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장은 아니고 옆 팀장이 일베蟲인게 환장할 노릇이네요. 내 팀장도 아니고 옆 팀장이면 그냥 무시하고 살면 그만인데 일이 돌아가는게 무시하고 살 수 없을 거 같네요.
우리 파트는 이사급 파트장과 3개 팀이 있습니다. 일본, 중국, 미국 관련 3개 팀이 있고 각 팀이 각 국가의 메인 바이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지요. 저는 중국 관련 2팀 소속입니다.
문제는 우리 팀장이 갑자기 병가로 2달 정도 자리를 비웠습니다. 우리 팀장님.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일처리는 좀 그렇고, 뭐 좀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일을 못하는 건 아닌데... 하필 팀장님이 자리를 비우셨을 때, 거래처에서 클래임이 터졌네요.
해외 클래임은 생각보다 처리 기간도 길고, 자칫하면 돈도 날리고 바이어도 날리는 그런 꼴이 되는지라 이 일을 상무님이 3팀인 팀장에게 별도로 지시를 한 거 같습니다.
갑자기 3팀 팀장님이 2팀을 전부 소집하더니 팀원 둘을 즉각 문제가 생긴 바이어에게 출장을 보내고 저와 여직원 두명에게는 국내 상황 정리를 시키더군요. 뭐. 상무님이 그러라고 했으니 일단 그렇게는 했습니다만 큰 기대는 안했죠.
근데 문제는, 아니 문제가 아니겠지요. 그 팀장. 3일 밤 새고 PT 만들더니만 4일차에 중국 출장 가서 현지에 먼저 보낸 직원들과 합류해서 문제를 그쪽 원인으로 밝혀내고... 딱 일주일만에 상황 정리하더군요.
정말 그런 사람 첨 봤습니다.
상무님은 중국 바이어측으로부터 정중한 사과 레터와 더불어 내년 (2014년) 발주량 증가까지 구두로 통보받으셨죠. (상무님이 역사적으로 1~2차를 모두 쏘신 것도 기적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 일을 수습하신 팀장님이 내년에 3팀에서 2팀으로 이동하실 거 같다는 겁니다. 일을 같이 하다보니 그 분 스타일을 좀 알게 되었는데... 정말 다른 건 저도 저렇게 해야 할 거 같다는 느낌, 뭐랄까요. 정말 완벽에 가까우신 분인데...
일 하다가 짬이 나서 흡연실에서 커피 한잔 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딱 봐도 여당 지지인건 알겠는데 갑자기 광주 이야기에 그분 MBA 하실 때 (그때가 노무현 대통령님 때였답니다) 한국 경제가 추락한 원인, 무엇보다도 MB 없었으면 아마 지금 자기는 다시 미국 들어갔을거라고 이야기 하는 데에는 정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노력한 만큼 평가하기 때문에 이번에 여직원 둘은 분명한 패널티를 줄 거라는 둥 (뭐. 이번 비상 사태때에도 한 여직원은 정말 정시퇴근 하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직원은... 30분 더 하더군요. 이건 뭐 반박을 못하겠더라고요)...
딴건 몰라도 정치적 성향 (저 그래도 봉하마을 다녀온 사람입니다. 캬)이 다른데... 자신이 없네요. 솔직히 그 자리에서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정말 팀장 말발은 죽이더이다...
결국... 내년에 그 팀장님과 같이 일 할 확률이 90% 이상인데... 다음 월요일에는 어느 정도 윤곽 잡힐 거 같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 팀장님은 또 어떻게 되시는건지...
고민되네요. 솔직히 페이는 꽤 센 편이라 (이것저것 따지면 연봉이 실수령 기준으로 6천 정도 됩니다) 관두기는 싫은데, 그 팀장과 같이 일하면 배울 것도 많을 거 같기는 한데...
그 분 아래에서 논쟁 한번 벌이면 솔직히 이길 자신도 없고.(솔직히 정치적인 이슈는) 스트레스 받을 거 같네요. 우리 팀장님은 과거 운동 좀 하신 분이라... 말이 잘 통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