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준비를 마치기까지 수주일이 걸렸다.
나는 상자들을 도시 도처에 설치하고 전원을 켜 준비를 마쳤다.
아무도 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람은 문제삼지 않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청량한 가을 어느 날 오후 세시, 나는 마지막 상자를 본부 밖에 설치하고 안으로 들어가 작은 은색 버튼을 눌렀다.
전파가 웅웅거리며 상자에 전달되면 상자에서도 다시 전파가 되돌아왔다.
몇 초만에 모든 준비를 끝냈다. 곧 상자들이 번쩍였다.
눈을 멀게 만드는 듯한 새하얀 빛이 벽과 문을 뚫고 터져나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다다랐다.
빛이 사라지고 나서 뭔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었다.
전에는 아무 의미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신이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
놀란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연습한 말을 전했다.
"알려드립니다, 시민 여러분! 이 도시는 어떤 시험에 들도록 선택 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지금 디지털 시뮬레이션 속에 들어와 계십니다.
주변 환경은 저희 회사가 새로 만든 가상 현실 기계로 만들었습니다.
하루 동안 여러분이 하고 싶은대로 하십시오.
석양이 지면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이로써 역대 최대의 사회 실험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자유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곧 폭도가 거리로 떼지어 나와 오랫동안 품어왔던 증오를 터뜨려댔다. 사람 대 사람으로.
노을 때문에 색이 짙어진 피가 이제 막 만들어진 폐허 여기저기에 떨어진다.
생존자들은 해가 져서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시험은 성공했다. 내가 만든 가설이 증명됐다.
'인간'은 '동물'을 좀 더 완곡하게 표현할 뿐이다.
희망은 죽었어.
난 고작 확성기만 설치했었거든.
저같아도 식칼들고 달려갔지 싶으네요.. ㄷㅁㄱㅈ ㄸㄹ..
시 단위라 사람이 좀 적었으려나요..
오역/발번역 보이시면 마구 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