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린 전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아줌마 같은 사람이 "스즈키 씨인가요?"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타나카이다.
"아닙니다"했더니 "그럼 누구세요?"라길래 어이도 없고 좀 짜증이 나서
"제가 그걸 왜 말합니까. 예의가 없으시네요"라고 했더니 전화가 끊어졌다.
재수 없었다.
그런데 며칠 후 또 모르는 번호로 (아마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번호)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또 똑같은 목소리의 아줌마가 "스즈키 씨인가요?"라길래
"아닙니다"하고 끊은 후 그 번호는 수신 거부 번호로 등록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이번에는 다른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요즘 들어 이상한 전화가 많네 생각하며 일단 아무 말 없이 받았더니 또 그 아줌마다.
"스즈키 씨? 스즈키 씨죠?"라고 이상하게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짜증이 나서 아무 말 없이 끊었다.
그랬더니 이번엔 바로 또 전화가 걸려 왔다.
놀라기도 했지만 화가 많이 나서 한 마디하려고 받았다.
"스즈키 씨? 스즈키 씨죠?"
이상하게도 즐거운 듯한 목소리였다.
"제대로 좀 확인하고 거세요. 아니라니까요. 몇 번이나 이게 뭐하시는 겁니까"하고 화를 냈더니
그 아줌마가 남자처럼 낮은 목소리로
"그래, 넌 타나카니까 말이야"라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