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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oop_7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멍곰★
추천 : 0
조회수 : 6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08 23:43:22
똥게시판이 생기기 전엔 지저분한 이야기가 나오면 똥게시판이 시급하다는 드립만 날릴줄 알았지, 내가 똥게시판에 글을 쓰게 될날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똥게에 글을 쓸날이 왔고, 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할수 있게 해준 운영자님께 이 글을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
28년 인생에 있어서 똥이란 놈은 나에게 참 많은 위기와 고난을 선사했지만 오늘과 같은 위기가 또 있을까 하여 글을 적어본다.
때는 바야흐로 오늘 밤.
저녁을 평소보다 배부르게 먹고 저녁내내 부른배를 두드리다 소화도 시킬겸 편한 옷차림으로 뒤늦게 밤산책에 나섰다.
배에서 신호가 오기 전까지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밤산책이었다.
하지만 식사가 끝나고도 한참이 지나고 나서 한시간이 넘게 걷도록 배가 꺼지지 않는다는 이상한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것은 내 실수였다.
삼십분여를 더 걸었을때쯤 아랫배에서 신호가 왔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르게 미약하기 그지없는 신호였고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집에서 해결하면 되겠거니, 정 급해지면 지하철 화장실에서 해결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뿐이었다.
신호가 온지 십분이 넘어서자 아랫배에서 전해오는 신호는 더욱 묵직해졌고, 그때부터 나는 지하철역까지의 거리와 지하철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필사적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을 해도 지하철 역 까지의 거리는 내 걷는 속도 이상으로 줄어들지 않았고, 궁여지책으로 충전된 방귀를 한차례 뀜으로서 순간을 모면하려 했다.
방귀를 뀌고 난 후 잠시간의 평화가 찾아오는듯 했지만..
나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배는 꾸르륵 거리며 직장이라는 약실에 설사라는 탄알을 일발 장전했다.
더 이상의 방귀는 없었다. 방귀를 뀌려 했다간 그대로 지릴 판이었다.
나는 매서운 눈으로 주변을 스캔 했고, 승* 이라는 고깃집을 발견했다.그러나 들어가기가 저어되어 십미터쯤 지나쳤다. 아니 지나치려했다. 십미터를 채 못가고 나는 우뚝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내 항문은 28년간을 허락없는 배출로부터 철통같이 사수해왔지만 오늘만은 이 악마같은 설사를 막아내는데 역부족인 것 같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항문에 모든 힘을 쏟아부으며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고깃집을 향해 걸어갔다.
모든 힘을 항문에 집중하고 있어서 평소 쉽게 밀고 당겼던 유리문을 미는것 조차 힘겹게 느껴졌다.
흔들리는 눈빛과 일그러진 얼굴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에게 형식적으로나마 화장실을 쓸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봤고, 나는 당연하게도 대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곧장 화장실로 직행했다.
뚜껑이 열린 변기 앞에 선 순간 모든 힘이 풀릴뻔 했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뒤돌아서서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순간 항문은 제기능을 상실했고, 나는 재빨리 변기위에 앉았다.
사실 변기에 엉덩이가 닿기도 전에 이미 설사는 나오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앉는 순간 항문과 변기와의 각도가 일치해서 바깥으로 튀지 않았을 뿐.. 설사는 분출되는 힘과 중력가속도가 더해져 한차례 폭격이 되어 변기를 강타했다.
뒤늦게 식은땀이 흘렀지만, 길에서 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변기에 앉은채 나지막히 대박 이라며 읖조렸다.
모든 것을 쏟아낸 후 나는 문화인으로서 또한 은혜에 보답하고자 폭격맞은 변기를 깨끗하게 닦았다.
그리고 약간은 민망하지만 시원한 기분으로 고깃집을 나설 수 있었다.
그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분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그 자리에 고깃집을 오픈하여 나를 위기에서 구해준 고깃집 사장님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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