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보도블럭에서 조그마한 여자애가 내 앞으로 쪼르르 오더니 팔을 쭉 뻗고 내 앞을 막는다.
왠지 심술궃은 표정인듯, 재미있는 표정인듯 올려다보며 나를 못가게 하고 싶은가보다.
나는 슬쩍 웃으며 옆으로 살짝 피해 걷는다.
다시 가는 길 앞으로 쪼르르 와 내 앞을 가로막는다.
왠지 고집스러워보이는 보글보글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 길을 지난다.
뒤돌아 웃으며 손을 저으며 안녕 하며 멀어졌다.
심심했던 걸까. 조금은 앉아서 이야기 해도 좋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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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전혀 모르는 꼬마였음.
왠지 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