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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0 18일차, 자전거 배우기
게시물ID : diet_43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불불
추천 : 2
조회수 : 130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4/10 18:59:07

1. 일반적인 한국 남성이라면 자전거를 언제 익힐까. 궁금하다. 작은 아이일때 타는 세발자전거 말고, 보조 바퀴달린 자전거도 말고, 두발 자전거 말이다. 보통 자전거라 함은 바퀴 두개가 달린 자전거를 말하니까. 내 주변의 친구들은 대개 초등학교때 부터 타고 다녔다. 그 시절엔 자전거로 통학하는 친구는 드물긴 했지만 있었고, 몇몇은 방과후 집근처에서 타고 노니는걸 꽤 많이 봤다. 중학교에 접어들어선 많은 친구들이 자전거로 통학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두발로 가는 교통수단에 뿌리깊은 불신이 있었다. 고작 얇은 바퀴 두개에 의존해 달리다 균형을 잃으면 그냥 쓰러지는것 아닌가? 그런 불안정한 장치위에 올라선다는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통 신뢰할 수 없는 이동수단이었다. 오토바이는 말할 것도 없었고.

2. 나는 그렇게 자전거를 익히지 않은채로 주민등록증을 받았으며 성인이 되었고, 대학을 갔으며, 입대를 했다. 여기서 인생의 아이러니를 만나게 되는데 긴 이야기를 짧게 하자면 난 군에 들어오고 나서 결국 필요에 의해 자전거를 배우게 됐다. 인생은 정말 예측할 수가 없다. 난 상근 예비역이라는 보직으로 복무를 했는데, 소위 '꿀 빤다'라고 하는...아, 군대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건 아니니 집어치우도록 하자. 어쨌든 나는 내가 근무하는 지역에 있는 예비군들에게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전달하는 일이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때문에 신속한 전달을 위해 스물 하나의 나이에 자전거를 배웠다. 석양이 지는 날씨 좋은 날의 공원에서 건장한 남자 둘이 한명은 자전거 위에서 비틀대며 한명은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는 기묘한 장면을 삼십분쯤 연출 한 끝에야 넘어지지 않고 타는 법을 익혔다.

3. 긴 겨울이 끝나고 오늘 새벽,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동생의 자전거를 비루한 몸으로  끌며 한강변으로 향했다. 페달을 몇번 밟아보니 월요일부터 쭉 이어진 강도높은 운동 탓에 허벅지와 장딴지의 근육통이 꽤 남아있어 지난 봄과 가을에 달리던 코스를 완주하는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앞으로는 자주 올테니 몸 정도만 풀고 가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돌다 해가 뜨는 것을 보며 들어왔다. 10km 정도는 달렸을까.

4. 내 인생도 자전거 배우기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난 이미 뭔가를 새로이 시작하기엔 조금 늦어버린 나이가 됐고, 늦지는 않더라도 빠르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소년등과(少年登科) 같은 청운의 꿈도 이제는 빛이 바랜지 오래다. 하지만 뭐 어떤가. 남들이 열살무렵부터 타던 자전거를 스물넘어 배웠던 것처럼, 자전거도 내 인생도 단지 조금 늦게 시작할 뿐이다.






식사 : 아침- 제육볶음, 밥
         점심- 샌드위치, 닭가슴살 100g
         간식- 바나나 두개
         저녁- 청국장, 밥

운동 : 자전거 한시간, 쓰러스트 30kg 80회, 케틀벨 스내치 양팔 50회씩, 싯업 30회, 트레드밀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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