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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온다.
게시물ID : gomin_1053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쓸만한게없소
추천 : 2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04 08:12:15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봄은 항상 온단다."

그 때의 나는 봄이 뭔지 몰랐다.

"따뜻한 햇살에 모든 생물이 깨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란다."

이어지는 말에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충분하기에...
나는 대답했다.

"지금이 딱 좋아."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

"봄은 올까?"

그 때의 나는 상당히 지쳐있었다.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섭고 귀찮았다.

"글쎄.."

상대는 크게 실망하는 것 같았지만 신경쓰지않았다.



크게 외친다.

"봄은 언제 오는거야?"

그 때의 나는 점점 몸이 얼고있었다.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이질 못했다.
보고싶어도 보질 못했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어렴풋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언젠가는..."




내가 누군가에게 묻는다.

"네가 봄이야?"

그 때의 나는 차가운 몸을 추스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상대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멋적게 웃으며 답했다.

"잘 모르겠어. 아닌 것 같아."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 모습이 너무 어색하고 사랑스러워 크게 웃었다.
내 몸과 주변의 공기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었다.
상대가 이어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웃는 네가 더 봄같아."





내가 말했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어."

그 때의 나는 불안했다.
그가 날 속인 것 같았다.
아직 얼어붙은 마음도 두려웠다.
얼음이 언젠가 내 심장을 찌를 것 같았다.
뿌리쳐도 그는 몇 번이고 내 손을 붙잡고 어루만졌다.
그가 말했다.

"상관없어. 괜찮아."

한없이 바보같은 말에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계속 밀어낼 때마다 날 더 단단하게 고쳐잡았다.
한동안 실랑이를 하다 결국 둘 다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놓지않고 날 어루만지는 손이 보였다.
그도 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주잡은 손을 당겨 그를 품에 안았다.

"미안해."

얼어붙은 심장이 녹아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우리는 한참동안을 껴안고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눈물로 젖은 땅에선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가 말했다.

"봄이다."

내가 말했다.

"봄이네."

서로를 바라보면서 아이처럼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땅에서는 새싹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차가웠던 바람도 멈췄다.
어두웠던 주변은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본 그가 나에게 물었다.

"봄을 잊어버렸었어?"

내가 대답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다신 영영 안올줄알았어."

마주잡은 손이 봄보다도 따뜻했다.



당신은 말한다.

"봄은 오지않을꺼야."

땅과 함께 얼어붙어가면서.
움직이지 않는 몸을 덜덜 떨어가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주변을 두려워하면서.
곧 끝일거라는 무서움을 애써 외면하면서.
그런 당신에게 한 번의 겨울을 난 내가 말한다.
곧 죽을 것 같아도.
슬픔에 나 자신이 녹아내릴 것 같아도.
어둠에 삼켜질 것 같아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계속 이어질 것 같은 겨울을 버텨 끝끝내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


행복은 반드시 봄처럼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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