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미쳐 돌아가고 있어. Blake는 지금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격리되어 있어. Heather랑 나는 호텔 방에 틀어박혀서 숨어 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이 일에 또 연관된 사람이 있다면 진짜, 진짜 미안한 마음 뿐이야. 여기다가 글을 올리는 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 내가 지금 뭐에 대항해서 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것이 이 일과 관련된 비밀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걸 굉장히 꺼려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그래서 여기다 글을 올리는 게 적어도 그것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느낌은 들게 해주거든. 그래서… 계속 글을 올릴 생각이야. 그것 말고는 점점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
저번에 글을 올린 이후에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언제나와 같이 시간 순서대로 설명할게.
그 터널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조그마한 방이 하나 나왔어.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이었지만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었지. 벽은 모두 석조로 되어 있었는데, 복잡한 문양들이 음각되어 있었어. 모두 내가 처음 보는 문양들이었어. 어쩌면 룬어일지도 모르지. 근데 확실히 노르웨이 어는 아니었던 것 같아.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네. 그것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방에는 돌 기둥이 몇 개 서 있었고, 그 사이로는 벽에 걸려 있는 태피스트리가 보였어. 3면에 모두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었는데, 서로 다른 그림들이 묘사되어 있었지. 근데 세 그림이 서로 연관되어서 이야기 하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았어. 왼쪽에 걸려 있던 첫번째 그림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어떤 사람이 땅에 앉아 있는 그림이었어.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손에 얼굴을 묻고 있었는데, 뭔가 절망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었어. 그 사람 뒤에는 빼빼 마른, 까만색을 한 사람 형상이 그 남자인지 여자인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어. 어딘지 소름끼치는 느낌만 없었다면 딱 수호천사라던가 수호신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림 밑에는 “Electum”이라고 쓰여 있었어. 뭔가 중세풍의 화려한 글씨체였지. 라틴어 또 나왔네..
두번째 그림은 문 바로 맞은 편에 걸려 있는 거렸는데, 첫번째 그림에 나왔던 그 사람이 똑같이 등장했어. 달라진 건 그 사람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간에 선이 그어져 있어서 몸이 두 개로 나눠져 있다는 거? 몸의 한 쪽은 뭔가 그림자 같은 형상으로 바뀌어져 있었어. 그렇게 두 개의 반쪽짜리 몸이 하나로 합쳐져 있는 모습이었어. 그 사람의 팔은 쭉 뻗어져 있었는데, 손에서는 무슨 어둠의 덩굴? 같은 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 그 사람 머리 위로는 무슨 성스러운 빛 따위가 내려오고 있었고. 밑에 쓰여진 글씨는 “Iunctum”이었어.
마지막 태피스트리는 오른쪽에 걸려 있었어. 그림 밑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무릎을 꿇고 어떤 까만 형상한테 절을 하고 있었어. 그 형상은 앞쪽에서 절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컸었는데, 그 형상 위쪽으로는 역시 성스러워 보이는 빛이 내려오고 있었어. 글씨는 “Elatum”.
마지막 태피스트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어. 이 질병인지 바이러스인지가 확산되면,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경배할 것이다. Donec totum impleat orbem. 전세계를 가득 채울 때까지.
나머지 두 개가 뜻하는 바는 뭔지 잘 알 수가 없었어. 절망하고 있는 사람은 뭘 의미하는 걸까? 두번째 그림에 등장하는 반은 사람이고 반은 그림자인 그 크리쳐는 뭘 뜻하는거지? 사람이 그림자에 잠식당하는 걸 의미하는 걸까? 아니면 둘이 서로 협력한다는 의미인가? 이미 일어난 일을 기록한 걸까, 아니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예언하는 걸까? 당시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어.
Blake는 방 안에 걸려 있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조차 않았어. 문이 열리리가 무섭게 “You are my sunshine”이 울려퍼지고 있는 축음기 쪽으로 달려가서 테이블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가지고 바닥에 내동댕이쳤지. 축음기 바늘이 레코드 판을 찢는 소리가 비명처럼 울려퍼졌고, 노래는 그 즉시 멈춰버렸어. Blake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축음기를 잠시 노려보다가, 자기가 신고 있던 무거운 부츠로 그걸 자근자근 짓밟기 시작했어. 나무와 금속들이 그의 발 아래 힘없이 망가져버렸어. Blake는 그 엉망진창 속에서 레코드 판을 끄집어냈어. 1939년 버전, Pine Ridge Boys의 싱글 앨범 “You are my sunshine”이었어. Blake는 그걸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깔끔하게 반으로 접어버렸지.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줬어. 나도 이제 그 노래는 지긋지긋했으니까.
