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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종교인들의 문제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게시물ID : religion_77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eethinker
추천 : 2
조회수 : 34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4/02 12:41:09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인들이 저지르는 과오를 종교 자체의 속성이 아닌 개인의 탓으로 여긴다. 이번에 일본의 지진 참사를 그들이 기독교를 믿지 않아서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 동성애자는 차별받고 억압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아프간에 선교활동을 갔다가 피랍된 샘물교회 신도들이나 절에 가서 땅밟기를 하는 기독교인들 모두 종교가 아닌 개인의 잘못된 신앙관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는 알게모르게 종교를 가진 사람들로 인한 마찰이 존재한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집안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집안의 남녀 혹은 경상도와 전라도의 남녀가 서로 이런 이유로 인해서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집안의 남녀는 종교문제로 인해 서로 사랑하면서도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거나 결혼해서도 종교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례들은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에 종교로 인해 차례 등의 행사에 빠지거나 반대하면서 불화를 겪기도 하고, 다른 가족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교회에 많은 헌금을 갖다 바쳐서 갈등을 빚기도 한다.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이 종교를 갖을 계획이라면 그 전에 다음 미즈넷에 '종교'로 검색을 해보길 권한다.)

종교가 아니고도 갈등의 원인들은 많지만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종교를 갖게 된다면 그로 인해서 새로운 갈등이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역사적,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종교분쟁으로 희생되어 왔고,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종교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종교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종교를 믿게 되면 사람이 더 선해지고 좋은 것들을 배운다고 여긴다. 그러나 종교가 사람을 더 윤리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사회과학자들에 의해서 이미 알려져 있으며 종교에 대한 진화적 관점에서의 연구에 있어서는 인간의 마음에 종교가 생겨난 이유도 인간의 도덕과 협동을 고취시키는 적응으로 자연선택되었다기 보다는 다른 인지기능의 부산물이라는 설이 더 지지받는 추세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서 우리 사회에 대표적인 기독교인들이 타의 모범이 되는 생활태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상식대로라면 가장 청렴한 모습을 보여야 할 종교계가 문화예술계나 체육계 등에 비해서 깨끗하다고 여겨지지도 않는다.

내 개인적인 일화로는 동생이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의 어머니의 금은방에서 금목걸이를 구입해 선물해준 적이 있었다. 그 분은 엄청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했는데 목걸이를 받아와서 실험실의 정밀 저울로 무게를 달아 보니 애초에 얘기했던 무게보다 20%가량 모자랐다. 그렇다고 따지기도 애매해서 그저 씁쓸하게 웃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교회에 가서 회개 하고 죄책감을 털어내어 또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식으로 장사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다.

사이비 종교나 무속인의 말에 넘어가 큰 돈을 가져다 바치거나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성종교도 다를 바 없다. 아프간에 선교갔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나, 길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에서부터 작게는 가족과 이웃간에 사소한 마찰등을 일으키는 사람들 모두 기성종교에 소속된 사람들이다. 

나는 종교가 사람에게 해롭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종교에서는 신앙이라고 불리는 맹목적인 믿음을 주입시키기 때문이다. 인간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이 틀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 옳거나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서로 충돌을 피하고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는 무조건 "믿으라"고 한다. 종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모두 신성한 것이니 따라야 하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의심하는 일은 마귀가 신앙을 시험하는 것이니 의심의 싹을 자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종교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와도 무시해버리기 일쑤고 대화가 통하지 않게 된다. 자기 주장만 있고 남의 의견을 존중할 줄 모르니 사소하게는 가족과 이웃사이에 마찰을 일으키게 되고, 크게는 전쟁과 테러의 발단이 된다. 

트위터에 어떤 기독교인은 일본이 기독교 인구가 1%에 불과한 우상의 나라라고 일본인들이 지진을 계기로 하나님아버지께 회개하고 돌아오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나게 욕을 먹고 트윗을 삭제하긴 했지만 트위터에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는 않았다. 

기독교계의 거물인 조용기 목사도 이번 지진을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헛소리를 했다. 지난번 대지진이 일어났던 아이티의 경우 국민의 80%가 가톨릭, 16%가 개신교라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인지 무시하는 것인지 뇌를 하나님께 봉헌한 것인지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 소리이다. 

세계적인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가정에 닥친 불행을 며느리가 종교를 갖지 않은 때문이라고 탓하는 시어머니의 이야기까지 이런 일들이 종교를 믿는 소수의 개인적인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비슷한 류의 이야기를 너무도 오랫동안 들어왔다.  

