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자'의 수미상관 구조는
영화의 핵심이자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결국 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영화일 것이고,
관계에 관한 영화일 것이며,
마음의 우물을 깊숙이 들여다 보는 영화일 것이다.
영화제목이 '프랑스여자'이지만,
프랑스가 주 로케이션은 아니다.
김영민 배우가 연기한 '성우'의 캐릭터가
연극 연출가임에서 드러나듯,
영화가 굉장히 연극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극중에서 일어난 재난사고들의 스케치는
미라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주기도 한다.
이건 엄밀히 '미라'의 정신적인 재난을
꿈처럼 재현해내는 영화이기도 하니까.
한국영화에서 이렇게 무의식을
인상깊게 그려낸 영화도 드물것이다.
(영화를 다보고 나면 '미라'라는 네이밍도 의미심장해 보인다.)
단순히 '미라'의 이야기로만 단정 지을수는 없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처럼도 보이는
'프랑스여자'는 스크린 바깥의 한사람 한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대사에서도 드러나듯 미라는 길치이다.)
방향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초상이 다분히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진짜 시작은 스크린의 암전이 켜지는 순간이다.
마치 꿈에서 깬듯한 이 영화의 주문은
'필름이 스쳐간다'라는 말처럼 영화적임과 동시에
우리의 기억 또한 반추하게 한다.
그리고, 미라의 죄책감이든 미안함이든 그리움이든
영화는 다시 한번 기회를 주며 우리의 시간을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