태피스트리와 축음기 말고도, 그 방 중앙에는 무슨 단 같은 게 설치되어 있었어. 그 위에는 까만색 가죽으로 양장된 책이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양 옆에 하얀색 촛불 두 개가 켜져 있었어.
“뭐 이상한 거 없어?” Blake가 나한테 물었어. 존나 웃긴 질문이었지. 이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이상했으니까. 난 거의 웃을 뻔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지쳐 있었어.
“이 방이 어떤 또라이 사이비 종교집단의 숨겨진 중심부라는 것 빼고? 아, 저 좆 같은 촛불이 켜져 있네.”
“여긴 곰팡이가 없어. 터널에도 없었고.” Blake가 말했어. 난 전혀 눈치를 못 챘었거든. 곰팡이가 없다는 게 뭘 뜻하는 걸까 난 궁금해졌어.
단 위에 놓여져 있던 가죽 양장본 책 표지에는 Hadwell 가문의 문장이 찍혀 있었어. 학교 여기저기에 찍혀 있는 거랑 똑 같은 모양이었지. 그 방 문에 새겨져 있는 것도 같은 모양이었어. 책 안쪽은 노란 종이로 되어 있었는데 글씨가 빽빽하게 쓰여 있었어. 종이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어. 약간 시가 냄새 같은 것도 났고. 그리 길진 않았어. 한 138 쪽 정도? 문체는 굉장히 장황했어. 성경이랑 비슷한 느낌. 난 이 책이 이 사이비 종교단체의 경전 같은 거라고 생각했지.
난 그 방을 떠나면서 책을 챙겼어. 그 때, 그러니까 우리가 그 방을 떠날 때는 우리가 아주 좆된 상황이었거든. 저번에 내가 노트북을 챙겼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어. 거기 더 머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뭔가 중요한 걸 그 방에 놓고 나갈 수가 없었어. 하지만 우리가 그 방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할게. 이 글에서는 일단 너희한테 우리가 알아낸 것에 대해서 얘기해줘야겠어. 너희 모두 너무 오래 기다렸잖아. 내 생각에는 내가 이 마을에서 어떤 일이, 왜 일어난건지 대충 알아낸 것 같아. 근데 그게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그닥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그 “성경”을 읽는 데는 며칠이 걸렸어. “성경”이라기보다는 뭔가 “계시록”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우리 집은 되게 독실한 장로교 집안이었기 때문에 (난 지금 전혀 독실하지 않지만) 기독교 창세신화나 성경 이야기 같은 데는 되게 빠삭하단 말이야. 근데 그 책에 쓰여진 창조 신화는 내가 아는 이야기와는 굉장히, 굉장히 많이 달랐어.
창세에, 우주가 그냥 텅 빈 진공이었을 때, 오래된 옛 신들이 깨어났어. 신들은 무수히 많았어. 셀 수 없을 정도로. 그 많은 수의 신들은 모두 우주의 시공간을 쥐락펴락 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셌어. 억겁의 시간을 지나면서, 무한한 어둠의 공간과 시간이 지났고, 신들은 곧 지루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들처럼 힘이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지루함이라는 건 참을 수 없는 것이었지.
이 지루함을 깨기 위해서, 신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차원을 만들어냈어. 각 차원마다 각각의 자연법칙을 가지고 있었어. 그들은 본성 자체가 시기 질투가 많은 이들이었기 때문에, 각각의 차원은 그 차원만의 독특한 피조물에 의해서 철저하게 지켜지기 시작했어. 그들의 신도들이 자신들의 비밀을 엿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면서 동맹과 경쟁이 생겨났어. 적들 사이에서는 차원의 벽들이 점점 더 두꺼워져만 갔지만, 동맹들끼리는 차원 간에 아무 경계도 두지 않았어. 그리고 피조물들의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신들은 만족해했지.
