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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씨와의 대화 (안 놖기 위해서 픽션이라 밝힘)
게시물ID : readers_77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몽이
추천 : 4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1 17:09:44


고양이 헤헤.jpg

"안녕, 오늘은 별일 없어서 정말 따분했지 뭐야."하고 고양이씨 가 말했다. 그는 어느새 내 옆에 와 있었다.

"일요일이니까요.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나는 그를 위로했다.

"여기는 되게 시원한 곳 이로구만. 자주 와야겠는걸." 고양이 씨가 육구를 핥으며 말했다.

"밤에만 그래요. 낮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더운걸요."

"그거 유감인데." 고양이씨 가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나는 주머니에서 집게손가락 크기의 소세지를 꺼내 그에게 주었다.

"드세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드셨죠?"

"고마워, 사실 지금 정말 배고프거든, 바퀴벌레 알껍질이라도 먹고 싶을 정도야."

그는 정말로 배가 상당히 고팠던 건지 아주 맛있게 소세지를 먹었다. 고양이씨는 기분이 좋은 듯 내게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언제나 들어도 그 소리는 아주 감미롭게 들렸다.

"고양이 씨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는 듣기 좋아요."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소세지를 준 답레야." 고양이 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나와 고양이 씨는 2시간 정도 구름 속에 반쯤 가려진 달을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내는 요즘 '설국'을 읽고 있고 어제 처음으로 여자 친구 집에서 자고 왔다 등의 얘기를 했고, 그는 최근 짝짓기를 자주하고 잠이 잘 오지 않아 피곤하다 등의 얘길 했다.

"이만 난 가봐야 겠는 걸." 고양이 씨가 그의 꼬리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부탁할게 있는데."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기 떄문이다.

"뭔데?" 고양이 씨가 친절하게도 뒤를 돌아보며 내게 물어보았다.

"집 앞에서 덩치가 산만한 쥐 세 마리들 께서 얼쩡거리던데, 해결해 주시겠어요?"

", 해결해 주지. 그 녀석들 삼일 후에 없어 질 테니, 걱정 마." 고양이 씨가 웃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시끄럽다 구요. 그 쥐들."

", 그래, 알겠다고. 그럼 이만 정말로 가 볼께."

그리고 고양이 씨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시간이 늦어, 나 또한 내 침대로 돌아갔다.

 

야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안녕"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어딘지 익숙한 목소리의 인사말 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고양이 씨가 있었다. 변함없는 모습의 그였다.

"오래만이군."

"고양이 씨! 오래만이예요.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리저리 돌아다녔어.

나도 여기저기 구석구석 어찌 생겨먹어 돌아가는지 알고 싶고 그러거든."

고양이씨는 땅에 붙히고 있던 엉덩이와 꼬리를 들어 내게로 걸어 왔다.

"같이 걷지. 자네 집 쪽으로 말야. 나도 그 쪽 방향으로 가려던 도중이었으니까."

", 그렇게 하지요. 정말 오래만에 같이 걸어보네요."

"그렇구만. 이 전에 같이 자주 걷던 그 때가 생각나는군."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보폭을 맞추어 천천히 집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그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주고 받았다.

고양이 씨와 헤어져 다시 만날 때 까지,

나는 더 많은 급여를 받으려고 최근에 일터 자릴 옮겼고,

고양이씨 가 알고 있던 '여친'과는 헤어진 지 1년 반이 되었다.

그래도 근래 들어, 여러모로 마음이 맞는 한 여자를

조심스레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책은 어째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읽을 시간이 없어져서,

조금 곤란해 하고 있다,

대신에 시간이 된다면 오래된 프랑스 영화들을 구해 보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를테면 '내 사랑 히로시마','마농의 샘' 같은 거 말이다.

고양이 씨는 이런 내 근황에 "역시 변함없이 자네답군. 자네의 그런 점이 나는 좋아하는 거야."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고양이 씨는 이야옹-하고 한번 길게 울더니,

그의 근황을 내게 들려주었다.

이전에 내게 들려주었던 암컷 고양이와의 관계가 결실을 맺어,

7마리의 새끼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다 하나 같이 어여쁘기 짝이 없어서

시간이 어떻게 흘려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녀석들을 돌보았다고,

그는 아련한 마음이 담긴 목소리로 내게 말하였다.

"정말 앞발에 꼽을 정도로 몇 없는 내 행복한 시간들이었어."

하고 고양이 씨가 말했다.

골목에서 어디선가 딸랑, 하고 바람에 부딪혀 나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새끼 엄마랑 같이, 녀석들이 어느 정도 클 때 까지, 녀석들을 위해 내 몸과 맘을 다 내바쳤어.

꽤 피곤한 일이지만,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이 전에는 전혀 알 수도 없었던 그런 순간들 이었어."

