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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성계곡(애기소)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779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멘틀붕괴
추천 : 14
조회수 : 5553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03/01 09:06:40
 
이 이야기는 부산지하철 2호선 화명역(아마) 플랫폼에 붙어있던 애기소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찾아 본 전설입니다.
 
 
 
이 계곡은 원래 '큰(大) 내〔川〕'라는 뜻으로 대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낙동강과 마주 치는 곳의 마을 이름이 대천마을이어서 다시 대천천으로 고쳐 부르기도 하였다. 그뒤 이곳 이 부산 시세의 확장에 따라 화명동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현재는 화명천으로 부르 기도 한다. 대천이란 이름이 당연하게 생각될 만큼 이 계곡은 원래 금정산에선 가장 크고 비경이 수두룩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경승지이다. 산성마을을 벗어난 계곡은 점차 그 하상이 이어지는 것과 함께 거대한 암석과 암반들이 선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주변의 울창한 수림은 이 계곡을 한층 더 신비롭게 한다. 애기소에는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속 외딴집에 젊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은 강물 위에 배를 띄워 고기를 잡고 아내는 주변의 텃밭에 씨를 뿌려 가꾸며 추수하는 행복한 삶을 누렸다고 한다. 나날이 큰 어려움 없이 금슬좋게 살아가는 부부였지만 오랫동안 태기가 없어 걱정이 되었다. 이에 아내는 차츰 수심이 쌓이게 되어 생각다 못해 부부가 의 논하여 천지신명께 백일기도를 올려보기로 하고 남편의 승낙을 받아 계곡을 따라 두어참 올라간 곳에 넓은 소(沼)가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이 기도 드리기에는 안성맞춤이라 소의 가장자리 너럭바위에 단정히 무릎 꿇고 앉아 지성껏 빌고 빌었다.

열심히 기도한지 어언 백일째 되는 날 초저녁 한 선녀가 나타나 하늘의 법도에 의해 이 두 부부에게는 아기가 없으나 선녀의 노력으로 아기를 점지해 주되 태어난 후 3년 만에 도로 하늘나라로 데려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약속할 것인가 하고 다짐을 받는데 선뜻 약속을 할 수만은 없었지만 약속을 하지 않으면 아기를 얻지 못할 것 같아 마음속으로는 아기를 뺏기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약속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놀란 가슴으로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아기를 갖게 된데 대해 기쁘면서도 다 시 잃게 된다는데 슬픔을 느껴야 했다. 그럭저럭 해가 바뀌어 이듬해 여름 아내는 귀여운 옥동자를 분만하였다.

두 부부의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금지옥엽으로 키우며 혹시 선녀가 와서 아기를 데려 갈세라 사립문 밖에 내보내지 않고 애간장을 태우며 아기의 재롱을 낙으로 삼고 키워간 지 어언 3년이 되는 날, 부부는 3년이 되는 오늘까지 무사했으니, 이제는 아기를 데려가지 않겠지 생각하고 선녀에게 고맙다는 인사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아기를 업고 소(沼)로 올라갔다.

그동안 아기를 위해 발길을 끊었던 소(沼)에는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었다. 거기에 도취된 아내는 아기를 너럭바위 위에 앉혀두고 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며 경관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이다. 그러다가 언뜻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기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신발 한 짝 남기지 않고 사라진 아기를 찾아 물속이건 숲속이건 모두다 뒤졌지만 흔적도 없었다. 아기를 부르며 찾아 헤매다 지쳐 쓰러져 흐느껴 우는 아내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온 남편이 "처음부터 우리 부부에게는 자식인연이 없었던 것"이라고 위로하며 달래고 있을 때 선녀가 아기를 안고 나타났다. 아기를 돌려 달라고 애걸했지만 "하늘의 법도를 어길 수 없는 일" 이라며 아기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난 몸, 꼭 아이를 보고 싶다면 밤마다 이곳으로 나오면 매일 밤 아기와 선녀가 목욕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말한 후 사라 져버려 정신을 잃은 아내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남편은 물위에 쓰러진 아내를 울며 데 리고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

그후 사람들은 이곳을 아기가 빠져 죽은 곳이라며 "애기소"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화명동에서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말없는 너럭바위가 전설처럼 누워 있는 애기소가 있다. 그러나 그 넓었던 소는 사라호 태풍 때 호우로 붕괴되어 버리고 여인의 치마폭 몇 장을 깔아 놓은 것만큼 좁아졌지만 주위의 경치는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 그래서 달뜨는 밤이면 요즈음도 선녀는 아기를 데리고 목욕을 하러 내려온다고 할 만큼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제 기억속의 애기소는 사라호 태풍전에도 그리 넓지는 않았다죠 ㅋㅋ.. 그리고 지금은 지나친 사람들의 사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환경을 사랑합시다 여러분. 그 깨끗하던 물이 극심한 오염으로 공포의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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