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아들입니다.

 2013년 7월 21일, 1년 중에서 당신이 태어난 가장 소중한 날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당신의 생일을 잊고있다가 얼마 전에 청소 중, 달력을 보고 알았습니다.

 매년 "아... 이번에는 정말 꼭 깜빡 잊어버리지도 말고 기억해두었다가 멋진 선물을 해드려야지." 불과 몇 개월 전 새해를 맞이해서 다짐하였지만, 어떻게 보면 한평생 같이 사는 가족이 1년중 가장 중요한날임에도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어버리듯 저는 그 날밤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당신도 '신은 모든 곳에 갈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다.'라는 말이 있지만, '어머니'라는 존재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였을텐데 단순히 '어머니'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것을 가볍게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생한 우리 아들 저녁반찬은 무엇을 해줘야하나' '일은 잘 하고 있을까?'하면서 자식에 사회생활에 흐뭇해하셔야함에도 못난자식이 보답을 못해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가지 당신에게 편지를 쓰면서 단 한번도 '못난 아들'이라는 단어를 빼먹은적이 없습니다. 언제쯤이면 매년 마음을 담아 전해지는 이 편지에 '못난 아들'이라는 단어가 빠질지 몰라, 한 없이 죄송스러울따름입니다.

 단지, 내가 태어난날을 잊지만 말고 기억해주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도 충분했을텐데, 많은걸 바라는게 아니었을텐데, 단지 '익숙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볍게 생각했었습니다.

 단순히 '생일이니까' '생일은 축하받아야되니까'라고 밖에 생각하지 못했던 못난 아들이 오늘 밤, 방금전에 선선한바람이 불고있는 아파트 정자에 앉아 쉬고 있는 당신앞에 케이크를 두고 이 편지를 읽어드리던 아들이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어버린다.'라는말을 24년만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신도 세상에 모든 위대한 어머님들처럼 세상에 갓 태어난 갓난 아이를 힘겹게 안아들며 눈물로 기뻐하셨을텐데…

 

2013년 7월 21일, 세상에서 가장 못난 아들 올림

 

 

 

 

오늘, 저희 어머님 생신입니다.
다 자란 남자새끼가 몇년만에 깨닫고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하다, 많은 오유분들께 저희 어머님 생신을 축복받고 싶어서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두달 전 5.18민주화운동기념일당시 제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을 기억하는 친구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일인거 알면서도 그냥 술한잔하는것과,

'생일축하한다.'라는 말 한마디는 엄청난 차이이며

'생일축하한다.'라는 말 한마디보다,

마음이 담긴 '작은 케이크'하나라도 전해주는것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것을,

그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두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실제 위의 글을 편지로 앞에서 읽어드렸지만

내일 어머님께 이 글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해서 '당신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축하받고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축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잘것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ㅡ눈팅2년에 오유2년차, 불효한 어느 젊은 청년이 드림ㅡ

 

 

(게시판구분을 어떻게해야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거슬렸다면 죄송합니다.

익명으로 하고 싶었지만, 당당하고 싶어서 닉네임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