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8년 기숙사에서 같이 살던 친구랑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할때임 아무 할 것도 없는 평범한 주말에 혼자 애니나 보면서 딩가 딩가 하고 있었는데 자취집 문을 누가 조용히 똑똑하는 거임 너무 조용히 똑 똑 하길래 가만히 있어보자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계세요?“
하고 단정한 목소리의 여자분이 똑똑 거리면서 문을 두드리는 거였음 당시 집은 문밖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손에는 핸드폰 들고 언제라도 단축번호 1번인 112를 누를 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리고 용기를 내서
“누구세요?“
라고 말을 걸어보니 “지나가던 보살입니다. 목이 말라 그러는데 물한잔만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라고 하는 거임 이게 어디 조선시대 지나가던 과객이온대 물한잔 주시오인가 싶었지만 오히려 의심을 덜하게 되었음. 물한잔만 주면 되겠군 이라는 마음으로 컵에 물을 따라서 문을 조심히 열었음 153cm 정도의 작고 마른 여자가 승복 비슷한 걸 입고 문앞에 혼자 서있는 거임 나는 안녕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물을 전했고 그 분은 감사하다 하고 물을 받아들었음
근데 목이 말라 물을 찾는 거 치고는 너무 느리게 마시는 거임 물한모금 마시고 숨 한번 후 내뱉고 다시 한모금 마시고 다시 숨을 내뱉고 뭘까 도대체?라고 생각하는데 6년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불교 뭐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부모님이 불교신자라고 하니 어쩌진지 긴 얘기는 안하고 물 한잔 얻어 먹은 것도 인연이니 이 집에 복을 기원해드리겠다 라고 해서 역시 사람은 좋은 일을 하고 봐야해 라고 생각하고 있었심 그 분이 감사하다며 가시는데 어쩐지 물은 반잔밖에 안비워져 있었음
목 마른 사람이 뭘 이렇게 물을 안마셨대? 라고 생각하며 마저 애니나 봐야지 눈누난나♬ 하는데
갑자기 똑 똑 소리가 나는 거임!
읭?????
하고 들어가려던 발길을 멈췄는데 우리 집 문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음 한층에 3집이 사는 원룸빌이었는데 옆집을 똑똑 두드림
헐!!!!!!뭐야!! 하면서 현관에서 발을 떼지못하고 귀만 쫑긋하고 있었는데 한참을 조용히 똑똑 거리는 거임. 가는 구나 싶었는데 다시 그 옆집을 똑- 똑 거리는 거임 ㅠㅠ 소오름 그 집도 문이 안열리니까 계단으로 내려가는 거임
그제서야 위에서부터 내려왔구나 물을 그래서 많이 못마셨구나, 나만 문 열어준 ㅂㅅ인가 이런 저런 생각들다가 내려가는 보살에게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은
우리 원룸 입구 비밀번혼데 어떻게 들어왔지??????????? 비밀번호 뚫고 물마시러 왔음???????????
그 날은 문을 하나도 빠짐없이 꽁꽁 잠그고 잤다고 한다. 그냥 사람이 제일 무서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