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보니 굉장히 흥미롭고 무슨 느와르 영화 시나리오 보는 것 같네요.
밑줄과 강조는 제가 했습니다.
한국일보 인터뷰로 보면,
1. 광주지법 선대성 판사가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의 계열사 하나를 정상적으로 부도처리
2. 허 회장의 동생을 통한 로비시도 실패
3. 선 판사는 후배 강 변호사를 허 회장의 반대편에 연결 ( =>오판 )
4. 허 회장은 광주지역 변호사, 언론, 조폭 동원하여 선대성 판사에 반격
5. 검찰 조사 뒤 판사직 사임
이야~~~~~
단순히 일당5억 노역이 아니라 "이끼"가 주목한 지역 유지의 토착비리가 여기있네요
묻히면 안 될 거 같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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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허재호와 악연' 선재성 부장판사 인터뷰
"대주 계열 2곳 법정관리 맡으며 악연 시작
허재호가 재인수 못하게 막았더니 역공 들어와"
선재성(51) 부장판사(사법연수원 교수)는 지난 3년여 동안 ‘비리 판사’의 상징처럼 언급돼 왔다. 최근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일당 5억원짜리 ‘황제 노역’ 판결로 지역 토호세력과 유착한 향판(鄕判ㆍ지역법관) 문제가 논란이 되자, 같은 광주 지역 향판 출신인 선 부장판사가 대표적인 선례로 다시 언급되기도 했다.
그가 광주지법 파산부 수석부장 시절 법정관리를 맡은 업체에 자신의 친구인 변호사를 소개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만 볼 때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법정관리 업체가 대주그룹 계열사였고, 허 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찾아내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는 절차를 돕기 위해 변호사를 알선했다는 내막을 알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선 부장판사를 만나 그의 입장에서 본 ‘선재성과 허재호의 악연’ 진상을 들어봤다.
-허재호 전 회장과는 알고 지냈나.
“허 전 회장이 광주지역 법조계는 물론, 언론계, 정ㆍ관계까지 두루 손이 닿는 기업인인데 질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향판들하고 ‘공치는 것(골프)’을 즐긴다고 들었는데 내가 공을 안 치니 만날 일도 없고, 술자리에 2차까지 보내준다는 말도 들었지만 그 역시 내가 술을 마시지 않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허 전 회장을 만난 일이 전혀 없다는 건가.
“2010년 어느 날, 이번에 물러난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당시 광주고법 부장판사)와 몇몇 판사들끼리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허 전 회장의 동생이라는 사람이 불쑥 우리 자리에 오더니 판사들과 인사를 했다. 나 빼고는 거의 다 친한 듯했다. 나한테도 오더니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저녁 한 번 하십시다” 하기에 “그럽시다. 대신 밥은 내가 사지요” 했더니 표정이 이상해지면서 그냥 갔다. ‘이빨이 안 들어가겠구나’하는 표정이었다. 그날 밥값도 그 동생이 다 계산했다. 당시만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허 전 회장 계열사의 법정관리 사건을 맡았는데.
“2010년 대주그룹 계열사였던 대한페이퍼텍과 대한시멘트 법정관리가 나한테 배당되면서 허 전 회장과 본격적인 악연이 시작됐다. 당시 허 전 회장이 법정관리를 통해 부실 계열사를 매각한 뒤 제3자에게 회사를 인수하게 해 다시 회사를 찾아오는 방식으로 부실을 털어내는 수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난 알고 있었다.
2010년 하반기에 대한페이퍼텍을 300억원대 후반에 팔 기회가 있었는데, 딱 보니 전형적인 허 전 회장의 수법이었다. 그래서 그 절차를 중지하고 내가 중앙(서울) 기업들 쪽에 직접 연락해 이듬해 초에 한솔제지에 419억원에 팔았다. 그 사이 재무구조를 개선해 시가보다 높게 판 것이라 상당히 성공적인 법정관리 사례였는데, 여기서 허 전 회장이 열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만히 있다가 회사를 하나 날려먹은 꼴이 된 것이다. 문제는 대한페이퍼텍보다 더 큰 대한시멘트였는데, 그것도 가만두면 내가 정상적인 절차로 팔 거라 생각했나 보다. 그 때부터 나에 대한 허 전 회장의 역공이 시작됐다.”
