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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개에게 삥뜯기는 호구.txt
게시물ID : animal_83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0
조회수 : 4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04 02:55:23
  "제기랄! 저 보는 것 만으로도 암울하게 생긴 멍멍이가!"

  오늘도 저 놈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항상 그래왔다. 저 멍청한 멍멍이는 내가 무언가 달콤한 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때면 항상 양 바깥으로 기울어진 저 좋지 못한 눈썹 -물론 개한테 눈썹이 있을 리 없으니 필시 저것은 주인의 가족이나 길을 가던 장난꾸러기가 인위적으로 그린 것이리라.- 을 들이밀며 내게 무언의 압박을 한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물론 오늘만큼은 안 당한다. 이번에도 질 수는 없다. 내가 아무리 호구라고는 하지만 저런 멍멍이한테 당할 정도로 상호구는 아니니 말이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마 멍청아! 오늘은 못 줘!"

  나는 내 커피맛 막대 아이스크림을 내 등 뒤로 숨기며 녀석을 윽박질렀다. 하지만 놈은 이전부터 그래왔듯 그 억울하게 생긴 눈썹을 들이밀며 울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그저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참 영악한 녀석이다. 그게 통하는 것임을 알기에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리라.

  "너한테 이걸 주면 난 뭘 먹고 사니!"
  "끄응."

  맙소사! 놈이 지금 내게 치명타를 날렸다! 나는 재빨리 정신을 붙잡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 등 뒤에 숨겼던 아이스크림이 어느새 옆구리까지 빠져나왔음을 깨달았다.
  나는 다시 아이스크림을 등 뒤로 숨기고서 녀석에게 소리쳤다.

  "귀엽지도 않은 주제에 그런 귀여운 울음소리 내지 말란 말이야 이 멍청아!"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이 멍청한 개를 바라본 그 순간부터 난 졌다는 사실을. 이 멍청한 개의 가여운 눈썹은 한번 보인 그 순간에 이미 약탈에 성공했다는 이미 정해진 미래를 나는 알고 있었다.
  결국 나는 다음번에도 지키지 못할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음 번에는 안 줄거야. 절대로."

  녀석은 바닥에 내려놓은 아이스크림을 깨물고 핥으며 마음껏 즐겼다. 그리곤 마치 고맙다는 듯이 외마디 울음소리를 냈다.

  "왕!"

  그 울음소리에 괜사리 화가 나서 녀석에게 외쳤다.

  "고맙다는 듯이 짖지 마! 네가 뺏어간거잖아!"

  나는 다시 아이스크림을 사기위해 방금 전 내가 아이스크림을 샀던 마트로 발을 돌렸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맨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

대학 앞의 카센터에서 기르는 진돗개가 귀여워서 달달한 간식거리를 빼앗기는 호구의 일상을 각색한 글입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개의 이마에다가 양 바깥으로 기울어진 슬퍼보이고 가엾어보이는 눈썹을 그려놨더군요.

그런 주제에 초롱초롱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면 아이스크림을 주지 않을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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