"그럼 지금은 그 새끼 분들하고 어찌 지내세요?"

"지금은 따로 보지는 않아. 녀석들이 제 앞 구실 할 정도로 자랄 때 까지 기다리다,

때가 되자 여태 내가 유지하던 구역을 넘겨주고 떠났으니까. 잘 관리할꺼야. 누구 새낀데 아무렴.

그 후로는 아까 말한 것처럼, 이래저래 세상구경 하고 있지. 지금 아니면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어쨋 든 넘겨준 후로는 일부러 따로 녀석들을 찾고 그러지 않아.

같이 떠나 헤어진 새끼 엄마도 마찬가지 일테고. 사실 그게 고양이들끼리의 배려이고, 예의니까 말이야.

자유로움을, 개개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가는 것이지!"

하고 말을 끝낸 고양이 씨는 나를 잠깐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째 자네가 이 말을 잘 받아들이기가 힘들지도 모르겠군.

아무래도 고양이와 사람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까."

"아 괜찮아요. 저는 고양이 씨의 뜻을 존중하는 걸요."

나는 진심을 담아 고양이 씨에게 말한 것이었다.

고양이 씨는 내 대답에 고갤 끄덕이며,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고마워, 자네 같은 사람들이 많담, 고양이들은 아마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오래 만에 편한 마음이 들어 조금 웃어보았다.

고양이 씨는 나의 이런 모습에 흡족한 듯 내 허벅지 부근에 머리를 갖다대고 다정하게 비볐다.

고양이 씨와 있는 시간이, 이렇게 집으로 걸아 가는 길이

정말 오래만이다, 편안하고 느슨한 즐거움이 그 속에 깊이 녹아내려 있었다.

집 근처에 다다르자,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고양이씨는 꼬리를 이리저리 살랑살랑 움직이더니

하늘에 떠 있는 환한 주황색 가로등 불빛과 그 위로 미약하게 빛내는 흰 별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고양이씨는 약간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가끔은 별 거 아닌 것 같은 것들을 가만히 보게 된다니깐.

그게 어느 때는 울렁거릴 정도로 아름답게 보여서 말이야."

"그러니 고양이 씨는 세상구경을 아니 할 수가 없는 거지요."

"바로 그거야."하고 고양이 씨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한동안 나와 고양이 씨는 가로등 불빛과 별 빛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광경을 함께 보았다.

"이제 가보아야 할 것 같 군"하고 고양이 씨가 말하였다.

"벌써 헤어질 시간인가요..오래 만에 만났는데, 아쉽네요,,"

"다시 또 볼테니까, 너무 그러지는 말라고."

"그래요..그럼,,고양이 씨는 이제 어디로 가시는 거지요?"

"이 쪽 부근에서 볼일 보고 바다 쪽으로 넘어가 볼 생각이야.

바다 향 물씬 나는 물고기를 씹어 먹어보고 싶거든."

"좋은 생각이네요."

"갔다가 오는 길에 한 번 이 근처를 지날꺼야. 그 때 다시 보도록하자구.

그동안 잘 있어."

"알겠습니다. 몸 조심하여 잘 다녀오세요."

"즐거웠어. 자네랑 있으면 말이야. 이제 그럼 가보도록 할께."

"네 그럼 살펴가세요."

고양이 씨는 몸을 놀려, 어두운 골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한참동안 고양이씨 가 사라진 그 골목 안의 어둠을 바라보다, 집 앞 현관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야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안녕"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어딘지 익숙한 목소리의 인사말 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고양이 씨가 있었다. 변함없는 모습의 그였다.

"오래만이군."

"고양이 씨! 오래만이예요.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리저리 돌아다녔어.

나도 여기저기 구석구석 어찌 생겨먹어 돌아가는지 알고 싶고 그러거든."

고양이 씨는 땅에 붙이고 있던 엉덩이와 꼬리를 들어 내게로 걸어 왔다.

"같이 걷지. 자네 집 쪽으로 말 야. 나도 그 쪽 방향으로 가려던 도중이었으니까."

", 그렇게 하지요. 정말 오래 만에 같이 걸어보네요."

"그 렇 구만. 이 전에 같이 자주 걷던 그 때가 생각나는군."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보폭을 맞추어 천천히 집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그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주고받았다.

고양이씨 와 헤어져 다시 만날 때 까지,

나는 더 많은 급여를 받으려고 최근에 직장 자릴 옮겼고,

고양이씨 가 알고 있던 '여친'과는 헤어진 지 1년 반이 되었다.

그래도 근래 들어, 여러모로 마음이 맞는 한 여자를

조심스레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책은 어째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읽을 시간이 없어져서,

조금 곤란해 하고 있다,

대신에 시간이 된다면 오래된 프랑스 영화들을 구해 보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를테면 '달세계 여행','마농의 샘' 같은 거 말이다.