-허 전 회장을 고발하려 했다고 들었다.
“당시에 페이퍼텍이랑 시멘트 등기이사를 고발해야 할 정황이 포착됐다. 재무제표를 보니 담보도 없이 회사 돈을 대주그룹(모기업 대주건설)에 막 빌려주는 등 대놓고 배임 행위를 했기에, 이건 고발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같이 해야 한다고 보고 추진했다. 그런데 허 전 회장이 갑자기 10억원을 변제하고 100억여원 상환 계획을 제시하며 양해를 구했다. 그래서 페이퍼텍 등과 허재호측 사이에 양해각서 체결까지 시켰다. 그냥 내버려 두면 한 푼도 못 받는 상황인데 100억원이 어디냐는 생각에 그랬던 것이다.”
-이들 업체에 변호사를 알선하게 된 경위는?
“100억원 상환과 관련해 페이퍼텍과 시멘트측을 대리해 일을 처리할 변호사가 필요했는데, 문제는 광주지역에서 이런 일을 할 만한 급의 변호사들이 죄다 허 전 회장의 손아귀에 있다는 점이었다. 허 전 회장이 치밀한 것이 평소에 대주건설 관련 소송들, 예를 들어 아파트 입주민들이 낸 민사소송 같은 것을 지역 변호사들에게 수급하면서 밥줄을 쥐고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변호사들을 관리했는데, 가만 살펴보니 당시 지역 변호사 중에 허 전 회장의 반대편에 서서 할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었다.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중ㆍ고교 동창이자 대학 후배인 강모 변호사뿐이었다. 그는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하다가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40세에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해 고향으로 내려온 인물로 허 전 회장의 영향력 밖에 있었다. 그의 인생이 보여주듯 원래 광주에서 일을 했더라도 허재호 손에 놀아날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어쨌든 변호사 알선 행위는 위법인데.
“오판이었다. 시간이 걸려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려 길을 건넜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무단횡단을 한 것이다.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을 받았는데, 잘못을 인정한다.”
-강 변호사 사건은 어떻게 수면에 떠오르게 됐나.
“허 전 회장이 이 사실을 알고 지역 언론에 제보한 것이다. 그는 광주ㆍ전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여기 간부를 통해 다른 언론에 정보를 흘려 기사를 쓰게 했다. 동시에 검찰에 익명의 투서를 했다. 내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내용들(뇌물수수 등)이었다. 양동작전이었다. 결국 언론을 통해 사건이 확대되면서 나는 검찰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지역 부장판사 하나 날릴 수 있으니 좋다고 수사해 나를 기소했다.
허 전 회장은 내연녀 중 한 명을 매개로 광주지역 조폭들을 수하에 두고 있다. 내 재판 중에도 페이퍼텍과 시멘트 법정관리 당시 관리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정상적으로 법정관리를 했다는 진술을 할 예정이었는데, 조폭들이 무슨 기자라고 하면서 관리인들을 찾아가 이들의 가족 등 개인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이번 허 전 회장 사건을 어떻게 보는가.
“허 전 회장이 지역 정ㆍ관계와 언론계, 법조계를 주물러 온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가 특히 덕을 본 것은 (벌금 254억원을 일당 5억원의 노역으로 탕감받게 해준) 항소심 선고 과정이었다. 지역 경제계 거물들과 검찰 간부들이 골프를 자주 치는데, 항소심 선고 이후 그런 자리에서 한 검찰 간부가 허 전 회장측이 검찰 구형을 무마하는 데만 50억원을 썼다고 말했다고 한다.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은 ‘조커 변호사’를 고용해 대검과 광주지검 쪽에 모두 손을 썼다는 얘기를 그 자리에 있던 경제계 인사들이 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법조계뿐 아니라 서울의 대형 전관 변호사도 썼다는 얘기도 들었다.
특히 광주지검 내에서 “선고유예 구형이 웬말이냐. 쪽 팔린다”라는 식으로 말이 나와 (해당 검찰 간부가) 알아보니 50억원 정도 쓴 정황이 확인됐다고 한다. 허 전 회장 사건이 뒤늦게 다시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의 정의가 아직 죽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404/h201404070322502195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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