물론 그 신들 중 하나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차원을 만들어냈지. 그의 이야기는 아마 너희들에게도 익숙할거야. 지구상에 있는 많은 종교들에게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니까. 기독교, 이슬람교 그리고 유대교를 포함해서 말이야. 그 유일신 ‘하나님(God)’, ‘그분(He)’에 대한 이야기. (역자 주: 영어에서 신을 칭할 때는 항상 대문자 H를 씀) 하지만 그들 종교가 말하지 않는 것은, 그 ‘하나님’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에 대해서야. 그리고 얼마나 쉽게 지루해하는지에 대해서. ‘하나님’은 오래 전에 우리를 버렸어. 그게 이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하나님’을 증오하는 이유 중에 하나지.
Hadwell가문의 성경책에 의하면, ‘하나님’에게는 형제가 하나 있었대. 그의 이름은 “개체(The Entity)”. 그를 부를 때는 무성 대명사 “그것(It)”을 사용한대. ‘하나님’과 ‘개체’는 시간이 존재했던 때부터 서로를 싫어했다고 해. 서로의 차원 사이에 존재했던 차원의 벽은 그 어떤 벽보다도 두꺼웠지. 하지만 ‘개체’는 ‘하나님’이 창조했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하나님’이 그 아름다운 세계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대. 그리고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을 버렸을 때 매우 분노했다고 하지. ‘개체’는 우리를 구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대. ‘개체’는 차원의 벽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 사이로 미끄러져서 우리 차원으로 들어왔어. ‘그것’은 ‘하나님’의 버려진 백성들에게 ‘그것’의 영향력을 널리 퍼트리기로 한 거야. 그 책에는 ‘그것’이 이 세상에 가져올 천국의 모습도 묘사되어 있었어.
“성스러운 선물을 받아들이는 자들은 승천하여 영생을 얻으리라. 공포와 의심과 증오와 고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리니. 오직 그들을 무한히 사랑하시는 ‘개체’와 한없이 가까워지리라. ‘그것’과, 또 다른 이들과 온전한 하나가 되어 영원 무궁히 살아가리라.”
하지만 ‘하나님’ 역시 이런 간섭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 그래서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기 전에 “두려움”이라는 트랩을 파 놓은 거야. (Hadwell 경전에서 ‘하나님’은 항상 겁쟁이로 묘사되어 있어) ‘개체’가 우리 세계로 들어올 때, ‘그것’은 자신이 약해졌다는 걸 깨달았어. 우리의 차원이 ‘그것’에게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것’은 자신의 성스러운 역사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 거주하는 숙주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 자신의 힘을 숙주와 공유할 수 있으면 이 세계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이 부분을 읽을 때 든 생각은 ‘개체’가 그냥 신이고 자시고를 떠나서 기생충 같다는 느낌? 하지만 이 광신도들한테 있어서 ‘그것’에게 선택당한다는 건 꽤나 영광인 듯 했어. 그 ‘승천’이니 ‘영생’이니 하는 얼토당토 않아 보이는 약속이 그 사람들한테는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던 모양이지? 그 책에는 그것에 대한 어떠한 부작용 같은 것도 언급되어 있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그냥 막연하게 좋게만 생각했나보지. 소위 ‘승천’이라는 게 뻥이라는 건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만 봐도 너무 뻔히 잘 알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여튼, 그래서 ‘개체’는 우리 차원의 틈에서 알맞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지. 자신에게 적합한 육체가 발견될 때까지. 책의 마지막 부분은 그 방에 걸려 있던 태피스트리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 쓴 거야. 육체가 ‘개체’에 의해 선택을 받을 것이며, 그 육체 속에서 ‘그것’은 가만히 자라면서 힘을 키울 것이다. 육체와 ‘개체’는 “일심동체(Two in One)”라고 불린대. 글쎄… 그 일심동체가 과연 두 인격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인다는 건지, 아니면 ‘개체’가 육체의 통제권을 완전히 가져간다는 건지는 모르겠네.