고양이씨 는 이런 내 근황에 "역시 변함없이 자네 답군. 자네의 그런 점이 나는 좋아하는 거야."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고양이 씨는 이야옹-하고 한번 길게 울더니,

그의 근황을 내게 들려주었다.

이전에 내게 들려주었던 암컷 고양이와의 관계가 결실을 맺어,

7마리의 새끼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다 하나 같이 어여쁘기 짝이 없어서

시간이 어떻게 흘려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녀석들을 돌보았다고,

그는 아련한 마음이 담긴 목소리로 내게 말하였다.

"정말 앞발에 꼽을 정도로 몇 없는 내 행복한 시간들이었어."

하고 고양이씨 가 말했다.

골목에서 어디선가 딸랑, 하고 바람에 부딪혀 나는 종 소리가 들려왔다.

"새끼 엄마랑 같이, 녀석들이 어느 정도 클 때 까지, 녀석들을 위해 내 몸과 맘을 다 내바쳤어. 좀 피곤한 일이지만,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이 전에는 전혀 알 수도 없었던 그런 순간들 이었어."

"그럼 지금은 그 자녀 분 들하고 어찌 지내세요?"

"지금은 따로 보지는 않아. 녀석들이 제 앞 구실 할 정도로 자랄 때 까지 기다리다,

때가 되자 여태 내가 유지하던 구역을 넘겨주고 떠났으니까. 잘 관리 할 꺼야. 누구 새낀데 아무렴.

그 후로는 아까 말한 것처럼, 이래저래 세상구경 하고 있지. 지금 아니면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어쨋든 넘겨준 후로는 일부러 따로 녀석들을 찾고 그러지 않아.

같이 떠나 헤어진 새끼 엄마도 마찬가지 일 테고. 사실 그게 고양이들끼리의 배려이고, 예의니까 말이야.

자유로움을, 개개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가는 것이지!"

하고 말을 끝낸 고양이씨 는 나를 잠깐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째 자네가 이 말을 잘 받아들이기가 힘들지도 모르겠군.

아무래도 고양이와 사람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까."

"아 괜찮아요. 저는 고양이씨 의 뜻을 존중하는 걸요."

나는 진심을 담아 고양이 씨에게 말한 것이었다. 사실 나는 조금 받아들일 수 있었다. 프랑스 영화를 찾아서 보다 보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 씨는 내 대답에 고갤 끄덕이며,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고마워, 자네 같은 사람들이 많담, 고양이들은 아마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오래 만에 편한 마음이 들어 조금 웃었다.

고양이씨 는 나의 이런 모습에 흡족한 듯 내 허벅지 부근에 머리를 갖다 대고 다정하게 비볐다.

이렇게 머리를 문질러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군.”

고양이씨 와 있는 시간이, 이렇게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정말 오래만이다, 편안하고 느슨한 즐거움이 그 속에 깊이 녹아내려 있었다.

집 근처에 다다르자,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고양이씨 는 꼬리를 이리저리 살랑살랑 움직이더니

하늘에 떠 있는 환한 주황색 가로등 불빛과 그 위로 미약하게 빛내는 흰 별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고양이 씨는 약간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가끔은 별 거 아닌 것 같은 것들을 가만히 보게 된다니깐.

그게 어느 때는 울렁거릴 정도로 아름답게 보여서 말이야."

"그러니 고양이 씨는 세상구경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지요."

"바로 그거야."하고 고양이씨 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한동안 나와 고양이씨 는 가로등 불빛과 별 빛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광경을 함께 보았다.

"이제 가보아야 할 것 같은데"하고 고양이 씨가 말하였다.

"벌써 헤어질 시간인가요..오래 만에 만났는데, 아쉽네요,,"

"다시 또 볼 테니까, 너무 그러지는 말라고."

"그래요..그럼,,고양이씨 는 이제 어디로 가시는 거지요?"

"이 쪽 부근에서 볼일 보고 바다 쪽으로 넘어가 볼 생각이야.

바다 향 물씬 나는 물고기를 씹어 먹어보고 싶거든."

"좋은 생각이네요."

"갔다가 오는 길에 한 번 이 근처를 지날꺼야. 그 때 다시 보도록 하자구.

그동안 잘 지내고."

"알겠습니다. 몸 조심하여 잘 다녀오세요."

"즐거웠어. 자네랑 있으면 말이야. 이제 그럼 가보도록 할께."

"네 그럼 살펴가세요."

