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학교때 저희집이 곱창집을 했으니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당시 아버지가 새벽같이 마장동(국내 최대 육고기 시장)에 가서 곱창을 떼오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 장사는 잘 됬는데,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이 그만두신거 같아요.

 

당시에는 정말 질리도록 소곱창과 그 외 것들을 구워도 먹고 전골도 해먹고 했는데요.

 

몇가지 팁을 드리고자 이 글을 썻습니다.

 

 

0. 곱창은 소 곱창을 바로 굽는게 아니라 공정을 거친다.

 

-> 곱창집 마다 다르긴 하지만 무조건 공정을 거칩니다. 보통 고기처럼 잘라서 굽는게 아니에요; (곱창집에서 나오는 곱창이 핏기가 없다는 것에서 눈치를 채시겠지만..) 안하면 질겨서 못먹어요. 보통 과일(파인애플, 키위등)등을 갈아서 곱창을 담궈 연하게만듭니다.(파인애플등의 과일안에는 단백질을 녹이는 효소가 들어있어서 피부에 오래 닿을경우 정말 안 좋습니다. 흐물흐물해져요.) 그 외에도 곱창 안을 뒤집거나 하지만 긴가민가해서 패스.

 

 

1. 같은 곱창집이라도 곱창의 상태에 따라 날마다 맛이 달라집니다.

 

-> 보통 곱창전문점은 매일매일 소곱창을 마장동에서 떼어오게되는데요(1보, 즉 소 1마리에서 나오는양 기준으로). 그날 그날 떼어오는 소의 상태에 따라 맛이 급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날엔 곱창안의 곱이 적기도 하고, 너무 곱창이 질기거나 두껍거나 한 경우지요.) 사장님들은 눈으로 봐도 곱창 상태를 알 수 있지만, 거의 유일무이하게 사장님들이 떼올때 파는 사람마음대로 마음에드는 사람에게만 좋은것을 파는경우가 많기 때문에(내장을 사는사람이 乙이라는 말입니다.)  안좋은 곱창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소위 맛집이라고 하는 부류는 거의 정해진곳에서 좋은걸 많이 떼어오는건 맞습니다.)

 

 

 

 

2. 소곱창집에서 앵간해선 모듬 시키지마세요.

 

-> 곱창집마다 염통+대창+막창+곱창+양깃+(정말 괜찮은 집이라면 벌집까지) 해서 세트로 묶어서 파는 메뉴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모듬을 시키시는 분들이 대부분 곱창집을 별로 안 오시는 분들이라 별로 안 좋은 부위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양이 좀 많다해도 대창, 염통등은 매우 싼 부위이기 때문에 가성비면에서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3. 곱창집에서 주는 간을 자세히 보시면 간의 신선도를 알 수 있습니다.

 

-> 보통 소곱창집에선 육회집가면 돈 받고 파는 간,천엽을 서비스로 무한제공해주는데요. (전 싫어해서 안 먹습니다만...) 이걸 자세히 보시면 핏줄상태에 따라 간의 신선도를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도축장에서 막 가져온 간은 정말 맛있습니다.

 

 

4. 양깃머리 짱짱맨 ^^

 

-> 곱창집에가면 양깃머리라고 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가격은 곱창집에서 가장 비쌉니다. (곱창가격에 +6000 정도..?) 안 먹어보신분이라면 먹어보세요. 그 이후엔 곱창 별로 맛이 없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보통 곱창집에서 파는 메뉴의 맛은  ((양깃머리>>곱창>> 벌집>> 막창>>대창>>염통))  정도가 되겠습니다.

 

 

 

5. 사실 곱창은 한우가 맛이 없습니다.

 

-> 제가 중학교 당시에는 곱창을 미국산 육우를 수입해서 많이 썻는데요. (광우병파동전임) 가격 자체(그러니깐 곱창집이 마장동에서 재료를 떼어올때)는 미국산육우나 한우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미국산이 더 비쌌던걸로 기억합니다. 한우곱창은 곱창 자체가 얇고 안에 기름이 많아서(곱이 아니라 기름) 별로 맛이 없고 육우가 맛이 있습니다. 가끔 곱창이 예전 맛이 안 나신다는분, 이런경우입니다.

 

(근데 사람들이 한우라면 맛있는건줄 알고 한우만 찾으셔서 요즘은 거의 한우만 쓰더라고요;;)

 

 

6. 곱창집 너무 비싸죠? ㅠㅠ

 

-> 솔직히 소곱창집 너무 비쌉니다 ㅠㅠ 비싼 이유도 있고, 그만큼 값어치를 하지만 정말 비싸긴 합니다. 정말 친구들이랑 소곱창집 가고싶은데 돈이 없으신 젊으신분들, 한 3~4명에서 그냥 2인분 시키고 볶음밥으로 배를 채우세요. 저희집 장사할 시절에는 그러시는 젊은 20~30대 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라 죄송합니다.

 

 

 

7. 곱창집가서 볶음밥을 안 볶아 먹으시는분은 없겠죠..?

 

-> 제가 닭갈비등 여러가지 밥을 먹고난후 볶아주는 볶음밥을 좋아하는데요. 곱창집에서 해주는 볶음밥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곱창특유의기름이 정말 볶음밥을 맛있게 해줍니다.

 

 

8. 곱창집에서 하는 점심메뉴 짱짱맨 ^^

 

-> 곱창집에서 점심메뉴(저희집은 잠깐 하다가 힘들어서 그만둔)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보통 내장탕등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게 냉동이 아닌 그날 아침에 도축한 소로 만들다 보니 정말 맛있습니다. (물론 가게에 따라 다를수 있는데... 저는 아직도 당시 먹던 내장탕의맛을 잊을수가 없네요..)

 

 

9. 곱창 만큼은 정육점에서 집에서 해먹어도 전문점 맛이 안날 확률이 높습니다.

 

-> 삼겹살, 소갈비 등 보통 고기는 정육점에서 사다가 집에서 해먹어도 맛있는데요. 곱창의 경우엔 좀 다릅니다. 물론 소곱창 파는 정육점 자체가 별로 없어요. 곱창은 개인이 손질해서 먹을 수 있는것이 아니기때문이고요. 여러날 냉장보관하기 힘든 부위이기때문이에요.(내장이기때문에). 설사 정육점에서 사다 구워도 맛이없는 이유가. 첫째가 그날 바로 잡은 소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고. 두번째가 손질한 사람이 전문적으로 소곱창을 손질할줄 모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고. 세번째가 소곱창은 굽는데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에(저도 집이 곱창집을 할 당시에 한번도 구워본적이 없네요) 제대로 굽질 못하기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정육점에서 파는 소곱창이 그리 상태가 좋을 확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도 정말 소곱창이 먹고싶을땐 예전에 알던 곱창집 찾아가지 집에서 안해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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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곱창집을 한지 좀 오래 되기도 했고, 곱창집 사장이 하는말도 아니고 아들이 하는 말이라(거의 아버지한테 주워들은거) 신빙성이 떨어지거나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긴가민가한건 안 씀)

 

 

 

한 2~3개만 쓸려고했는데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ㄷㄷ...

 

중요한점만 요약하자면

 

 

1. 어지간해서는 모듬을 시키지 말것

2. 특양=양깃머리=양(소의첫번째위) 짱짱맨(근데 개비쌈 ㅠㅠ)

3. 사실 곱창은 한우가 맛이 없는편이다.

 

 

 

모두 곱창에 즐거운 술자리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