‘그것’이 육체 안에서 충분히 힘을 기르고 나면, ‘개체’는 전 세계로 ‘그것’의 영향력을 퍼트려 나갈 거라고 해. 선택된 사람들은 낙원으로 승천하게 될 것이고, 영원히 ‘개체’와 한 몸이 되어 살아갈 거라는 거지. 모르겠어, 나한테는 그게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그리고 그 감염된 사람들의 망가진 형태랑 그 추한 미소를 보면, ‘영원한 낙원’과는 백만 광년 정도 거리가 있어 보인단 말이야. 영원한 낙원보다는 영원한 고문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개체’라는 건 확실히 세뇌와 조작에 능한 것 같아. 아마 신도 아닐거야. 그 광신도들이 지금쯤 자신들이 이 세계로 그 크리쳐를 불러낸 걸 후회하고 있었으면 좋겠네. 왜냐면 그 책에는 ‘그것’이 육체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주술과 기도문 같은 것들이 쓰여 있었거든.
내 생각에는 그 의문의 ‘육체’가 25년 전에 태어나서 최근까지도 살아 있었던 것 같아. Hadwell 경전 뒤쪽에 출생 증명서가 접혀서 꽂혀 있었거든.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딸, Elizabeth Hadwell. 1989년 Portland에서 출생. 출생 증명서 뒷면에는 “지금까지 기다렸나이다! ‘개체’의 강림을 경배하라! 기뻐하라!”라고 쓰여 있었어.
이 Elizabeth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Liz가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난 그렇다고 믿어. Liz 주변부의 인물들부터 감염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잖아? 하지만 그 시카고 시리즈에 Liz가 썼던 말들을 보면, 그러니까 얼마나 Liz가 겁에 질려 있었으며, Alan을 얼마나 걱정하고 있었으며, 얼마나 절망하고 있었는지를 보면… 아마 자기가 자기 몸 속에 뭘 넣고 다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것 같아. 너무나 비극적이게도. 아니면, Liz는 모든 걸 알고 있었을지도. 어쩌면 그녀가 존나 슈퍼 악당일지도 모르지. 거짓말에 아주 능한 악당. 모르겠어.
내가 왜 이 Elizabeth Hadwell이 Liz라고 이렇게 확신하고 있을까? 그냥 동명이인일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저번 주에 어떤 남자한테서 연락이 왔어. 스스로를 ‘여행자(Voyager)’라고 칭하는 사람이었지. 저번에 시카고 지역 번호로 왔던 문자 기억해? 나보고 학교로 가라고 했던 그 문자? 그는 날 도와주고 싶다고 했어. 그 사람이 Elizabeth Hadwell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Liz가 맞다고 확실하게 말했지. 왜인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난 그 사람을 믿기로 했어. 왜냐면 그는 나보다 ‘그것’에 대해서 훨씬 잘 알고 있는 것 같았거든. 다른 글들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고 했어. Jess, Liz, Alan, Lisa, Alex. 심지어 Z도 알고 있다고 했고. 하지만 단언컨대 그를 믿었던 건 지난 한달 반 동안 내가 저지른 수많은 엿 같은 실수들 중에 탑 급에 속해. 그리고 덕분에 Blake는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있지.
더 길게 글을 쓰는 건 힘들 것 같아. 언제 또 필름이 끊길지 모르거든. Heather랑 내가 이 모텔 방에 언제부터 틀어박혀 있었는지 잘 가늠이 안돼. 달력을 보니까 내가 저번에 Nosleep에 글 올린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고 되어 있는데, 그럴 리가 없어. 암만 많이 쳐줘도 이틀 이상 지난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Heather도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기 시작했어. 진짜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기분이야. 확실히 우린 감염됐어. 우릴 찾아온답시고 여기로 오지 않길 바라.
최대한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해 볼게. 하지만 ‘그것’, ‘개체’가 내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걸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그것’이 나를 차지하고 있어. 정확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알 수 있어. ‘그것’은 내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내 몸 속에 꼭꼭 숨어 있어. 아무래도 병이 든 것 같아. 빛을 보면 눈이 너무 아파. 입맛도 없어. 하루종일 화가 나 있거나 절망에 빠져 있어. 그러다가 갑자기 웃는 거야. 내가 웃으면 Heather도 따라 웃어. 그리고 둘이서 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면서 쉴새없이 히스테릭한 웃음을 막 터트리는거야. 그러고 10 분 있다가 보면 둘이 막 통곡을 하고 있고. 진짜 너무 싫어. 뭔가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것’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을 내 몸 안에서 내쫓아 버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 어느 누가 신이랑 싸워서 이길 수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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