고양이씨 는 몸을 돌려, 어두운 골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한참동안 고양이씨 가 사라진 그 골목 안의 어둠을 바라보다, 집 앞 현관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바다 향이 물씬 나는 물고기를 먹으러 고양이 씨가 바다로 간 동안, 나는 나의 일상들을 보내며 지냈다. 집에서 일어나서 일터에 나갈 준비를 하고 일터에 나가고 일터에서 일하고 일이 끝나면 일터에서 나와 여자 친구랑 잠깐 데이트 하고 집으로 가거나 아니면 곧장 집으로 가는 게 대부분이었다. 물론 집에 가는 길 도중에 프랑스 영화를 찾아보려는 욕구가 들면, 프랑스 영화들을 구해 보려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을 때도 있었다. 옛날 프랑스 영화를 리 마스터링 한 블루레이 디스크를 주로 찾았다. 리 마스터링 되기 전의 것보다 현실감이 좀 더 와 닿게 색채가 풍부하고 소소한 장면을 롱 테이크 한 부분이 전보다 많아서다.

"가끔은 별 거 아닌 것 같은 것들을 가만히 보게 된다니깐.

그게 어느 때는 울렁거릴 정도로 아름답게 보여서 말이야.“

고양이 씨의 말이 자주 생각이 났고, 항상 나는 맞아 하고 마음 속 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상상을 했다.

바다를 오랫동안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는 고양이 씨가 당연하다는 듯 떠올랐다. 고양이 씨는 실컷 바다 향이 나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물고기를 충분히 먹은 고양이 씨는 나 같이 말이 통하는 사람에게 언제 모르고 살았나는 듯 말을 천연덕스럽게 건넬지 모르겠다.

안녕라고 고양이 씨에게 나에게 인사하며 말을 걸었었지. 나는 그 때 정말 명확한 묘한 기분이 들었었다.

 

내가 도망가지 않고 말을 건네는 이유는 너랑 말이 통할 것 같았기 때문이야.”

? 어째서 인가요?”

, 예를 들면 이런 거지. 방금 전에 너는 어째서 인가요? 라고 했잖아? 다들 고양이에게는 존대하지 않는 다구. 기껏 호의를 부르는 게 귀여운 나비야, 참치를 줄께 이리 오련 정도야. 물론 그런 호의가 싫지 않고 참치를 얻어먹긴 해도 말야. 좀 언짢아져서 말이지. 그러니 마음은 그래 참치를 주어서 고마워 착한 인간아 정도 마음 속 으로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말할 마음이 들지는 않아. 나는 인간 아이가 아니고 다 큰 고양이란 말이야.”

그래도..살아온 나이로 치자면..”

흥 그런 말 할 줄 알았지. 이것 봐 고양이들의 시간이랑 인간들의 시간이랑은 다르다고. 인간 아이가 2년 내로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

 

나는 분명 고양이게 두 번 째 말을 건넬 때는 존대를 붙이지 않았지만, 고양이 씨는 그냥 넘어 갔고, 서로 호의적인 계기로 만난 사람들처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디서 왔냐. 뭐하고 지내고 있는지 이성이랑 키스는 해보았는지 같은 거 말이다. (그래 고양이들도 키스를 한다.) 그 후로 고양이 씨는 종종 자기가 살아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텀을 두어 종종 내 곁에 쨘 하고 나타났고 안녕 바이 하고 볼 일 보러 뿅 하고 사라졌다.

나와 가까운 사이로 지내려는 고양이 씨였으나, 그래도 거리를 적당히 두려는 고양이 씨를 보고 있자니 어린왕자의 여우가 생각나서 어린왕자와 여우에 대한 이야기를 고양이 씨에 한 적도 있었다. 고양이 씨는 뭘 좀 아는 여우로군, 그래. 그래도 그 여우는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차를 경계한다고 긴장 놓고 살지는 않을 테지?”라고 말했었다. 나는 여우가 사막에서 산다고 말해주었고, 고양이 씨는 많은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여우에 대해 좀 더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보아 뱀 이야기에서부터 나는 고양이 씨에게 들려주어야 했다. 고양이 씨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듣는 동안 갸르릉 거렸었다. 다 듣고 난 고양이 씨는 살짝 웃으면서 이 얘기에 고양이가 등장하지 않는 거 같군. 그게 좀 아쉬워.”라고 말했었다.

 

 

나는 그런 고양이 씨가 좋았다. 아니 지금도 좋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씨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고양이 씨는 아마 바다향이 물씬 나는 물고기가 너무 좋아서 바다에 있기로 결정 했을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상을 보내며, 일터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여자 친구와 같이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고 기르며 일터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나이를 먹었다.

 

 

아이가 차를 타고 자기가 자취하는 곳으로 가는 길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조그마한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안녕

예 안녕하세요.”라고 나는 웃으면서 답을 하였다.

 

묘하고 그래서 즐거운 대화가 오랜만에 다시 시작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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