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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감각이 무뎌지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근무했던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779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layB
추천 : 2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21 23: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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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13년~14년 ㄱㅕ울 계급도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는 지금의 나는 

겨울철 눈 밑 광대뼈의 빨갛게 된 살결을 찢어버릴 듯한 느낌의 바람의 소리는 대뇌의 전두엽이 기억한다.

손가락이 얼어서 손을 밖에 내놓고 있노라면 어느새 손끝에서 아파오는 감각으로 항상 바지 주머니에 주먹을 쥐고 넣어야만 했다.

콘크리트같이 또는 보다 더 딱딱해진 근무지의 흙바닥은 석양이 지면 냉기를 뿜어 전투화의 밑창을 뚫고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고

감각이 없어지는 느낌이면서 아파오는 느낌이 강해지는 발가락은 생활관에서 가져온 따듯한 온기를 서서히 땅의 냉기에 빼앗기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리 보온을 한다고 했는데도 손끝 발끝 귀 얼굴은 항상 냉기가 뼈의 깊숙하게 느껴졌고 

전투화가 얼어 다른 한쪽 전투화로 밟았을 때 강철을 밟은 듯 

구부려지지 않는 전투화의 가죽에 닿았던 나의 발가락 감촉이 지금도 떠올리면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태양이 없는 격오지의 밤하늘은 가로등 불빛처럼 경계등이 철조망 너머를 비춘다 해도 하늘에서 12색갈보다 화려하게 빛나는 별들의 빛을 가릴 수 없었다. '는건 

고 나서 생각해보니 여름에만 가능하고 겨울에는 추워 디질것같아 콧구멍이 아닌 입으로 숨을 쉬며 발이 최대한 늦게 얼도록 탭댄스마냥 흙바닥을 

보며 발재간을 놀리며 시간이 지나기를 바랄 뿐 이였다. 

그러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느껴야 하는건가' 로 시작되어 그 고통의 원흉의 단서를 찾는 얘기를 하면서 "추워" 와 "식빵"을 무의

식적으로 단어와 단어 사이를 꾸며주었다. 마침 하늘에서 별똥별이 길~다랗게 꼬리를 빛내며 떨어지듯이 번쩍하고 원흉의 단서를 찾아내었다.

다름 아닌 내가 지금 이곳 칼바람이 나의 안구속까지 느껴지는 이곳에 나를 있게해준 원흉은 바로 '이북의 돼지'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만약 시간을 거슬러 내가 태어나기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저 이북 망할 돼지 조상부터 뺨 싸다구를 갈겨버리고 싶었다.

근무시간은 일출시간이 지나고 끝날 때가 있었는데 마음속 깊숙이 얼려버릴 듯한 겨울의 추위를 녹여줄 태양이 솟아나면서 따듯한 빛을 뿜뿜할때

망할 북한군 한 명은 경계 탑 같은 시멘트 구조 밖에 모포를 뒤집어쓰고 걸터앉아 비타민D를 얻으려는 건지 몸을 녹이려는 건지 모르지만 

'저놈들만 없으면 내가 여기 안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온갖 욕을 시전했고 근무가 끝나고 생활관에 들어가 땡땡얼은 온 몸이 사르르 녹으며 

꿀같은 잠을 들기위해 누으면 다시 밤에 또 땡땡 얼어야 하는 고통이 다가온다는 스트레스에 욕이 절로 나오며 스르르 기력을 다해 잠들었다.



출처 뇌의 겉에서 으슥한 곳까지 새겨져 잊혀지지않고 괴로웠던 나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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