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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가 고도로 숙달된 운전자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
게시물ID : muhan_265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VT
추천 : 15
조회수 : 2125회
댓글수 : 61개
등록시간 : 2014/04/09 18:40:16
아, 물론 숙달된 운전자라고 해서 레이서라는 얘기는 아직 아닙니다.
일단 고도로 숙달된 운전자임을 보여주는 컷부터 보겠습니다.

KSF 진출 티켓을 따기 위한 최종 결선에서 유재석과 정준하가 스타트라인에 섰을 때 출발 직전 장면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인가 다른 점이 보이나요?



다른 각도의 장면입니다. 무엇인가 다르긴 다르지요?



바로 출발 직전 오른손의 역할입니다.
유재석의 두 손은 모두 스티어링을 잡고 있지만, 정준하의 오른손은 스티어링을 떠나 사이드 브레이크를 한껏 당기고 있습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저 상태에서 브레이크 해제 버튼도 꾹 누르고 있을 겁니다.

11.jpg

이것은 본격적인 레이싱에서도 쓰이는 고급이자 기본이 되는 기술 중의 하나인데(이하 특별한 기술)
레이싱에서 출발신호를 받기 전, 정지상태에 있다가 출발 시 가속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고급 기술입니다.

일반적인 수동 차량의 정지상태에서 출발하는 보통 기술은 모두 아시다시피 다음과 같습니다.
 1. 출발 전 정지 : 왼발로 클러치 밟고 + 오른발로 브레이크 밟은 상태에서 + 기어 1단 넣고 출발 대기
 2. 출발 신호 후 : 오른발의 브레이크를 떼고 + 왼발을 클러치로부터 떼는 동시에 액셀을 밟아 스타트 및 가속

그런데 브레이크를 밟고 있던 오른발을 떼고 액셀을 밟을 경우에는 출발 순간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오른발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을 사용할 경우에 비해 아주 약간의 시간 지체가 발생합니다. (0.2초 정도)
이것마저 줄이기 위해 특별한 기술이 등장합니다.

정지상태에서 더 빠르게 출발하고 가속하기 위한 특별한 기술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출발 전 정지 : 왼발로 클러치 밟고 + 오른발로 브레이크 밟은 상태에서 + 기어 1단 넣기 까지는 동일하나 아래의 과정이 추가됩니다.
 1-1. 추가 과정 : + 오른손으로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고 있는 상태에서(해제 버튼도 누르는 상태)
+ 브레이크를 밟은 오른발을 떼어 페달 브레이킹을 풀고 액셀 바로 위로 오른발을 옮긴 후(액셀을 밟지는 않는다) 밟을 준비
 2. 출발 신호 후 : 최대한 번개같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는 거의 동시에 + 왼발을 클러치로부터 떼는 동시에 액셀을 밟아 스타트 및 가속

보통 기술과 특별한 출발 기술의 차이는 출발 직전 차량을 정지시키고 있는 게 페달 브레이크인가, 사이드 브레이크인가입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쓰는 쪽이 훨씬 더 복잡해 보이고(막상 이해하면 간단) 세 가지 조작을 거의 동시에 하는 게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보통 기술의 스타트 시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발 옮기는 시간인 0.2초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결선 때 정준하의 전략이 빠른 스타트를 통해 선두를 먼저 취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이지요.
일반인으로서는 저 기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고급 기술입니다.
아마 정준하가 멘토에게 물어봤거나 했겠지요.

무도 다시 보면서 특이한 점 있는 멤버 없나 살펴보다가 이 장면이 딱 걸리네요.
숙달된 수동 운전자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기술이기에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레이서는 아닌 이유가 있어요.
바로 창문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가입니다.

정준하나 박명수, 길의 경우, 기록 주행이나 예선 토너먼트 대결 주행에서 창문을 개방하고 다닌 게 발견됩니다.

갑갑해서 그런 건지 불안감에 언제라도 탈출이 용이하게 하려고 그런 건지는 몰라도,
평범한 주행이나 펀 드라이빙이라면 모를까, 콤마 일 초를 다투는 레이싱 정도가 되면 공기 저항까지도 신경 써 줘야 합니다.
그거 때문에 프론트 스포일러니 리어 윙이니 에어 댐이니 사이드 스포일러니 하는 돈 들고 번거로운 드레스업 작업이 있는 것입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이용한 가속은 초반 선두자리 싸움에나 유효한 꼼수 비슷한 레벨이지만 (유재석 수준이면 늦어도 30분 안에 완전숙달 가능)
창문의 개폐에 따르는 공기저항의 차이는 레이스 전체에 걸쳐 차량의 거동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유재석을 보면 적어도 본인이 찾아본 바로는 단 한 번도 서킷 주행 시 창문을 개방한 적이 없습니다.
스피드 레이서 특집 첫 번째 이야기 때 유재석 차량의 원거리 촬영 화면에서 창문이 반쯤 개방된 것처럼 보인 장면이 한 번 있었으나
편집의 실수인 것으로 보이며,
얼굴과 창문 완전 폐쇄 시 빨간색 원 안에 보이는 검정색 프린팅 글씨를 확인할 수 있는 온보드 캠 장면에서는
무한도전.E375.스피드 레이서 두 번째 이야기 ‘더 라이벌’.140405.HDTV.x264.720p-ekao.mp4_20140409_191046.700.jpg
창문을 반드시 폐쇄시켜 놓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빨라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창문이 개방되어 있으면 되게 신경 쓰이고 불편해지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유재석과 정준하/박명수를 구분 짓는 작고도 아주 큰 차이점입니다.

참고로 정형돈도 거의 창문을 폐쇄시켜 놓고 있었지만
첫 번째 이야기 중 최초 랩 타입 측정 주행 때 한 번 5cm 정도 조금 개방했던 게 확인이 되는군요. 이후는 전부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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