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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펌)여자가 보는 페미니즘과 군대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77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vhis
추천 : 16
조회수 : 100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7/06/06 19: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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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421030497988578&id=560898400668463





사실 나는 페미니즘에 열성적이지 않고, 군대도 갔다 오지 않았기 때문에 건방져 보일수 있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바를 위해,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이 여성의 인권을 이야기할때 흔히들 남성글이 군대에 대해 따지고 든다며 군무새라는 말이 생겼늘 정도다. 그들은 왜 그걸 여성들한테 따지냐며, 국방부에 가서 따지라며, 모병제를 하면 될일이다, 꼭 그렇게 내가 힘든일을 겪었으니 너도 겪어라라는 식으로 나오냐 유치하다 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그러나 은연중에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휴전국가고, 누군가는 군대를 가야한다. 입으로는 모병제를 말하지만, 그것을 위해 애쓰는 페미니즘 단체는 없을 뿐더러 남성들도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 결국 향후 십년 간은 적어도 누군가가 의무로, 시급 몇백원에 군대에 끌려가야하는데 그것은 신체적인 이유였든 기존의 가부장제의 영향이든 여태까지는 남성이었다. 여성들은 현상유지만 해도 손해볼게 없고, 내가 지켜본 결과 남성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너무 자연스러웠던 일이라 적극적으로 국가에 대항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 성에 대한 인권착취는 계속 이루어진다.

여성들이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겪는 것과,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누군가가 정해놓은 규율을 따르고, 자유를 강탈당하고, 사회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밤길을 무서워하고 폭력에 노출되는 것과 군대 내에서 남성들이 권력관계를 빙자한 폭언과 심지어는 폭행을 당하는 것이 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경우 군대는 가해자도 남성이므로 극단적인 측에서는 결국 남자가 남자 때린거라구요! 할지몰라도 군대에 애당초 가지 않았으면 그럴 일이 없다. 결국 사회의 문제이자 시스템의 문제이다. 

여성들이 잠재적이고 현재적인 성폭력과 신체적, 언어적 폭력에 시달리는 게 작은 일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만큼 군대 내에서 자행되는, 혹은 군대를 가야 하는 것 그 자체도 그만큼의 폭력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적으로 후자를 적은 고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경험한 바에 의하면 남성들이 마초적 남성상을 요구하는 사회 내에서 자신의 고통을 축소화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고, 여성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군대 이야기가 좋은 주제가 아니라는 사회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여성들은 그 고통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니 국방부에 가서 따지라는 말이 나오겠지.

동성애자 군인을 탄압하는 군형법에 대해서 페미니즘과 동성애 관련 단체의 목소리가 뜨겁다. 당연히 잘못된 형법이고 폐지되어야한다. 그러나 그렇게 동성애 인권 문제에 열을 올리는 페미니즘은 왜 일반 사병들이 강탈당하는 자유와 신체적 정신적 폭행에 대해서는 둔감하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군대 문제는 남성들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여성들이 겪는 페미니즘적 문제 역시 여성들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인권 침해를 당하고도 여성들에게 이해나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역시 자기 문제에만 신경쓸 것이다. 나도 폭행당하고, 노예처럼 일만 하다 왔는데 뭐. 누가 알아주기라도 하나, 이게 문제라고나 하나. 난 나라를 지켰는데 여성들은? 이런 방어심리와 불평은 인간이라면 당연하다. 여성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갈등만 깊어진다.

너는 뭐하냐, 방관만 했지 1인시위라도 해봤냐 라고 비판할 수 있다. 맞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두 문제에 모두방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사회적 시선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문제해결에는 남성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나서야한다. 군대 문제가 나왔을 때 군무새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군대 이야기가 재미없다며 그들의 경험과 삶
자체를 무시하려 하지말자. 여성 징병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찬성해야한다. 1인 시위까지 하자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찬성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 남성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해결된다. 그 남성들도 그동안의 족쇄에서 벗어나 여성의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려고 할 것이므로.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421030497988578&id=560898400668463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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