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이 우리집에 오셨다.
몸안의 영가들에게는 제령식을 하였지만 집에도 머무르고 있는 영가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저녁에 오셔서 집으로 들어와 앉아 커피 한잔을 마셨다.
"저희집에 귀신이 있나요?"
여기저기 둘러보시다가 보시면서 내가 건넨 커피를 받으며 말씀하신다.
"응. 있어요. 많이도 있네요. 아까 올라오던 계단에도 2쌍이 보였고.. 여기에도 있어요"
난 머리 감을때 가끔씩 누군가 서서 나를 처다보는 느낌을 받았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많이 있나요?"
"제법 있네요... 일단 내가 알려준 수인 해봐요."
호흡과 함께 수인을 하자 그분께서 기를 불어 넣어주신다. 몸이 후끈거리며 달아 오른다.
"오셨네요. 보호령이"
"지금 와있다고요?"
"네"
그렇다.
아버지를 제령하시면서 나를 보호해줄수 있는 보호령을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혹시 그럼 저번에 제가 잠깐 봤던 흰옷 입으신 근엄하신 분이신가요?"
"네 그분이 맞네요. 뒤에 계시네. 한번 눈을 감고 느껴보세요"
예전에 수련중 명상으로 하늘에 어떤 한분을 보았다.
50대 정도로 보이고 아주 새하얀 한복같지는 않은 비슷한 옷에 엄청 근엄한 기운이 느껴졌었다.
혹시나 했는데 맞아 떨어졌다.
나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느껴보았다.
뒤에 있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런가 등쪽이 후끈 열이 달아오는것이 느껴졌다.
잠시 대화후 그분께서 슬슬 자리에 일어나서 집안에 있는 귀신들을 처리하기 위해 귀신들을 모이는 작업을 하셨다.
"많기는 하네. 15명 전후는 되겠어요."
그러시고는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혹시나 나타나지 않는 영가들을 더 찾기 시작하셨다.
그리고는 한쪽에 있는 칸막이를 걷으시고는 말씀하신다.
"여기서 누가 뭐 해요?"
"네. 00가 거기서 늘 담배를 피워요"
"음.. 여기 할머니 한분 계시네."
그러고는 아까 찾아내고 모았던 잡귀들을 집밖으로 몰아냈다.
"할머니가 안가네. 가라고 하니까 00가 너무 좋아서 안간다고 하네.
잡귀들을 다 보내서 이제 심심하다고 소리를 꽥꽥 지르시네. 아휴~ 시끄러워"
이런... 그냥 안간다니..
"왜 안간데요?"
"00를 무당 만들거래. 전에 하던 가게도 이 할머니가 망하게 했다고 하네"
그렇다.. 저번에 가게를 하다가 크게 말아먹억었다. ㅠㅠ
"원래 그렇잖아요. 무당 되는 사람들은 무당 되기전에 다 말아먹고 고생고생 하잖아요. 딱 그 상황이에요.
지금 아버지 내려오시고 보호령도 가서 대화하고 있어요. 쉽게 안가겠어"
"그냥 쫒아버리면 되잖아요"
"쫒아내는거야 하면 되지만 나중에 다시 몸으로 돌아올 확률이 크지요. 힘으로 제압하는건 귀신들을 더 악하게 만드는결과에요.
그래서 퇴마는 무조건 쫒아내고 그러면 안돼요. 그 한을 풀어주고 빌어줘서 하늘로 올려보내는게 최고에요.
그리고 이 영가는 힘이 무척 쎄요."
"네..."
"그 할머니 안갈려고 엄청 악쓰시네. 고약하시네. 힘도 제법 있고. 아버지한테 장기 한판 두자고 하시네."
휴... 이런 난감한 상황이... 왠 할머니란 말인가!!!
그렇게 아버지와 보호령이 그 할머니를 설득하는 동안 난 그 분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그분 뒷쪽 문에서 누군가 나를 처다보는 느낌이 확~ 들었다.
난 깜짝놀라 그분 대화를 멈추고 소리쳤다.
"잠시만요! 저기 뒷쪽 문에 누가 서 있는데요? 맞아요?"
그분은 보지도 않고 웃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응 한명 서있어요. 이제 귀신이 보이나보네요. 영안이 트였어....^^
감사하다고 절 하고 가네. 자기를 알아줘서 고맙데요"
"전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퇴마라는게 그런거에요. 어떤 영가들은 알아주기만 해도 하늘로 올라갈 수가 있어요."
"그렇군요"
이런게 영안이라는건가?
다시 그 분과 난 다시 그 할머니를 처리하기 위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였다.
생략....
내가 물었다.
"지금 할머니 어디 계세요"
"이 할머니 왜자꾸 왔다갔다 해.ㅎㅎ 여기 있어요"
내가 물어본 이유는 방금 귀신을 보았으니 한번 더 시도하기 위해서다.
"할머니가 지금 저를 안보고 저쪽 보고 계신거 맞아요?"
"응. 미안하니까 못 쳐다보지"
"머리는 따았어요?"
"머리를 따았다고?"
"아니, 머리를 뒤로 묶었어요?"
"네. 묶었어요"
이번엔 내가 먼저 말 안하고 먼저 여쭈어보았다.
"뭐 입고 계세요?"
"한복입고 계시네. 키는 작으시고..."
충격이었다!
내가 본 모습과 그분이 본 모습이 일치했던 것이다.
그 분이 보는 것과 내가 보는 것이 같으니(달라 보일수도 있긴하다. 귀문둔갑) 이런 충격이!!
단순히 상상히 아니라 정말로 귀신을 보게 된것이다.
그 할머니를 퇴마 제령식을 통해 보낼 수 있었다.
그 할머니께서 무당 안되게 해준다는 말씀과 함께..
밖은 어두어지고 모든걸 마무리 하고 밖으로 배웅을 나왔는데 그 분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더니 한쪽을 가르키며 말씀하신다.
"저기 한번 봐봐요. 뭐 보여요?"
그 방향으로 보자 키큰 남자 하나가 우리를 향해 처다보며 서 있었다."
"남자 맞아요?"
"네. 이제 확실히 트인거 맞네 축하해요 ㅎ"
나도 웃긴 했지만 뭔가 어리둥절한게 믿기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난 본격적으로 귀신을 볼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