 까지 살도록 내버려둔 가족의 탓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저런분들이 저렇게 가진것 없이 저렇게 사시도록 내버려둔 사회의 탓일까...

그냥 철없는 나이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때나 저때나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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