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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연한거지만 ...(19금 혐오 사진 ㅡ.ㅡ;;)
게시물ID : bestofbest_778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갑봉이
추천 : 360
조회수 : 75423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7/29 16:06:44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29 14:53:35


2012년 5월 11일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형!!나 수술하고 싶은데 ....... 신장 하나 주면 안될까?"


0.25초 생각하고 나서 바로


"시발 그게 일이냐? 걱정하지마 형이 줄께"




2012년 5월 21일 


故 정주영 회장이 서울에 세운 병원엘 가서 신장 조직검사를 했다.


결과는 이틀 후에 나온단다.




2012년 5월 23일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조직이 일치한덴다. 


수술을 해도 괜찮단다.


그런데.............


내 몸에 이상이 있다고 그러네..


간에 2cm짜리 종양이 발견되고(나중에 양성종양으로 판명)


대장에 게실이 있단다.(게실:대장벽의 일부가 밖으로 돌출되는 것)




2012년 6월4일 


집에서 가까운 내과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간호사 왈...........


"안경 벗겨 드릴께요 잠시만요............................."


↑기억이 안난다 곧 바로 마취 당했으니깐 ㅋㅋㅋㅋㅋ


검사를 받고나서 검사결과를 서울 큰 병원에 보내 줬다.


신장 이식 수술에 이상이 없단다.




2012년 6월 20일


35년동안 연애경험도 별로 없지만 힘들게 만나서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 친구에게 


사실대로 털어 놨는데.......


헤어졌다.


하긴 헤어질만 하다.


굳이 잡지 않았다.


평생 한 남자를 보고 살아야 하는 여자 입장을 생각해 보니


위험성을 안고 있는 남자에게 기대기가 도박 같다는 생각도 든다.


헤어진 여자에게 미안할 뿐...............




2012년 6월 29일 


내 인생 마지막 술이라 생각하고 회사 사람들과 


소주 한 병을 마셨다.




2012년 7월 10일 


서울 큰 병원에서 간 초음파와 mri를 했다.


괜찮단다.


12일날이 수술이라 나는 내일 입원한다.




2012년 7월 11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 전 집 대청소를 했다.


깨끗하게 치우고 나니 내 방이 이렇게 깨끗한줄 처음 알았다.


어머니는 남동생과 어제 입원해서 기본적인 검사와 항생제를 먹고 


수술전 알 수 없는 뭔가 많이 있단다.


서울로 출발 했다. 


오전 9시 도착 .


오전 10시 간도 이상 없다는 통보를 받고 


오후 3시 입원 했다.


아버지가 올라 오셨다.



저녁 부터 금식이란다.


저녁 8시 30분 똥꼬에 뭔가 호스를 꼽아 넣는다. 


관장이라네.......정말 고통 스럽다.


밤 10시 30분 또 관장 .......야동에서.. 서양 누나들 .....존경스럽다.




2012년 7월 12일 


새벽 5시 이쁜 간호사가 나를 깨운다.


일어나라고 하더니만 뭔가 긴 가는 호스를 젤리에 바르고


"고통스럽겠지만 조금만 참으세요"


그러더니 오른쪽 콧구뇽으로 꼽아 넣는데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


콧구뇽을 통과한 호스는 목을 따라서 위까지 들어간다.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아침 7시 수술실 복도....


식구들이 걱정 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걱정 말라고 하면서 수술실로 이어지는 자동문을 통과 하며


머리를 살짝 들고 양손에 v자를 그리며 가족 들에게 


웃어 보였다. 


자동문이 닫히자................사실 무섭다.


수술실로 향하는 복도는 왜 그리 긴지..........


잠깐 수술 대기실 안에서 동생을 봤다.


오른손을 내밀어 동생손을 꼭 잡았다.


"너는 형이 꼭 살린다. 걱정하지 마라"


동생 눈에서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은 많은 의미가 있으리라.


수술실로 들어갔다. 


녹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굉장히 바쁘게 보인다.


8시 20분 경........ 


코에 산소 마스크 같은것을 대면서


"자~~~ 마취 할 거에요"............................................


↑그 뒤로 기억이 안난다.........ㅎㅎㅎㅎㅎ




눈을 떠 보니 온 세상이 뿌였다.


갑자기 밀려오는 엄청난 통증............


이건 말로 설명을 못하겠다.


전쟁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수술 후 회복실은 


전쟁통의 야전병원이 저절로 연상된다.


여기저기 신음소리와 위생병(간호사)를 부르는 소리 


울음소리..욕하는 소리...몰핀(진통제)를 놔 달라는 소리등 등 


지옥에 간다면 아마 이런 소리들이 들릴 것이리라...


지나가는 간호사 팔목을 잡았다.


진통제 하나만 놔 달라고 했다


내 위 링거 있는쪽에서 뭔가 딸깍 하더니 무통주사라네......


그래도 아프다.


진통제 놔 달라고 그랬다.


또 잠들었다. 


일어나 보니 이동중이다.


한 번 들었지만 자동문이 열리는 익숙한 소리.....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있다.


어머니는 울고 계시네.........


병실로 이동 중에 동생상태를 물어봤다.


괜찮단다........


수술도 대성공이란다........


아프지만 기쁘다.


정말 너무 좋아서 미칠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안 재울려고 고생을 많이 하신것 같다.


간호사가 마취에서 깨면 재우지 마라고 했다고 한것 같다.


아버지는 나에게 계속 말을 건다.


그 뒤로 기억이 안난다. 




2012년 7월 13일 


아직 아프다.


너무 아프다.


진통제가 없으면 못 살것 같다.


저녁 6시 경 처음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목과 코가 연결되는 부위에 뭔가 하나 가득 차서 뱉어 버리고 싶지만


배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이거 뱉느라고 4시간 걸렸다.




2012년 7월 14일 


드디어 방구가 나왔다.


밥을 먹어도 된단다.


몸도 조금씩 움직인다.


의사가 회진 와서 16일 퇴원 하란다.ㅡ ㅡ;; (아파 죽겠는데...)




2012년 7월 15일 


몸이 더 많이 움직여진다.


링거가 꼽아져 있는 스탠드를 들고 동생이 누워있는 '이식관찰실'


로 가 봤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동생 혈색이 괜찮아 보인다.




2012년 7월 16일 


너무 아픈데 퇴원하라고 하니 


오기를 피웠다.


하루만 더 있게 해 달라고.......



2012년 7월 17일 


퇴원했다 


아버지가 운전을 하고 고향까지 내려왔다.


내일 일반 병원에 다시 입원해야 한다.




2012년 7월 18일 


고향에 있는 아무 병원에 입원을 해서 


이리저리 병원안을 방황하고 다니는게 일이다.


여기 간호사들은 서울 간호사들보다 안이쁘다. ㅡ.ㅡ;;




2012년 7월 20일


수술한 자국에 스태플러를 박아놔서 


오늘 풀었다. 


아프다.............




2012년 7월 27일


동생도 집에 진즉 왔고...


집에는 단란한 가족들이 있다.


이런게 사는게 아닐까..............


내일 밤에는 심심하니 뚝방으로 갈치 낚시나 다녀와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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