사람들이 우연히 겪을 수 있는 불화를 피해입은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피해자에게 이중의 상처를 줄 수 있는 나쁜 태도이다.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 그 원인을 그들 탓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안감을 얻고 싶은 것일까? 

자신이 사고로 팔다리를 잃었는데 누가 "모두 당신이 주주신을 믿지 않았기에 벌어진 일이다."라거나 "이번일을 계기로 반성하고 힌두교를 믿으라.", "평소에 착하게 살았어야지" 등의 사고와는 관련없는 헛소리를 하며 자업자득이라고 빈정대는 꼴을 당해봐야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소리였는지 반성하게 될까? 

설령 이들의 주장대로 자연재해와 여러가지 질병들이 신의 뜻이라면 그놈의 신은 김정일이나 카다피보다도 악독한 놈 아닌가? 능력이 없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작자는 적어도 도덕적 논란에서 핑계거리라도 있지만 전지전능한 녀석이 이 따위 상황을 만든다면 그건 전적으로 도덕적인 문제이다. 이 따위 신이 선악을 관장하고 심판한다고? 

다시 말하자면, 김정일은 능력이 없고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고 싶어서 국민들을 굶주리게 만들지만 신이라는 작자는 전지전능하다는데 미국의 정밀유도탄보다도 못한 정확도로 사람들을 죽이고 매년 수백만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이나 태어나면서 부터 감염된 에이즈에 의해 죽게 만드는 것 아닌가. (몇 년 전 교황은 아프리카에 방문하면서 콘돔은 에이즈를 확산시키며 영적인 각성을 통해 막을 수 있다는 헛소리를 지껄여댔다. 이는 과학적으로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으로 물의가 끊이지 않는 가톨릭계의 수장의 발언으로는 어울리지도 않는다.)

종교를 믿으면 이렇게 비상식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다. 종교를 믿던 안 믿던 착한 사람은 착하고 나쁜 사람은 나쁘다. 오히려 종교는 착한 사람이 나쁜 짓을 옳은 일이라고 믿고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극단적인 예로 중동지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타고난 살인광이 아니라 자신이 주입받은 종교적 신념에 의해 종교적으로 선한 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나는 이런 이유들로 종교가 사람을 나쁘게 만들거나 인간관계를 악화시키는 위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종교라는 굴레에 씌인 사람이 저지르는 잘못 중 상당수는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닌 종교에 원인이 있다.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아이들을 겁주는 신도들은 애초에 아이들에게 공갈협박을 즐기는 사람이었겠는가? 종교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는지조차 돌이켜볼 수 없게 만든다. 종교적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그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충고해봤자 그렇게 가려서 믿는 태도는 진실한 믿음이 아니라는 헛소리만 돌아올 뿐이다.

많은 사람들, 심지어 같은 종교인들끼리도 서로간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한다. 이런 사례들은 같은 종교 내에서도 내가 옳으네, 네가 옳으네 우겨대는 꼴은 결국 종교 안에서도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결국 인류의 보편적인 윤리의식에 반하는 종교적 신념을 고수할지, 보편적 윤리에 양보할지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꼴 아닌가. 이 경우 더 종교적인 사람일수록 더 나쁜 사람이 되는 형국이다. (이런 사람들을 근본주의자들이라고 부르는데 상태가 심각한 사람들은 낙태는 신의 뜻에 어긋난다며 산부인과 의사를 살해하는 사건들도 있었다.)

나는 종교에 반대하지만 한 가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 종교를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한지에 대해 밝힌 최근의 연구를 보면 내용은 싱겁기 그지없다. 개인의 신앙의 정도와는 무관하게 종교모임에서 친한 사람들이 있는지가 그 사람이 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지를 결정했다. 즉, 신앙심으로 현재의 어려움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더라도 슬퍼하지 않고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믿으며 싱글벙글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자살폭탄테러를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사람도 있을 법 하지만 나는 본 적이 없다.).

종교의 실상을 파헤쳐보면 이처럼 사람들의 막연한 기대와는 다르게 사회에 해를 끼치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좀 더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종교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에서 썩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나라의 현실 아닌가? 

사실 종교가 개선되고 발전된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는 의심스럽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점 말고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오히려 이성을 마비시키는 책을 일요일마다 사람들이 끼고 다니는 모습이 안타깝다. 우리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배우고, 서로 친목을 다지며 더 따듯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수 있는 공동체 활동이 종교를 대체한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처]과학으로 본 세상 - http://evolbio.tistory.com/ 강석하 연구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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