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부탁이에요.
I Begged You- http://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2xleui/i_begged_you/
“제발, 부탁이에요. 이렇게 빌게요.” 사형집행인은 진심 담긴 연민의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짧은 한숨과 함께 내 정맥에 주사바늘을 찔러 넣었다.
내 옆에 앉은 신부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집행인이 저 버튼을 누르면, 약이 혈관으로 흘러들어갈거요. 당신은 30초 정도 정신을 잃게 될 테고, 그 다음에 바로 죽음이 올 거요.” 그저 이제까지 몇 번이나 들어왔던 얘기를 한 번 더 반복하는 것 뿐.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라도?”
“제발, 제발요. 이걸 멈춰 주세요.”
내 말에 신부는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집행인 앞에서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없는 것에 슬퍼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정말, 난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내 삶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다치는 상황이 오면 나 대신 내 주위 사람이 상처를 입었다. 옛 일을 예로 들자면 학교에서 종이에 손을 베었을 때, 나는 멀쩡했지만 내 주위의 세명이 손가락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던 일이나, 고등학교 때 차사고가 났는데, 분명 내 쪽으로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나 대신 내 여자친구 다리가 부러졌다든가 하는 일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몸을 조심히 다루기 시작했다. 다치지 않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매우 신경을 썼지만, 강도를 당하는 것 까지는 막을 수가 없었다. 세 명이 나를 둘러 싸고 내 머리를 쏘았을 때, 날라간 것은 내 머리가 아니라 그 셋의 머리였다. 나는 멍청이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경찰이 와서 나를 체포할 때까지 그들의 총을 부여잡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사형이 집행되고 30초가 지나자, 사형집행인과 신부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앞에서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난 슬프게 읖조렸다.
“제발, 부탁한다고 했잖아요...”